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곡+김선=방독피 김선은 확신이 있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오만하다거나 경박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았다. 는 중간까지는 미심쩍다. 솔직히 미리 잡아둔 인터뷰를 어떻게 능수능란하게 취소시킬 수 있을까 궁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힘이 가득하다. 종반부에는 서울 거리에 엄청난 묵시록적 풍경이 나온다. 김선이 인용한 오시마 나기사의 말은 매우 멋지다. 전위라고 다 전위가 아니다. 미학의 전위에서 정치적 보수성을 드러내거나 급진적인 정치사상을 고루한 형식에 담아내는 예술가가 부지기수다. 1978년생 일란성 쌍둥이 형제 김곡·김선은 현재 한국 영화의 최전위에 선 감독들이다. 미학과 정치 양 측면에서 모두 최전위라는 점에서 이들은 한국 독립영화계에서도 독특한 존재다. (2001), (2003) 등을 내놓으며 주.. 더보기 비노슈+키아로스타미=<증명서> 줄리엣 비노쉬, 혹은 쥘리에트 비노슈의 말은 좀 특이하다. 몇 차례 기자회견을 본 적이 있는데 여느 배우와 어법이 다르다. 굉장한 철학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횡설수설, 동문서답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전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허우샤오시엔,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올리비에 아사야스, 미하엘 하네케, 샹탈 애커만, 크지쉬토프 키에스로스키, 그리고 장 뤽 고다르와 작업했던 배우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통역이 버버버버벅대는 광경이 목격됐다. 수신기를 끼지 않고 그냥 영어로 들었으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난 그리고 가 좋다. '지그재그 3부작'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2010년이니까. 감독과 여배우의 관계는 미묘하고 중요하다. 마치 연인처럼, 둘은 싸우고 사랑하고 화해하며 인생을 닮은.. 더보기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들-1 개막식날 와서 지금까지 4일째. 모레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예전처럼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한다. 이런저런 일이 생기고, 영화를 하루에 4편씩 보기에는 힘이 부치는 듯 하기도 하고. 그래도 보려면 보지만 굳이 그렇게 보려고 들지 않는다. 는 '에 대한 반성문'과 같은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퇴폐와 향락과 질투와 모반과 불륜과 골육상쟁이 난무했던 에 대해선 중국 공산당마저 비판한 적이 있다. 아무리 '국책예술가'의 반열에 든 장이머우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그 '퇴폐'를 받아들이기엔 중국 사회주의의 도덕성이 지극히 올곧았나보다. 그래도 난 가 이나 보다는 차라리 좋았다. 솔직히 이라크 전 직후 개봉한 을 보고 난 장이머우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는 고전적인 멜로드라마이며, 원숙한 감독의.. 더보기 장이머우와 <산사나무 아래> 2000년대 이후 장이머우 감독의 행보는 ‘물량’과 ‘중화’란 말로 요약될 수 있다. (2002), (2004), (2007) 등 중국의 화려했던 옛 시절을 뽐내는 대작 사극과 초창기의 소박한 리얼리즘 드라마 사이에는 심연이 놓여 있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 연출과 함께 장이머우의 경력은 절정에 오른 듯했다. 그러나 장이머우의 행보에 대한 반발도 없지 않았다. 특히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했다는 당 황실을 배경으로 황제와 황후, 그 자식 간의 암투, 음모, 불륜을 그린 에 대해서는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왔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는 와 대척점에 놓인 작품이다. 마치 에 대한 반성문이라도 쓰는 느낌이다. 영화는 문화혁명기를 배경으로 출신 성분이 다른 두 젊은 남..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