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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

삼겹살을 안 먹을 수 있을까, <동물을 위한 윤리학> 공장식 축산의 끔찍함 혹은 동물원의 열악함을 떠올리거나, 이 책과 같이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논변을 전개하거나, 결국 결론은 채식쪽으로 향한다. 그래서 우리는 삼겹살의 고소한 기름내를 멀리할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 내려야 하는 실존적 결단만이 남았다. 아마 그런 결단은 어떤 깨달음의 순간에 따라와야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임순례 감독이 전한 순간은 이렇다. 시장에서 사와 마루에 둔 검은 비닐 봉지 속의 바지락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는 순간. 동물을 위한 윤리학최훈 지음/사월의 책/368쪽/1만8000원 철학은 생각의 한계를 시험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확정된 생각의 경계는 그에 따르는 실천을 요구한다. 최훈 강원대 교수는 ‘채식주의 철학자’다. 이는 동물의 ‘도덕적 지위’(moral stat.. 더보기
콩고기 버거를 먹어봐야 소용없다고? <채식의 배신> 논지 자체는 흥미로웠는데 서술이 다소 장황한 편이었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하고 싶은 말, 무엇보다 울분이 넘쳐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해보도록 하자. 왠지 저자를 실제로 만나면 어떤 사람일지 눈에 떠오르는 것 같다. 채식의 배신리어 키스 지음·김희정 옮김/부키/440쪽/1만5000원 20년간 고기는 물론 생선, 계란, 우유, 꿀 등도 일절 먹지 않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 즉 비건으로 살아온 리어 키스는 어느 날 유명한 중국계 미국인 기공(氣功) 선생을 찾았다. 기공 선생은 키스의 맥을 짚은 뒤 말했다.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군요. 기가 전혀 없어요.” 키스가 동물들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고기든 생선이든 먹지 않는다고 간신히 말하자, 선생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먹는 건 자연의 이치”.. 더보기
임순례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감독은 채식주의자다. 지난 부산영화제 때 어느 영화사가 회집에서 연 파티에서 만났는데, 그 많은 회를 두고 풀만 먹고 있었다. (물론 소주는 잘 마셨다.) 그가 채식주의자가 된 계기는 이렇다. 된장찌개인지 무엇인지를 끓여먹기 위해 검은 비닐봉지에 바지락을 한가득 사왔다. 그것을 마루에 두고 잠시 잊었는데, 한밤에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라는 것이다. 깜짝 놀라 살펴보니 살아있는 바지락이 껍질을 열고닫으며 바스락대고 있었다. 차마 살아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던 바지락이 살겠다고 꼬물락거리는 모양이라니. 그는 이후 바지락은 물론 고기도 입에 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동물보호단체의 대표다. 해마다 복날이면 인사동에서 개를 먹지 말자는 시위를 벌이고, 절을 찾아가 죽어간 개들을 위한 위령제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