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글북'이냐 '레전드 오브 타잔'이냐. 디즈니냐 워너냐. 난 보다 이 낫던데. 옛 인기작을 현대에 되살릴 때 마주치는 난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들기’다. 빨간 팬티를 입고 하늘을 나는 기자(슈퍼맨)나 마천루 사이에 거미줄을 치는 청소년(스파이더맨) 이야기를 21세기 영화로 만들기 위해선 믿을 만한 설정, 인물의 강렬한 개성이 필요했다. 정글에 홀로 남겨져 늑대 무리에 의해 키워진 아이 이야기(정글북)는 어린이용이었다. 동물들이 말을 해도 어린이 관객을 위한 것임을 전제하면 더 이상의 개연성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비슷한 설정의 ‘타잔’은 난감하다. 가죽 팬티만 입은 건장한 성인이 괴성을 지르면서 동물을 다스리는 이야기다. 관객을 당황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29일 개봉하는 은 100여편의 영화, 300여편의 텔레비전 시리즈로.. 더보기 대통령이 악당이라면? 칼럼. 한국도 그렇지만 대통령이 악당인 영화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늘은 대담한 상상을 하고 싶다. 한국영화에서 대통령이 악당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한국영화의 풍경 속에서 경제권력의 정점인 재벌은 이미 강력한 악의 축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은 그 대표적 사례다. 에 등장하는 젊은 재벌 2세 조태오는 천하의 악당이다. 마약을 하고, 술자리에서 기괴한 풍경을 연출하고, 체불 임금을 달라는 노동자를 두드려 패게 하고, 살인을 사주하고, 범죄 증거를 인멸한다. 전국 1300만명의 관객이 정의로운 형사에게 응징당하는 젊은 재벌을 보며 환호했다. 최근 개봉한 에서도 만악의 끝에는 재벌이 있다. 이른바 ‘영남제분 여대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거대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인 ‘여사님’을 .. 더보기 여성이 여성의 이야기를 하다 '비밀은 없다'와 '굿바이 싱글' 전혀 다른 작법으로 제작된 전혀 다른 영화지만, 두 편 모두 여성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영화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비밀은 없다'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굿바이 싱글'은 비교적 순항중이다. 한동안 한국영화에는 30~40대 남성뿐이었다. 남성이 주인공이고, 남성이 악당이었다. 남성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사이, 여성들은 악당의 손에 희생되거나 주인공에게 구조되길 기다려야 했다. 이번주 개봉작 와 다음주 개봉작 에는 ‘이상한 여자’들이 나온다.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손예진, 김혜수는 이 영화들에서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낯선 여성의 모습을 연기한다. 한국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이 두 여성에 의해 한뼘 넓어졌다. ■비밀은 없다 경.. 더보기 작은 아이들의 거대한 세계, '우리들' 영화 '우리들'에 대해. 간혹 영화를 본 뒤 감독을 만나면 절로 웃음이 나올 떄가 있다. 감독의 모습이 배우가 영화 속에서 하고 나온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윤가은 감독은 선 역의 최수인 배우를 "예뻐서 뽑았다"고 했는데, 최수인 배우가 윤 감독하고 비슷한 느낌이라는 걸 알았을까. 영화 속 아빠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애들이 일 있을 게 뭐가 있어? 그냥 학교 가고 공부하고 친구들하고 놀고 그럼 되는 거지.” 그러나 아이들한테는 일이 많다. 말 한마디, 시선 한 번에 그들 나름의 세계가 섰다가 또 무너진다. 삶의 경험을 쌓은 어른들은 위선, 위악, 무심의 기교를 적절히 부리며 관계를 조절하지만, 아이들끼리 맺는 관계는 그 자체로 투명해 적나라하다. 16일 개봉하는 은 초등 4학년 소녀들 사이의 폭풍 .. 더보기 좀비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응, '세계대전 Z' 맥스 브룩스의 장편 '세계대전 Z'를 뒤늦게 읽었다. 정확히 10년 전인 2006년 출간된 작품인데, 그 사이 브래드 피트의 주연으로 영화화됐다. 소설을 읽고 나면 영화 제작사가 이 소설의 판권을 산 이유가 궁금해진다. 소설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영화와 소설이 너무 달라 굳이 판권을 사지 않고 오리지널 시나리오라고 주장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원작과 영화가 공유하는 건 '세계 각국에 좀비가 나타났다'는 설정과 중심 인물의 직업이 유엔 산하 기구의 조사관이라는 점 뿐이다. 영화에선 유엔 소속 조사관(브래드 피트)이 전세계를 돌며 좀비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해결책을 찾지만, 소설 속 조사관은 여러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르포 형식으로 옮긴다. 그렇게 옮긴 관계자들의 증언 묶음이 바로 이 책이.. 더보기 눈 먼 현인의 말들, '보르헤스의 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여든 즈음에 한 인터뷰들을 엮은 '보르헤스의 말'(보르헤스, 윌리스 반스톤/마음산책)을 읽다. 책 속에 주요 인터뷰어로 등장하며 책을 편집하기도 한 인디애나대 비교문학 교수 윌리스 반스톤은 부처, 예수, 디오게네스, 소크라테스 등 "오로지 말로만 가르침을 전하는 현자의 오래된 전통"을 언급하며 그 끝자락에 보르헤스를 위치시킨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보르헤스는 중년을 즈음해 시력을 잃었고 이후 구술로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다수의 청중 앞에서 행해진 이 인터뷰들은 그래서인지 매우 훌륭하다. 심오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알쏭달쏭하면서도 명쾌하고, 무엇보다 우아하고 박식하다. 인상적인 대목을 옮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 난 의무적인 독서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의.. 더보기 문화에 대한 경제적 접근, '박스오피스 경제학' '박스오피스 경제학'(김윤지/어크로스)을 읽다. 책에는 두 가지 목적의 글이 혼재돼 있다. 대중문화산업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전략들을 경제학의 도구로 풀어보기, 혹은 경제학의 여러 이론들을 대중문화에 빗대 설명하기. 대중문화산업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전자의 글에, 현대의 경제학 이론에 관심있는 이라면 후자의 글을 보고 싶을 것이다. 대체로 책 전반부엔 전자의 글이 많이 보이고, 후반부로 갈수록 반대가 된다. 난 물론 전자의 글이 더 잘 읽혔다. 대중문화 관계자들이 감, 직관에 의존해 풀어왔던 일들을 경제학적, 과학적으로 해석해낸다는 점은 흥미롭다. 어찌 보면 산업내 명민한 플레이어라면 경험적으로 다 알고 있는 것들인데, 이 경험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마련한다. 예를 들어 '강남 스타일'이 해외에서 인기라면,.. 더보기 배우 김태리 인터뷰+'아가씨' 리뷰 영화 '아가씨'의 초반 흥행이 좋은 편이다. 개봉 6일만에 200만 돌파. 150억원대로 알려진 총제작비를 고려하면 손익분기점은 500만 가량으로 보인다. 해외 수출이 많이 됐다고 하니 실제로는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 에서 히데코(김민희)는 ‘잠들기 전 생각나는 얼굴’로 묘사된다. 그렇다면 하녀 숙희 역을 맡은 신인 김태리(26)는 어떨까. ‘누구세요?라고 묻고 싶은 얼굴’ 정도가 아닐까. 1500 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처음 출연한 장편영화의 연출이 그 유명한 박찬욱 감독이었고, 남들은 평생 연기해도 못 밟을 수 있는 칸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걸었다. 그런 배우의 프로필을 찾아봤는데 최종 학력, 단편영화 1편 정도가 전부다. 이 배우의 정체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수수께끼의 배우 김태리를 최근.. 더보기 브라이언 싱어의 비틀거림? '엑스맨: 아포칼립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재미있다고 할 수 있지만, 기대에 못미친다고 할 수 있다. 고대 이집트, 신으로 추앙받던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는 ‘가짜 신’을 몰아내려는 인간들의 반란으로 무덤 속에 잠든다. 1983년, 광신도들의 노력으로 아포칼립스가 부활한다. 아포칼립스는 전쟁과 폭력에 물든 인류를 절멸시키고 새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네 명의 돌연변이 수하를 모은다. 돌연변이들을 위한 영재학교를 설립한 프로페서 X는 아포칼립스를 막으려 한다. 시리즈는 2000년대 슈퍼히어로 영화의 한 흐름을 대표했다. 영리한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을 정의감에 불타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소수자로 그려냈다. “돌연변이를 박해하는 인간을 타도해야 한다”는 매그니토와 “그래도 인간과 .. 더보기 나홍진의 곡성엔 무슨 일이 있었나 '곡성'의 관객이 500만명을 넘어섰다. 흥행과 평가 면에서 감독의 전작들을 앞섰다. 이 영화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지만, 아무튼 결과는 성공적이다. 악(惡)은 어디에 있을까. (2008)에선 서울 강북의 주택가 골목에 있었고, (2010)에선 중국 옌볜에 있었다. 한국 상업영화계에서 확고한 개성을 가진 감독으로 자리 잡은 나홍진은 6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영화 에서 다시 악에 대해 묻는다. 의 악은 저승에서 왔다. 이달 열리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시사회가 3일 열렸다. 베일을 벗은 은 156분의 상영시간 내내 ‘쫀득한’ 상업영화였다. 의심의 여지 없이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전작들과 달리 은 15세 관람가를 받았지만, 나홍진의 전작들을 관통했던 찜찜하고 음습한 정서는 다르지 않다... 더보기 80세 노장의 한 방, '나, 대니얼 블레이크' 기사를 쓸 때는 거래가 진행중이었는데, 얼마후 수입사가 결정됐다. 개봉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수입제목은 뭐라고 할지. 검은 바탕에 흰 글씨의 오프닝 타이틀이 올라가는 동안 로봇보다 무미건조한 상담사와 조금 화난 듯한 남자의 전화 대화가 들려온다. “선생님, 스스로 모자를 쓸 수 있나요?” “무슨 소리예요. 전 심장이 아팠다니까요.” “선생님, 묻는 말에 답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습니다.” “네. 모자 쓸 수 있습니다.” “선생님. 스스로 자명종을 누를 수 있나요?” “아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전 심장이 아프다니까요.” 상담사는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남자를 실제로 돕기보다는, 그저 주어진 매뉴얼의 항목을 채우는 데 관심이 있어 보인다. 이런 부조리한 상황은 영국 뉴캐슬에 사는 .. 더보기 한국형 좀비영화의 가능성과 한계, '부산행' 칸영화제에서 본 '부산행' 리뷰.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다. 엔딩도 좋다. 다만 '연상호'라는 이름에 기대한 것과는 다른 영화다. ‘살아있는 시체’를 뜻하는 좀비 영화는 공포 영화의 하위 장르에서 출발해 여름용 블록버스터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2013)는 좀비 영화가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3일(현지시간)의 금요일 자정 제 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처음 선보인 은 ‘한국형 좀비영화’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간 제작진은 한국 관객이 여전히 좀비 영화에 낯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을 ‘재난 영화’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은 확연한 좀비 영화였다. 그것도 (1968) 같은 고전에서 볼 수 .. 더보기 올드보이와 올드보이 이펙트 다큐멘터리 '올드 데이즈'를 계기로 '올드보이 이펙트'에 대해 썼다. 박찬욱 감독은 제 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지 못했지만, '아가씨'는 곧 개봉한다. 박찬욱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 는 2003년 11월 개봉했다. 와 함께 ‘복수 3부작’이라 불리는 이 영화는 전국 32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성적을 올렸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이듬해 5월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최초 상영을 원칙으로 하는 칸영화제 경쟁 부문이 개봉한 지 6개월 된 영화를 초청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심사위원단은 에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안겼다. 이후 박찬욱 감독은 2009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에 이어 올해 까지 칸영화제.. 더보기 지금 누구를 바보로 아는가, 부산시와 부산영화제 역시 때늦은 업데이트. 다행인지 불행인지 부산시와 부산영화제의 갈등이 봉합됐다. 영화계 내 일부 강경세력은 여전히 불만을 표한다. 이후 전개 양상을 두고볼 일이다. 은 영화사에 남을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거칠고 엉성하고 자기과시적이다. 영화의 목적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기 위함인지,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함인지, 큰 차원에서의 국가 개혁을 위함인지 알 수가 없다. 임권택 감독의 말마따나 “어쭙잖은 영화”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작은 이었다. 20년 역사를 지닌 아시아 최고의 영화축제, 부산을 넘어선 한국문화계의 소중한 자산, 세계의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아시아 영화의 창구, 무엇보다 세계의 그 어느 영화제도 넘볼 수 없는 뜨거운 열기를 가진 행사가 좌초 위기를 맞은 건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더보기 폭발하지 못한 야심, '탐정 홍길동' '탐정 홍길동'은 여러모로 아쉽게 됐다. 야심은 컸지만, 그것이 제대로 폭발한 것 같지는 않다. 시퀄을 노린 듯한 분위기인데, 이번 흥행 성적으로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이제훈의 활용도가 다양하다는 점이 발견됐다는 건 소득이겠다. 은 비슷비슷한 ‘톤 앤드 매너’의 영화들을 양산하던 한국영화계에 돌출한 작품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나 같이 그래픽 노블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긴 듯한 영화가 있었으나, 은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시도다. 홍길동(이제훈)은 겁, 정, 친구, 자비가 없는 인물이다. 불법 흥신소 활빈당 소속의 사립탐정인 그는 악당보다 더 사악한 방식으로 악당을 제압해 나간다. 홍길동이 20년간 찾아 헤맨 어머니의 원수 김병덕(박근형)이 홍길동의 눈앞에서 누군가에게 납치된다. 홍길동은 김병덕의 두.. 더보기 화성남 금성녀? '45년후' 난 이 영화 엔딩에서 여자의 행동이 이해가 안돼 나오자마자 수입사 분(여성)께 물어봤다. 그는 알듯 모를듯 미소를 지었다. 같은 부서 여성 부원에게도 물어봤는데, 쯧쯧쯧..하는 반응이었다. 여전히 이해가 100% 되지는 않는다. 세월은 힘이 세다. 태산을 삼킬 듯한 사랑, 분노도 차곡차곡 쌓이는 세월 앞에 흔적도 없어진다. 는 ‘과연 그럴까?’라고 묻는 영화다. 45년 세월의 무게가 젊은 시절의 순간적 감흥에 날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다. 45년을 해로한 노부부가 있다. 이들은 한적한 영국의 전원 마을에서 아무 걱정 없는 노년을 즐긴다. 토요일에는 5년 전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미뤘던 결혼 기념 파티를 성대하게 열 생각이다. 부부의 신혼 시절까지 기억하는 오랜 지인들이 모두 모여 노부부의 사랑을 .. 더보기 졸작(졸업작품)이 수작이네, 영화학교 장편영화 빼어난 영화 을 보고 기획한 글. 마침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젊은 연출자들이 그 재능을 상업영화계에서 고스란히 발휘했으면 좋겠다. 21일 개봉한 은 교사인 아버지의 정년퇴임식을 기념하기 위해 철원에 모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눈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아버지, 어머니, 장남 부부, 차남은 함께하는 2박3일간 해묵은 갈등과 저마다의 잇속을 드러낸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 사이의 기묘한 긴장감을 세밀하게 잡아낸 수작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다. 은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졸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는 롯데엔터테인먼트와의 산학협력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지금까지 을 비롯해 5편의 작품이 배출됐다. 영화학교의 장.. 더보기 안전하고 영리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요즘 블로그 관리에 소홀해 한 달 늦게 업데이트 하고 있음. 난 이 영화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흥행 성공은 물론, 에도 앞섬. 과거 슈퍼히어로들은 외부의 적과 싸우기 바빴지만, 요즘엔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는 데 힘쓴다. 슈퍼히어로들이 ‘올바름’을 추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방법론을 두고 대립하는 것이다. 사실 큰 힘을 가진 존재들은 자주 그랬다. 미국은 베트남 정글의 적은 물론 내부의 반전 여론에도 고전했다. 개봉 중인 에서 두 영웅은 슈퍼맨이 고향별에서 온 외계인과 싸우느라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든 사건을 두고 대립했다. 도 상황은 비슷하다. 슈퍼히어로들의 활약으로 강력한 적을 물리친 건 분명하지만, 그 와중에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사실 그간의 슈퍼히어로들은 .. 더보기 성자가 된 호스피스, '크로닉' 아름답고 사려 깊은 영화. 크로닉 연출 미셸 프랑코/ 출연 팀 로스/ 15세 관람가/ 94분 데이비드(팀 로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간호사다. 데이비드가 여느 간호사와 다른 점은 환자의 삶과 욕망에 깊숙히 개입한다는 사실이다. 여자 환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들른 바에 가서 만난 젊은 부부에게는 자신의 아내가 죽었다고 소개하고, 건축가 출신의 환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가 설계한 집을 둘러보기도 한다. 그러나 데이비드의 이같은 행동은 세상의 오해를 부른다. 데이비드는 환자 가족에게 고소당한 뒤 직장을 잃고 지인의 소개로 새 환자를 맡는다. 그러나 환자는 데이비드의 과거를 알고는 무리한 부탁을 해온다.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그것은 환자의 병을 치료.. 더보기 '시간 이탈자' 곽재용 감독이 여배우를 예쁘게 찍는 방법 '시간 이탈자'의 곽재용 감독 인터뷰. 여배우가 울 때 얼굴 일그러지는게 싫어서 안약 쓰길 권한다는 대목이 인상적. 곽재용 감독(57)은 의심의 여지 없는 ‘멜로의 장인’이다. 데뷔작 (1989)부터 멜로 영화였고, 대표작 (2001), (2003)으로 한국 멜로 영화의 한 전범을 제시했다. 사실 의 원작 소설은 코미디에 가까웠지만, 곽재용이 손을 댄 순간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거듭났다. 13일 개봉하는 도 비슷하다. 가면 뒤의 살인범을 좇는 스릴러가 곽재용의 손을 탄 순간 시공을 뛰어넘는 멜로드라마로 바뀌었다. 왜 곽재용은 자꾸 멜로로 돌아오는 걸까. 최근 만나 직접 물었다. 곽재용 감독 /이석우 기자 -2008년 이후 8년만의 한국영화 복귀작으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스릴러를 택했다. “한국 스릴러 .. 더보기 계몽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4등' '4등'은 형식적으로도 빼어난, 인권영화의 성취다. 영화 은 박세리, 박찬호의 선전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변방에서 태어난 이들이 세계 스포츠의 중심에서 1등을 차지하는 광경에 한국인들은 기뻐했다. 그런데 1등이면 다인가. 1등 못하면 실패한 인생인가. 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인권영화다. 지금까지 청소년 문제(시선 1318), 범죄자에 대한 차별적 시선(범죄소년) 등 다양한 인권 이슈에 대한 영화를 제작해온 인권위는 이번에 스포츠 인권을 소재로 했다. 그러나 이 체육인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스포츠계의 현실은 한국 사회의 비뚤어진 교육열, 폭력의 대물림, 성과 지상주의를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수영 대회에 나가면 매번 4등만 하는 아이 준호가 주.. 더보기 정의란 무엇인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아무래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재미있게 본 사람은 전세계에 나를 포함해 3명쯤 되는 것 같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슈퍼히어로물을 본 적이 있다면 소년·소녀, 나아가 성인도 궁금해할 ‘원초적’ 질문이다. 24일 개봉하는 은 그 궁금증의 일부를 해소해준다. 그러나 잭 스나이더 감독 등 제작진이 더 강조한 것은 ‘누가 이기나’가 아니라 ‘왜 싸우나’이다. 고담시, 메트로폴리스라는 각자의 세계에서 악을 물리치고 선을 증진했던 배트맨과 슈퍼맨이 갈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각자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는 정의가 충돌할 때 벌어지는 아이러니가 영화 속에 담겼다. ■배트맨, 어둠 속의 인간 배트맨은 인간이다. 고담시에서 나고 자란 그는 막대한 부를 가진 웨인 가문의 상속자이지만, 어두.. 더보기 중-노년 남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아노말리사'와 '오 마이 그랜파' 공교롭게 중-노년 남성의 욕망을 그린 영화들을 잇달아 봤다. 확실한 건 이 영화속 역할을 중-노년 여성의 것으로 바꾼다면, 영화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 베스트셀러 의 저자 마이클 스톤은 강연을 위해 신시내티로 1박2일 출장을 온다. 스톤은 가족관계, 일 등 여러 측면에서 무기력을 느끼는 중이다. 스톤은 신시내티에 살고 있는 옛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지만, 옛 연인은 스톤의 한심한 모습에 화를 내며 돌아선다. 스톤은 자신의 강연을 듣기 위해 여행 온 제과회사 세일즈 담당자 리사에게 호감을 느낀다. 애니메이션의 대부분 하위 장르가 그렇듯,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역시 어린이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는 작정한 ‘19금’이다. 베드신의 수위 때문만이 아니라,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 역시 어린이는 물론.. 더보기 에로감독이 된 영화학도, 공자관 감독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공자관 감독을 만났다. 생각보다 유쾌하고 시간가는줄 모르는 인터뷰였다. 남성 독자들은 공자관(39)이란 이름은 몰라도 (2013)란 영화 제목은 들어봤을 확률이 높다. 어떤 이들은 를 “성인영화계의 (영화의 교과서처럼 여겨지는 고전영화)”이라 부르기도 한다. 는 극장 개봉을 하기는 했지만, 주문형 비디오(VOD)나 인터넷 티비(IPTV)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성인영화다. 이 영화로 비디오 산업의 몰락 이후 쪼그라들었던 한국의 성인영화 시장엔 다시 불이 붙었다. , 등의 후속편이 이어졌고, 온갖 가족 호칭이 붙은 성인영화들이 쏟아졌다. 공자관 감독 역시 지난해 를 내놓았고, 최근 도 선보였다. 은 공 감독, 개그맨 김대범·곽한구가 함께한 코멘터리 영상 형식이.. 더보기 디캐(카)프리오의 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전후는 디캐(카)프리오 덕분에 이런저런 쓸 거리가 많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유례 없이 정치·사회 이슈가 넘쳤다. 남녀 주·조연상 후보에 흑인 배우가 전무하다는 사실에서 촉발된 논란은 흑인 사회자의 아시아인 비하 농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수상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성소수자, 성추행, 인종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럼에도 올해 아카데미의 주인공을 한 명 꼽는다면 역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라 해야겠다. 디캐프리오는 22년의 기다림, 4번의 수상 실패 끝에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사실 아카데미의 역사를 살피면 디캐프리오보다 더 고생한 이들도 많다. 알 파치노는 8번의 후보 지명 끝에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피터 오툴은 남우주연상 후보로만 8번 올랐으.. 더보기 테러의 영화화, '런던 해즈 폴른' 웃자고 달려온 영화에 죽자고 달려들 필요는 없지만. 연출 바박 나자피/ 출연 제라드 버틀러·아론 에크하트/ 15세 관람가/ 98분 영국 총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자 각국의 정상들이 장례식 참석을 위해 런던에 모인다. 영국에 도착한 각 정상들은 삼엄한 경계 속에 장례식장으로 향하지만, 이들을 노린 동시다발적인 테러로 런던은 아수라장이 된다. 최측근 경호원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의 활약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 벤자민 애셔(아론 에크하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지만, 둘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테러리스트들이 들끓는 런던에서 고립무원의 상태가 된다. (원제 London has fallen)은 2013년 (원제 Olympus has fallen)의 속편이다. 경호원, 미국 대통령, 미국 부통령(모건 프리먼) .. 더보기 언론의 순기능 찬양, '스포트라이트' 아카데미가 에 작품상을 준 것은 조금 심심하면서도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연출 토마스 맥카시/출연 마크 러팔로·레이첼 맥아담스·마이클 키튼 /15세 관람가/128분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에 새 편집국장이 부임한다. 국장은 신문 내의 탐사보도 전문 ‘스포트라이트’팀에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 취재를 지시한다. 가톨릭은 지역 사회에서 신망이 높아 누구도 건드리기 쉽지 않은 집단이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 팀은 온갖 비협조와 방해를 무릅쓰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2002년 보스턴 글로브가 폭로한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영화다. 사실 이 사건은 ‘뉴스’가 아니었다. 성추행 사건은 수십 년전부터 있었지만 교단은 그때마다 문제를 덮기에 바빴고, 언론 역시 몇 줄의 애매한 기사로 소.. 더보기 둘만의 세상에서 진짜 세상으로 '룸'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상상치 못한 톤으로 처리한 연출 레니 에이브러햄슨 /출연 브리 라슨·제이콥 트렘블레이/15세 관람가 /118분 24세 엄마 조이와 5세 아들 잭에게 가로·세로 3.5m의 ‘룸’(방)은 세상의 전부다. 모자는 방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걸으며 운동을 하고, 잠들기 전 방 안의 모든 사물들에게 인사를 하며, 음식을 하고 남은 계란 껍데기로 장난감을 만든다. 모자는 높은 천장의 흐릿한 유리창 너머로 다른 세상을 넘겨다볼 뿐이다. 7년 전 조이는 낯선 남자에게 납치돼 이 방에 갇혔다.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고, 아들 잭을 낳았다. 어느날 조이는 대담한 계획을 세워 잭을 방 밖으로 내보내는데 성공하고, 경찰의 현명한 대응으로 조이도 구출된다. 조이는 7년만에 진짜 집으로 돌아가지만, .. 더보기 지옥을 보여주마, 홀로코스트에 대한 두 영화 을 보는 건 물론 괴롭다. 하지만 대단한 경험이기도 하다. 20세기 중반 이후 서구의 예술가들에게 홀로코스트 재연은 거대한 의무이자 힘겨운 도전이었다. 홀로코스트의 안과 밖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영화 2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헝가리 출신 감독 라즐로 네메스의 데뷔작 (25일 개봉)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발생 70년이 넘어 차츰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나는 홀로코스트를 전면에 부각시킨 영화다. 으로 유명한 비토리오 데시카의 (3월3일 개봉)은 제작 46년 만에 국내에 정식으로 공개된다. 죽기 4년 전 만든 이 영화에서 데시카는 유대인 박해를 모른 척했던 이탈리아인들의 죄책감을 드러낸다. ■지옥의 한가운데-사울의 아들 1944년 아우슈비츠.. 더보기 '주토피아'의 성, 인종, 정치 아이하고 더빙판 뒤늦게 봤다가 신기해서 써봤다. 아래와 같은 요소도 재미있었지만, '나무늘보 개그' 역시 대단했다. 지난주 개봉한 는 디즈니사가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신임 경찰인 토끼 주디가 사기꾼 여우 닉과 함께 동물들의 대도시 주토피아에서 일어난 연쇄 실종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눈이 얼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귀여운 토끼 캐릭터, 각 동물의 특성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설계된 주토피아의 모습, 예상 가능한 결말 등이 전형적인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외로 에는 현실 세계를 경험한 성인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설정이 깔려 있다. 폭넓은 세대에게 재미를 안겨주는 할리우드 각본의 힘이다. 각 종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된 주토피아의 교통수단 ▲성차별 시골 출신 토끼 주디..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