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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2 이날은 혼자 로마 시내를 돌아다녔다. 티볼리 같은 외곽지로 나가볼 생각도 했으나, 겨울이라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시내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경우 로마 시내에서의 첫 행선지는 대개 콜로세오(라틴어로는 콜로세움, 현재 이탈리아어 표기는 콜로세오)가 될 것이다. 위로부터 콜로세오, 코스탄티노 개선문, 그 이후 포로 로마노의 고대 건물들, 코스탄티노 개선문은 기독교를 공인한 황제인 콘스탄티노스가 정적을 물리치고 황제 자리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나폴레옹이 이 문에 반해 프랑스로 뜯어가려 했으나 기술적인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대신 파리에 유사한 형태의 개선문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로마식의 개선문은 세계 도처에 '개선문'이라 이름붙은 문들의 원형이 됐다. 심지어 평양에도 좀 더 모.. 더보기
로마의 휴일1 5박6일 출장 기간 중 4일이 휴일. 말그대로 로마에서 보낸 휴일. 기가 막힌 일정에 투덜대며 떠난 길이었지만 막상 가보니 볼거리가 많았다. 일정 중 짬을 내 로마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하루는 가이드를 따라 바티칸 투어, 다음날은 홀로 로마 시내를 돌아다녔다. 위로부터 바티칸 박물관 안뜰, 멀리 보이는 성베드로 성당의 돔, 이름 모를 대형 고대 조각상. 바티칸 시민은 교황과 전세계 추기경으로 구성됐다. 그러므로 한국의 추기경은 한국과 바티칸의 이중국적이다. 출산율은 이론적으로 0%. 이번 로마행의 최대 수확인 라오콘 군상. 라오콘은 트로이 사제였다. 그리스인들이 목마를 놓고 사라지자, 트로이인들은 전쟁이 끝났다고 기뻐하며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놓으려 했다. 라오콘은 목마를 의심했고, 그 안에 그리스 .. 더보기
인생 포맷이냐, 환생이냐. 우디 앨런의 <환상의 그대> 이 영화는 지난해 5월 칸영화제에서 처음 보고, 이번에 개봉을 앞두고 다시 봤다. 자막을 읽으면서 보니 처음볼 때보다 훨씬 우울한 영화였다.... 아무튼 이 영화의 원제는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점쟁이가 별 의미없이 하는 말인 것 같다. 전작 'Vicky Cristina Barcelona'는 로 개봉했다. 원제를 그대로 쓰기 힘든 마케터들의 고민은 이해하면서도, 가능한 많은 대중의 시선을 잡아끌어야 하는 고민은 이해하면서도, 좀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다. 헬레나(오른쪽)는 오컬트 서점의 주인장(가운데)과 사랑에 빠진다. 얼마전 상처한 주인장은 죽은 아내에게 새 사랑을 받아들여도 되는지 물어본다. 환생을 믿으십니까. 명장 우디 앨런의 신작 (원제 You will .. 더보기
<조선명탕점: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한지민 인터뷰 한지민은 얼굴이 작고 어깨폭이 좁고 키도 작은 여자 사람이었다. 난 아래 사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보단 조금 새침하게 있는 위의 사진이 좋다. 환한 사진은 화장품 포스터 같아서. 그리고 이 영화는 김탁환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원작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한다. 사진 이석우 기자 한지민은 생각과 다르게 장난스러웠다. 준비한 질문지를 홱 채간 뒤 한참을 읽어보고 웃으며 돌려줬다. 단아한 쪽진머리를 한 조선시대 여자는 분명 아니었다. 설을 앞두고 개봉하는 영화 에서 한지민은 정조 시대 거대 상단을 이끄는 한 객주 역을 맡았다. 한 객주는 왕의 명을 받아 관료들의 비리를 파헤치는 탐정(김명민)과 그의 조수 서필(오달수) 앞에 사건의 비밀을 간직한 채 나타난다. 한지민은 등장부터 기존의 조신하고 똑.. 더보기
사회 속 예술가.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 지난해 가 있었다면, 올해는 이 영화가 있다. 사회 속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거리를 준다. 영화가 시작하면 무용가로 보기엔 다소 뚱뚱한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 몸을 움직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아마추어에 청소년들이다. 어떤 청소년은 “한 번도 춤춘 적이 없다. 배운 적도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들을 지도하는 이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1940~2009)다. 바우쉬는 2008년 특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1978년 초연된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콘탁트호프’를 14세 이상 청소년들을 기용해 공연한다는 것이었다. 는 이 청소년들이 ‘콘탁트호프’를 연습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대단한 끼나 독특한 성격을 가진 이가 아닌 다음에야 남들 앞에서 말로 표.. 더보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고인의 유고들을 재빨리 손대지 않고 출판한다고 해서 고인의 업적을 기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타계한 소설가 겸 번역가 이윤기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남아있던 원고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은 그중 하나다. 딸이자 번역가인 이다희가 유고를 정리했다. 을 저본으로 삼아 그리스 신화, 로마 역사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여기에 한국 독자가 익히 알고 있는 동양 설화를 비교했다. 이윤기의 여느 인문 교양서가 그러하듯, 초등학교 고학년생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여졌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서양문화의 큰 뿌리인 헬레니즘의 초석이기에, 여기 인용된 상징적 표현, 촌철살인 경구를 익히면 현대 언어에 대한 지식도 풍부해진다. 그리스 영웅 중에서도 헤라클레스와 쌍벽으로 꼽히는 테세우스 이야기.. 더보기
계단,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교통약자의 경우 닥쳐보지 않으면 몰라서 인간은 아둔하다. 전세를 살아본 적이 없으니 전세값 오른다는 아우성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소 돼지를 먹기만 했지 동물의 입장이란건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덮어놓고 생매장하고 보는거다. 권력 없는 인간이 역지사지 못해도 가끔 민페를 주는 마당에, 다른 사람, 동물, 식물 생각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인간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으니 살기가 힘겹다. 예전에 장애인들끼리의 좌담회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이동권 이야기를 하다가 지하철 동대문운동장 역이 화제로 올랐다. 난 그 역에서 5호선, 2호선, 4호선 등을 갈아타면서도 환승 구간이 좀 길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장애인 입장에서는 그 역에서 환승하는데 30분이 걸린다는 얘기였다. 깜짝 놀랐고, 이후로 그 역을 .. 더보기
영화감독+미디어아티스트+비평가+사진작가=박찬경 인터뷰 박찬경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박찬욱의 동생이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유명한 형 때문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박찬욱을 소개해달라, 시나리오 한번만 건네달라 이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술과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라고 한다. 지난해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위라세타쿤 아피차퐁은 감독인 동시 미디어아티스트고, 2009년 이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스티브 맥퀸도 두 직업을 겸한다. 박찬경은 언젠가 상업적인 공포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은 재미있다. 잊혀졌던 이정현이 오랜만에 제 역을 맡았다. 중. 초반에 어어부밴드가 등장해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박찬경은 유망한 미디어아티스트, 사진작가, 평론가였다. 2007년부터는 영화로 손을 뻗쳐 3편의 중·단편과 1편의 장편을 만.. 더보기
겨울보다 차가운. <윈터스 본> 리뷰 어린 동생에게 총질 가르치는 소녀. 난 영화에서 주인공이 운전할 때와 총을 만질 때 항상 조마조마하다. 미국 영화는 어떤 미국을 담아왔나. 대체로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 아니면 뉴욕의 번화가, 아니면 워싱턴 D.C의 백악관 주변, 시골이라 하더라도 목가적인 남부의 평원이었다. 미국 영화에도 가끔 가난한 사람들이 나왔으나, 이들은 대체로 도시의 갱들이었다. (원제 Winter’s Bone)의 풍경은 지금까지 미국 영화가 보여주던 미국과 너무나 다르다. 배경은 미국 남부 미주리주의 외진 마을 오자크. 대부분의 한국인이 들어본 적도 없는 동네다. 그도 그럴것이 이 동네는 미국인들이 타국인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만한 곳이 아니다. 남자들은 낡은 카우보이 모자를 썼고, 여자들은 누더기보다 조금 나은.. 더보기
영화 <글러브>리뷰+유선 인터뷰 아래 사진 설명 중, 엘티 트윈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근거해 작성한 대목이 있었음을 사과드립니다. 해당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정재영은 에서 엘지 트윈스 소속 선수다. 설날 극장가 성수기를 앞두고 개봉하는 는 많은 부분에서 예상가능한 영화다. 강우석과 오랜 시간 함께한 배우, 스태프가 모여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짐작하는 만큼의 눈물과 웃음이 있고, 화면은 평균적인 한국 관객이 소화하기 좋을 정도로 구성됐다. 에서 예상을 벗어난 것은 다소 긴 상영시간(144분)뿐이다. 그러나 강우석의 예상가능한 영화들은 언제나 시장에서 통했다. 는 서너 번 크게 울리고, 여러 번 작게 웃긴다. 뻔한 대사, 뻔한 이야기, 뻔한 상황이 이어지는데 아무튼 눈물이 난다. 충주 성심학교의 .. 더보기
<필경사 바틀비>, 카프카 이전의 카프카 창비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세계문학전집 시장에 뛰어들면서 특이하게도 단편선집을 내고 있다. 이런저런 연유로 미국 문학사의 유명 단편들을 엮은 를 구입했다. 는 으로 유명한 허먼 멜빌의 작품이고, 그외 너새니얼 호손, 에드거 엘런 포우,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 등의 작품이 있다. 샬롯 퍼킨스 길먼, 찰스 W. 체스넛, 스티븐 크레인, 셔우드 앤더슨은 이 작품집을 통해 처음 알게된 이름들이다. (옮긴이는 헤밍웨이를 넣지 못해 "우울"하다고 썼다)엮고 옮긴이의 해설을 읽어보면 느낄 수 있는데, 선정 기준은 딱 영문과 교수의 그것이다. 현대 한국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작품들이라기보다는, 미국문학사에서 의미를 가질만한 작품을 골라 묶었다. 불만이 있다는 건 아니다. 를 표.. 더보기
앤 해서웨이의 해피 엔딩, <러브 앤 드럭스> 는 1990년대 후반 미국 경제 활황기 혹은 거품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의 모습이 아주 가관이다. 신입 영업사원 연수회는 거대한 쇼같다. 이들이 의사에게 접근하려고 온갖 노력을 하는 것도 흥미롭다. 아마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결말이 좀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다. 제이크 질렌홀도 매력 있고. . 얘네들, 줄곧 이러고 논다. 앤 해서웨이는 차세대 미국의 연인입니다. 1990년대 미국의 연인이었던 줄리아 로버츠에게는 입 크기에서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의 주연작 가 13일 개봉합니다. 상대역은 에서 함께 연기한 적이 있는 제이크 질렌홀입니다. 90년대 말 미국이 배경이며 질렌홀은 대형 제약회사 영업사원, 해서웨이는 파킨슨병 초기.. 더보기
서울에 사랑을 허하라 의 광화문 지난해 하반기엔 서울의 특정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나왔다. 검찰, 경찰, 스폰서, 언론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그린 에는 광화문의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광화문 어디쯤에서 공사 중인 건물 옥상에 올라 추악한 거래를 성사시킨다. 몇몇 보수 언론사의 간판이 멀리 배경으로 잡힌다. 강동원·고수 주연의 는 세운상가가 주요 배경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난과 외로움에 시달린 초능력자는 눈빛만으로 사람을 조종해 작고 외진 전당포를 턴다. 조종당한 사람들은 마치 영혼이 없는 좀비처럼 비틀거린다. 의 세운상가. 강동원은 극중 이름이 없이 그저 '초인'으로만 불린다. 에는 청계천이 나온다. 사랑을 잃고 자살을 기도한 주인공은 기나긴 청계천을 유령처럼 떠돈다. 컬러였던 스크린은 흑백으로 바.. 더보기
적대적 공존에 대해, '메가마인드'를 보고. 솔직히 는 드림웍스의 범작이다. 이다 보다는 재밌는거 같지만, 나 에는 못미친다. 물론 드림웍스의 범작은 다른 스튜디오의 수작이 될 때가 많다. 악당 메가마인드. 원래는 악당이 아닌 것 같다. 적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까. ‘적대적 공존’이란 표현처럼 모순적이면서도 우리의 현 상황을 잘 나타내는 말도 없을 것 같습니다. 10년 정도 친구 혹은 같은 민족으로 알고 지낸 사람들이 순식간에 적으로 규정됐습니다. 외부의 적이 존재할 때 내부 결속력은 강화되기 쉽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라디오 연설에서 안보 위기 앞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3일 개봉하는 는 적대적 공존의 양상을 풍자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물론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지만.. 더보기
낯이 얇은 인물,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야 외>를 읽고. 도스토예스프스키의 중단편집 를 읽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인물들을 훔치고 싶다. 낭만주의적으로 과장돼 있을지언정, 이 인물들은 살아있다! 의 바샤 슘꼬프를 보자.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자다. 그러나 그 사랑에 대해 정신을 파느라 해야할 일을 제 시간에 하지 못했다. 그는 갑자기 쏟아진 행복과 일을 마무리해야한다는 의무감에 동시에 짓눌린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이같이 크나큰 행운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줄곧 의심한다. 결국 그의 '약한 마음'은 상황은 통제하지도, 견디지도 못한다. "팽!"하고 그의 신경줄이 끊어진다. 의 가난뱅이 에멜랴도 비슷하다. 잠자리를 빚지고 있는 야스따피 이바노비치의 물건을 우발적으로 훔친 그는 그 양심의 가책 때문에 지나치게 괴로워한다. 평생을 맞으며 살아온.. 더보기
쿠바 남자의 사랑 그날 난 분명히 들었다. 시사회. 정호현 감독의 자전적인 쿠바 혹은 쿠바 남자와의 사랑 이야기. 침대 위에서 함께 보낸 다음날 아침 상황인 듯,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남자는 맞은편으로 팔꿈치를 괴고 누웠다. (한국에 살 수 있겠어?) "너와 함께라면." (내가 없으면?) 남자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리고선 하얀 시트 바깥으로 삐져나온 여자의 엄지 발가락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이게 뭐지?" 그리고 거기 키스한다. (아니 빨았나?) 순간 난 분명히 들었다. 어느 여자 관객의 탄성. "어우~~~"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청객들이 자주 내는 탄성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소리가 크지는 않았다. 들릴락말락한 탄성. 그러므로 이 탄성은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생리적인 것이라 봐야 한다. 그 쿠바 남자의 귀여움과 에.. 더보기
만세 부르는 하정우 는 쓰레기같은 영화인데, 내가 영화 리뷰를 쓰고 감독 인터뷰까지 하면서 이 영화의 폭력성을 모호하게 에둘러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애기를 트위터에서 접했다. 일단 난 이 영화가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언론에서 다룰만큼의 화제성을 갖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니,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를 재밌게 본 사람은 상종조차 할 수 없다는 듯한 태도는 좀 이해하기 힘들다. 를 지지하는 건 히틀러에 투표하는 것과 다른 의미 아닌가. 아무튼 개봉 첫 주 흥행 1위를 한 후, 차츰 흥행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홍보사에서 또다른 자료를 보내왔다. 이번엔 좀 웃긴 자료다. 하정우가 곳곳의 촬영현장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는 암울하기 짝이 없는데, 배우는 현장에서 .. 더보기
2010 외국영화 베스트10 -이하 2010 한국영화 베스트10에서 서문 잘라붙임 올해도 내 맘대로 이런 걸 정하기로 했다. 그래도 2011년이 되기까지 아직 10시간 남았으니, 늦지 않았다! (올해 한국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만을 기준으로 했다. 그러므로 해외나 국내의 국제 영화제에서 본 미개봉 영화는 제외) 1. 시리어스 맨(코엔 형제) -마지막의 토네이도 장면. 삶의 불가측성에 대한 소스라칠만한 전언. 모골이 송연해져서 극장문을 나섰다. 이들의 신작 는 예고편만 보고도 쿵쾅쿵쾅. 2. 인 디 에어(제이슨 라이트먼) -내가 조지 클루니 팬임을 숨기고 싶은 마음은 없음. 다음 세상에선 조지 클루니가 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음. 3. 토이 스토리3(리 언크리치) -하여간 픽사 이 얄미운 놈들! 4. 영클 분미(위라세타쿤 아피차퐁) .. 더보기
2010 한국영화 베스트10 올해도 내 맘대로 이런 걸 정하기로 했다. 그래도 2011년이 되기까지 아직 10시간 남았으니, 늦지 않았다! (올해 한국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만을 기준으로 했다. 그러므로 해외나 국내의 국제 영화제에서 본 미개봉 영화는 제외) 1. 시(이창동) -이 영화에 대한 상찬은 언론과 평단에서 충분했다. 그래서 여기 1위로 뽑아놓는게 지겹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다른 어떤 영화를 여기에 놓을 것인가. 노래방에서 열창하는 윤정희 할머니. 그는 노래방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2. 이층의 악당(손재곤) -내가 영화인도 아니니만큼 영화의 흥행 스코어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좋아하면 그만이니까. 그래도 의 흥행 스코어는 아쉽다. 난 올해의 남자 배우로 한석규를 꼽겠다. 동료들과 만나 농담처럼.. 더보기
<황해>, 나홍진 감독 인터뷰 기사에 쓰지는 않았지만, 인터뷰의 많은 시간을 영화 줄거리나 디테일에 대한 지엽적인 질문으로 소비했다. 그리고 많은 영화가 그렇겠지만, 이 영화도 보이는 것보다 훨씬 정교한 계산 아래 만들어졌음을 알았다. 따지자면 난 보다는 를 선호한다. 하정우는 올해의 고생상을 받아 마땅하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즐거운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선 젊은 연인들이 를 보면서 느낀 건 끝 모를 광기와 절망이었을 터다. 영화판에서는 한없이 늘어난 촬영기간과 그에 따라 치솟은 제작비, 감독의 열정 혹은 집착을 둘러싼 온갖 루머도 나돌았다. 아무튼 는 세간의 소문, 논란, 호평, 악평을 뒤로 하고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하고 있다. 역시 숱한 화제를 만든 로 데뷔해 두 번째 작품 를 갓 선보인 나홍진 감독을 28일.. 더보기
심형래의 <라스트 갓파더> 리뷰 정색하고 만든 영화가 아닌데 정색을 하면 지는 걸까.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심형래나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과 관련한, 그 알 수 없는 '글로벌'에 대한 욕망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게다가 난 심형래의 슬랩스틱을 보고 유쾌하게 웃기 힘들었다. 그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너무나 많아, 그가 넘어지고 맞을 때마다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영구가 이런 아가씨와 로미오와 줄리엣 놀이를 한다. 심형래도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듯하다. 심형래와 원더걸스의 공통점. 둘 다 세계 대중문화의 본산인 미국 시장 진출을 끝없이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만큼의 성과는 못 올리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심형래가 연출하고 주연까지 겸한 신작 가 29일 개봉했다.. 더보기
밀레니엄 이후 10년-영화 1999년 12월 31일, 난 종로에 있었다. 그 인파 속에서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숫자인 2000년을 맞으며, 난 밀레니엄 버그니 뭐니 하는 재난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내심 이상한 자기 파괴 욕구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11년후, 난 기자가 돼 이런 기사를 쓰고 있다. '밀레니엄 이후 10년'이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연말 결산을 좀 특색있게 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기획이다. "1990년대에는 박찬욱, 김기덕, 이창동, 홍상수, 봉준호(는 딱 2000년)가 있었지만, 2000년대에는 누가 있는가"라는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말이 계속 남는다. 봉준호 감독의 . 늠름한 전두환 대통령의 초상을 보라. 지난 10년간 한국영화계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대기업 중심의 영화산업 재편과 제.. 더보기
<카페 느와르>로 장편 데뷔한 정성일 인터뷰 대본을 읽고 정성일 감독을 만난 신하균은 그의 말을 한참 듣더니 "정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군요"하면서 웃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감독의 애정은 정유미에게 가있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보인다. 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들어왔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3년전 박스오피스 1위 작품을 누가 기억하느냐. 하지만 홍상수의 데뷔작 은 여전히 올해 데뷔한 것처럼 기억한다"며 "많은 관객보다는 좋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의 프롤로그인 문제의 햄버거 장면. 누구나 예상할 것이다. 이 소녀가 햄버거를 다 먹을 때까지 카메라는 결코 멈추지 않으리라는 걸. 한국에서 누구보다 많이 영화를 사랑하고 보고 글을 쓴 평론가 정성일. 그가 지천명에 접어들어 내놓은 장편 데뷔작 는 놀랍게도 책을 위한 헌사다... 더보기
개와 개장수와 개판. <황해> 리뷰 를 본 뒤 몇 가지 논쟁이 있었다. 우선 김윤석과 그 일당이 맛있게 먹은 고기가 무엇인가. 돼지설, 개설이 오갔고. 심지어 사람설까지 나왔는데 설마. 아무튼 김윤석은 이 돼지뼈다구인지 개뼈다구를 들고 싸운다. 에서 돼지 뒷다리 들고 싸우는 장면이 나왔다고 하는데, 아무튼 의 무기는 독창적이다. 어떤 장면을 보면 그냥 "미쳤다"는 소리가 나온다. 영화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재미있기는한데, 누군가에게 선뜻 보라고는 말 못하겠다.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봐. 크리스마스 이브에 연인과 손잡고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는 영화를 보면 어떤 기분일까. 나름 흥미진진하겠다. 김윤석은 옌벤의 개장수다. 다크 포스가 물씬 풍긴다. 하정우의 표정이 불쌍하다. 의 등장인물들을 동물에 비유한다면 개가 적당할 것 같다. 이 개 같.. 더보기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2000)를 읽다. 옮긴이 송병선의 해설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 문학에는 '독재자 소설'의 전통이 있다고 한다. 독재자 소설은 1844년 작품인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대체 그 동네엔 독재자가 얼마나 많았기에 독재자 소설이란 장르까지 탄생했을까 황당하다. 그러므로 나도 를 읽고 한국에 독재자 소설이 왜 많지 않은지 궁금해졌다. 한국의 현대사는 줄곧 독재자의 집권기였는데도 말이다. 독재자가 집권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많았지만, 독재자 개인을 다룬 소설은 본 적이 없다. 박정희에 대한 이런저런 책이 많이 나왔지만, 대부분 논픽션이었다. 독재자는 소설 따위로 다루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였을까. 그러나 그 어떤 논픽션이 같은 픽션보다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을까. 가 다루는.. 더보기
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볼테르(1694~1778)의 를 읽다. 추정컨데 이 책은 당대 프랑스 사회에서는 센세이션이었을 것 같다. 내가 그때 프랑스에 살았다면 이 책을 별로 안 좋아했을 것이다. 당대 사회 체제는 물론 철학, 전쟁, 귀족들의 예절, 종교, 문학 등 모든 것을 풍자하고 있는데, 아마 오늘날로 치면 진중권X100 정도 되겠다. 그래도 지금은 이 책이 쓰여진 시기로부터도 250년 가량이 지났으니, 이런 날선 풍자메 마음 상하지 않고 안전하게 독서할 수 있다. (예전에 마이크 타이슨이 성폭행을 저질러 수감됐다가 나오면서 "감옥에서 난 사람 됐다. 볼테르도 읽었고, 마오쩌둥도 읽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고 기억한다. 이후 친구들 사이엔 "타이슨보다 무식한 놈"이라는 농담이 유행이 됐다.) 독일 베스트팔렌 지방 한 귀족 .. 더보기
시대의 불쏘시개, 짐 모리슨 보도자료에 따르면 는 원래 톰 디칠로 감독이 직접 내레이션을 했다고 한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상영됐는데, 관객들은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내레이션"이라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디칠로의 내레이션이 단조롭고 지루했던 모양이다. 디칠로는 부랴부랴 내레이터를 섭외해 영화의 다픈 버전을 내놨다. 새로 구한 내레이터는 조니 뎁이다. 잘 구했다. 짐 모리슨은 가수라기보다는 샤먼이었다. 그의 노래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주술이었다. 한 세대의 억눌린 청년들을 위해 거나한 푸닥거리를 한 무당이 오래오래 사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원제 When you’re strange·사진)는 그룹 더 도어즈와 보컬 짐 모리슨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제목은 그들의 노래 ‘People are strange’의 가사에서 따왔다... 더보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어린이 관람불가? . 무서운 영화다. 이걸 애들 보라고 만들었다니. '세상은 이렇게 끔찍하단다'라고 미리 말해줄 필요가 있나. 조앤 롤링, 나빠요! 지금은 ‘어둠의 시기’입니까. 도입부의 마법부 장관은 그렇게 말합니다. 이 역을 맡은 빌 나이히는 속 한물간 로커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습니다. 웃음기를 잃어버린 건 이 영화 속 모든 인물이 마찬가지입니다. 관객은 이미 이나 시절의 귀엽고 똘망똘망한 해리 포터를 기대하진 않습니다. 4편 을 즈음해서 해리 포터의 세계는 차츰 어두워졌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이야 워낙 광폭하거나 우울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시리즈 마지막 편인 에서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세상입니다. 전편인 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지키.. 더보기
귀신 보는 남자. 차태현. 차태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할 말 다하는 남자였다. 자신의 출연작에 대한 아쉬움과 단점도 솔직히 말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사색이 될 일이지만,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쌩큐~ 차태현은 언제나 웃었다. 30대 중반에 졸지에 할아버지라 불렸어도(과속 스캔들) 일단 웃었다. 에서 차태현은 운다. 영화가 시작하면 수면제 몇 움큼을 집어 삼킨다. 수면제 자살에 실패하자 이번엔 강으로 뛰어든다. 지금까지 차태현이 맡은 역할 중 가장 어둡다. 이후 4명의 귀신이 한꺼번에 차태현을 찾아와 소원을 들어달라고 생떼다. 이들을 보내지 못하면 죽지도 못한다. 차태현은 이들에게 빙의돼 차례로 소원을 들어준다. 는 포스터만 보면 요절복통 코미디일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엔 의외로 웃음기가 적다. 오히려 종반부에 생각도 못한 줄거리.. 더보기
걸리버 여행기+잭 블랙 내년 1월 27일 개봉한다는 측에서 아래와 같은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뉴욕의 한 신문사에서 10년째 우편 관리를 하면서도 언젠가 여행 작가가 되고 싶은 루저 걸리버가 얼떨결에 버뮤다 삼각지대 여행기사를 맡으면서 표류해 소인국에 떨어진단다. 난 잭 블랙을 믿는다. 하지만 이 컨셉은 좀 무리 아닐까 싶기도 한데. 아동용으로 편집되지 않은 는 반드시 읽고 싶다고 머리 속에 담아만 두었다. 아래는 포스터와 보도자료 내용. 영화 는 뉴욕 루저 남 걸리버(잭블랙)가 얼토당토안한 뻥(?)으로 인해 버뮤다 삼각지대 취재 여행길에서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소인국과 거인국을 오가며 벌이는 황당무개, 상상초월, 코미디 블록버스터. 이미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으로 영화팬들 사이에서 2011년 최고의 관심작으로 떠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