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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장관리녀의 부활, <브레이킹 던 파트1>
이런 글 쓰고 좋다고 있는 걸 보면, 난 조금 삐뚤어진 아이 같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태어날 아기 이름에 지금 남편과 자길 짝사랑하는 남자의 이름을 같이 넣겠다는 건 내 살아생전 이해 불가. 종반부 제이콥의 '각인'은 정말 기절초풍할 반전.

신부의 웨딩드레스보다 하얀 컬렌가 남자들의 피부.


인간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커플이 드디어 결혼해 허니문을 떠난다. 이 내용이 <브레이킹 던 파트 1>의 절반 가까이 된다. 벨라와 에드워드는 <트와일라잇>(2008), <뉴 문>(2009), <이클립스>(2010) 등 앞선 3편의 시리즈를 통해 밀고 당기는 사랑싸움을 했다. 벨라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데다 에드워드에게는 종족적인 원한을 품고 있는 늑대인간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은 이 사랑의 긴장감을 높이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여전히 사랑하는 여자의 청첩장을 받아든 제이콥은 자랑스러운 상반신 근육을 드러낸 채 빗속으로 달려간다. 제이콥의 상황은 “나 화났다”라고 외치지만, 이를 연기하는 로트너는 별로 화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긴 하다.

나 화났음. 조금 있다 티 쪼가리는 벗을 것임.

벨라와 에드워드의 결혼식 촬영현장에는 헬리콥터를 탄 파파라치가 접근할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 달콤한 삼각 관계 로맨스에 빠진 전 세계의 10대 소녀들은 벨라가 어떤 웨딩 드레스를 입을지 궁금해했다. 게다가 스튜어트와 패틴슨은 촬영 도중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발표해 영화의 화제성에 기름을 끼얹었다. 결혼식에는 벨라의 고교 시절 친구들, 에드워드의 뱀파이어 가족들, 일부 온건한 늑대인간들이 초대된다. 하늘에서 땅으로 흘러내린 하얀 꽃 덤불을 헤치면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벨라가 입장하고, 드레스보다 하얀 피부를 가진 에드워드가 기다린다. 벨라의 나이는 불과 18세. 벨라의 친구들은 그녀가 분명 임신을 했을 거라고 쑥덕댄다.

뒤늦게 내키지 않는 축하를 해주러 달려온 제이콥을 뒤로하고 벨라와 에드워드는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난다. 아주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부를 축적해온 뱀파이어 컬렌 가문의 일족인 에드워드는 브라질 인근 작은 섬에 자신만의 별장을 갖고 있다. 스스로 ‘구식’이라고 자처해온 에드워드는 지금까지 벨라의 몸을 탐한 적이 없다. 둘은 그곳에서 드디어 첫날밤을 치른다. 에드워드의 초인적인 능력에 고풍스러운 캐노피 침대의 기둥이 무너진다.

나머지 절반은 벨라의 임신과 출산 이야기다. 인간과 뱀파이어가 몸을 섞어 아기를 가진 전례를 알지 못했기에, 젊은 부부는 당황한다. 많은 임신부들이 입덧을 하지만, 벨라의 입덧은 평균을 넘는다. 뱃속에 있는 ‘그것’이 보통의 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벨라는 피골이 상접하고, 그대로 출산을 감행했다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는다. 에드워드는 벨라를 살리려 하고, 벨라는 아기를 지키려 한다. 늑대인간들은 이 아기가 후에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벨라를 죽이려든다.

혹시라도 전작들을 보지 않은 채 <브레이킹 던 파트 1>의 입장권을 산 관객은 벨라와 에드워드의 결혼식과 허니문이 50분간 이어지는 초반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평범한 연애 감정에 익숙한 관객도 이제는 다른 남자의 아내가 돼 출산까지 앞둔 옛 짝사랑을 지키기 위해 동족에게 등을 돌리는 제이콥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유심히 살피는 관객은 두세 가지 표정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젊은 배우들이 엄청난 스타가 된 현상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24일)을 한 주 앞두고 개봉한 이 영화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는 11월30일 개봉했으며, 15세 관람가다.

부자, 어장관리녀, 호구(위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