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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야구만으로 야구영화를 만들 수는 없는가. <퍼펙트 게임> 솔직히 난 이 영화에 쏟아지는 호평이 조금 어리둥절하다. 영화 종반부, 여러 가수가 나워 부른 '그것만이 내세상'을 삽입한 것은 정말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올해 600만 관중 시대를 연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최동원과 선동렬은 한국 야구 역사상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최고의 투수들이었다. 은 둘의 대결을 그린 야구영화다. 둘은 현실에서 3번 대결을 펼쳤고, 승, 무, 패를 한 차례씩 거뒀다. 올해만 해도 , 등 2편의 한국 야구 영화가 나왔다. 전자는 청각장애학생들이 장애를 극복해가는 감동적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고, 후자는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모두 방탕한 삶을 살던 남자의 후회와 각성을 그렸다. 두 편 모두에서 야구는 주인공의 목적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은 다르다. 실.. 더보기
야구라는 이름의 망령 나는 망령에 사로잡혔다. 그 망령의 이름은 야구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베어스의 올해 야구가 끝났다. 플레이오프 5차전, 11회말 2사 만루 2-2에서 공을 던져야 하는 구원투수의 심경을 나는 감히 헤아리지 못한다. 보는 사람의 심장마저 쥐어뜯는 상황, 임태훈의 머리와 가슴엔 얼마나 많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쳤을까. 느리고 불규칙한 바운드의 땅볼을 향해 전력질주한 뒤 정확하게 잡아 송구해야 하는 유격수의 손에는 경련이 일어났을까. 난 그렇게 막중한 책임의 순간을 느껴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마감에 쫓기며 글을 쓰는 정도. 그런 것 아무렇지도 않다. 난 연장전 만루에서 공을 던져본 적이 없다. 그토록 크고 중대한 순간을 맞아본 적이 없다. 그 순간을 맞아 결국 이겨낸 적이 있는 사람을 난 마음으로 부러워하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