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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민주주의를 위한 마음의 습관 아이가 'DOC와 춤을' 노래하는 것 듣고 쓴 칼럼. 그나저나 김대중 후보의 'DJ와 춤을' 뮤직비디오 찾아보다가 김종필, 박태준도 나와서 깜놀. 김대중이 집권하기 위해선 그 정도로 상상치 못할 '대연정'이 필요했던 것. 언젠가부터 초등학생인 아이가 ‘DOC와 춤을’이란 노래를 흥얼거린다. 아이가 태어나기 십수년 전의 노래다. 어쩐 일인가 살펴보니 학교에서 이 노래에 맞춰 체조를 한 모양이다. 1990년대 그룹인 DJ DOC의 경쾌하고 흥겨운 멜로디가 요즘 초등학생에게도 호소력을 발휘한 셈이다. 그런데 무심코 노래를 듣다 가사를 깨닫고 멍해졌다. 몇 구절 인용해보자. “옆집 아저씨와 밥을 먹었지. 그 아저씨 내 젓가락질 보고 뭐라 그래. 하지만 난 이게 좋아 편해 밥만 잘 먹지. 나는 나예요 상관 말아 .. 더보기
혁명은 없다. 봉기 하라, <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책이 많지 않았다. 그 중에서 예전 프론트 리뷰로 쓴 적이 있는 에 한 꼭지의 글을 실은 히로세 준의 저작을 골랐다. 그의 단행본이 완역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아즈마 히로키의 을 읽었을 때도 느낀 것인데, 일본의 젊은 사상가들의 글은 재미있지만 어딘지 허공으로 한 발짝 떠있다는 감이 든다. 그 한 발짝의 감각이 한국과 일본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히로세 준 지음·김경원 옮김/바다출판사/288쪽/1만3800원 당신의 삶은 안정적인가. 조금 더 은유적으로 말해, 당신의 인생에는 해답이 있는가.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큰 행운아다. 나고 자라 낳고 죽을 때까지 삶의 범위와 행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 더보기
대종상과 오늘의 민주주의 가 제4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15개 트로피를 가져간 것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간다. 해묵은 '공정성' 시비도 나온다. 그러나 대종상 영화제측이 밝힌 말을 믿는다면, 올해 대종상은 그 어느 때보다 '공정'했다! 심사위원들은 함께 영화를 본 뒤 각자 투표를 했고, 점수는 시상식 직전에야 합산돼 수상자가 정해졌다고 한다. 즉 심사위원들조차 가 그토록 많은 상을 가져갈지 몰랐다는 이야기다. 를 배급한 대기업이 심사위원 개개인에게 로비를 했다거나, 가 보다 못한 영화인데 상은 더 많이 받았다거나 하는 소리는 하지 말자. 그건 증명할 수도 없고 모두를 수긍시키기도 힘든 이야기다. 오히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건, 이번 대종상 시상식이 누구보다 '공정'하려 했음에도 왜 '불공정'하게 보였는지에 대해서다. 사실 .. 더보기
SF민주주의, 무의식민주주의, DB민주주의, <일반의지 2.0: 루소, 프로이트, 구글> 일반의지 2.0: 루소, 프로이트, 구글 아즈마 히로키 지음·안천 옮김/현실문화/320쪽/1만5000원 한나 아렌트나 위르겐 하버마스는 틀렸을까. 아렌트는 사람들이 함께 활동하고 대화함으로써 정치적인 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로 말을 나누지 않는 인간은 자기 생명을 유지하는데만 관심있는 ‘노동하는 동물’로 전락한다고 했다. 하버마스는 18세기 영국, 프랑스의 신문, 카페를 살폈다. 여기서 저널리즘이 생기고 토론하는 공중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공공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두 사상가는 의사소통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여겼다. 당연하면서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 상황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국가의 거시적 정책부터 시민 사회의 미시적 실천까지, 전쟁을 방불케하는.. 더보기
민주주의를 위한 '마음의 습관'.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지금까지 북섹션 프론트 페이지에 쓰기 위해 10권 가량의 책을 읽어왔는데, 그 중에서도 과 함께 가장 좋은 편에 속했다. 배운 것과 느낀 것이 고루 많아, 내 '마음'에도 영향을 줬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 지음·김찬호 옮김/글항아리/328쪽/1만5000원 택시 기사는 민심의 풍향계다. 서민들의 생각을 알고 싶으면 택시 기사와 대화를 나누면 된다. (원제 Healing the Heart of Democracy)을 보면 미국에서도 비슷한 모양이다. 그런데 사회운동가인 저자 파커 J 파머는 뉴욕에서 난폭한 택시에 올라타 기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또다른 생각을 이어갔다. 파머가 “이 직업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고 묻자 기사는 답했다. “글쎄요, 어떤 손님이 탈지 전혀 알 수가 없지요. 그래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