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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이스트우드

미국인의 초상, <아메리칸 스나이퍼> 크리스 카일(1974~2013)은 네번의 참전에서 160명의 적을 사살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소속의 저격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는 그의 삶을 다룬다. 그러나 난 이 영화의 제목을 그냥 이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영화가 그리는 크리스 카일이야말로 '진짜 미국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은 넓은 나라다. '합중국'(united states)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각 주마다 문화가 다르다. 영화에는 거대한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텍사스 사람인 크리스 카일이야말로 '미국인'의 진짜 모습이다. 카일은 텍사스 그리고 미국에 대한 애정에 넘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애정은 텍사스 혹은 미국 바깥의 사람에게는 절대 가닿지 않는다. 카일은 지역의 로데오 경기에 참여한 뒤 그 증거로 .. 더보기
히피는 나쁜 놈, <더티 해리>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VOD로 (1971)를 봤다. 맞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쁜 형사로 나오는 그 시리즈 영화 말이다. 가는 휴일이 아쉬워 VOD 목록을 이리저리 살피던 중 골랐다. 일단 가격이 쌌다. 막 개봉관에서 내려온 영화가 4500원씩 하는데 비해 는 1000원이었다. 4500원짜리 영화는 재미없어도 끝까지 봐야할 것 같지만, 1000원이면 중간에 꺼도 큰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했고. (물론 는 다 봤다. 1000원이 아까워 그랬던 건 아니다.) 이스트우드의 근작들을 말하기 위해 를 스치듯 언급한 적은 있다. " 시리즈에서 '나쁜 경찰' 역을 한 이스트우드는 이후 자신의 앞선 작품 속 살인에 대해 속죄한다"는 식으로. 그렇게 어림짐작해 쓰긴 했지만, 막상 를 보니 또 틀린 .. 더보기
대재난 이후의 예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경우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신작 (사진) 첫 장면은 무시무시했다. 연쇄 살인마, 귀신, 외계인이 나와서가 아니다. 공포의 대상은 쓰나미였다. 이 영화는 2004년 인도네시아를 덮친 쓰나미 와중에 임사(臨死) 체험을 한 프랑스 여성, 교통사고로 쌍둥이 형을 잃은 영국 소년, 죽은 자와 소통할 수 있는 미국 영매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 삶에 대한 무력감, 혈육을 잃은 상실감, 죽음과 삶의 경계를 오가는 고통에 괴로워한다. 정치부 기자이자 방송 앵커로 거리 광고판에까지 등장할 정도의 명성을 누리던 프랑스 여성은 등 뒤에서 다가온 죽음의 냄새를 맡은 뒤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여성은 거대한 물결을 피해 한 소녀의 손을 잡고 뛰었는데, 여성은 살고 소녀는 죽었다. 사후세계를 엿봤다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