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화론

현대 진화론과 고대 종교의 공통 해답, <초협력자> 초협력자마틴 노왁·로저 하이필드 지음, 허준석 옮김/사이언스북스/496쪽/2만원 진화론은 보따리다. 이 보따리는 너무나 커서 온갖 이질적인 주장과 이론들을 하나로 묶어낸다. 보따리 속의 주장들은 서로 자신이 진화론의 계승자임을 주장하며 학계내 적자생존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작 (1859)에서 ‘진화’라는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찰스 다윈이 이 상황을 봤다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진화론은 원래 생물학자들이 활개치는 영역이었는데, 나중엔 온갖 배경의 사람들이 진화라는 화두를 공유하려 했다. 사회현상에 진화 개념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격렬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동반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의 창작자들은 자신들의 귀여운 괴물들이 ‘진화’하게 만들었는데, 그 결과 전세계 아이들은 포켓몬들이 어떤 상.. 더보기
과학과 진보를 믿지말라, <불멸화위원회> 불멸화위원회존 그레이 지음·김승진 옮김/이후/300쪽/1만6500원 1983년 가수 민해경은 ‘서기 2000년’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서기 2000년이 오면 우주로 향하는 시대/우리는 로켓트 타고 멀리 저 별 사이로 날으리/그때는 전쟁도 없고 끝없이 즐거운 세상/그대가 부르는 노래 소리 온 세상을 수놓으리/사바 사바 사바 그날이 오면은/사바 사바 사바 우리는 행복해요” 민해경의 ‘예언’은 일부 맞고 대부분 틀렸다. 성층권까지 올라가 자유낙하를 감행한 사내가 있긴 하지만, 우주여행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언감생심이다. 1, 2차 세계대전같은 대규모 전쟁은 없지만,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국지전은 오히려 잦아졌다. 결정적으로 틀린 부분은 ‘즐거움’과 ‘행복’에 대한 기대다. 한국인은 30년전보다 즐겁고 행복한.. 더보기
필연과 자유 사이의 긴장이 미를 만든다. <미의 기원> 미의 기원요제프 H. 라이히홀트 지음·박종대 옮김/플래닛/376쪽/1만8000원 진화론은 유력하지만 완벽한 이론은 아니다. 찰스 다윈의 방대하고 독창적인 이론 체계 사이에는 몇 가지 구멍이 나있다. 이후 많은 후학들이 그 구멍을 메우려했고,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윈의 골치를 아프게 한 동물이 몇 종 있다. 특히 수컷 공작이 화려한 꽁지깃을 펼칠 때마다 다윈은 당혹감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꽁지깃은 길고 많은데다가, 동물의 눈동자를 닮은 강렬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수개월간 지속되는 발정기동안 수컷은 꽁지깃을 부채꼴로 펼쳐보이며 암컷에게 구애한다. 그런데 발정기가 끝나면 어떻게 될까. 수컷 공작의 길게 끌리는 꽁지깃은 이제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꽁지깃은 비행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지상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