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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단 하나의 파격, <스타 워즈: 깨어난 포스> **스포일러 있음 J J 에이브럼스가 바톤을 넘겨받은 스타워즈 신작 를 봤다. 줄거리의 이음새가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며, 어색하지 않은 컴퓨터 그래픽 화면이 연말 극장가의 한 자리를 차지할 상업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솔직히 불만이 있다. 이런 식이라면 에피소드 7, 8, 9가 아니라 70, 80, 90도 만들 수 있다. 의 구도는 에피소드 4와 거의 비슷하다. 다른 등장인물이 등장해 앞선 영화와 같은 역할을 할 뿐이다. 드로이드가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고, 자신의 힘을 깨닫지 못한 영웅이 있고, 결국 이 영웅이 힘을 깨닫고 수련해 가는 과정을 예기하며, 악당은 대체로 한 점의 반성도 없는 순수 악 그 자체이지만, 그 중 행동대장 격인 인물은 일말의 망설임이 있다. 심지어 아버.. 더보기
성스러운 카타콤, <일탈: 게일 루빈 선집> '카타콤'은 궁금하긴 한데.... 만약 가볼 기회가 생기더라도 나로선 여기서 묘사된 걸 읽는 정도로 충분하겠다. 일탈: 게일 루빈 선집게일 루빈 지음, 신혜수·임옥희·조혜영·허윤 옮김/현실문화/904쪽/4만4000원 페미니즘 진영에서도 게일 루빈 미국 미시간대 교수(66)는 문제적 인물이다. 인류학, 비교문학, 여성학을 가르치는 그는 1970년대부터 논쟁적인 글을 써왔는데, ‘진보’를 자처하는 페미니스트들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통에 진영 내에서도 미움받거나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역자를 대표해 서문을 쓴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교수조차 1997년쯤 의 번역을 제안받고는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그로부터 18년이 지나 임 교수는 “마음속의 금서”였던 을 번역해 펴내기에 이르렀.. 더보기
사랑은 혁명이다, <올 어바웃 러브> 올 어바웃 러브벨 훅스 지음·이영기 옮김/책읽는수요일/304쪽/1만5000원 거리의 연인이 사랑하고, 엄마가 아이를 사랑한다. 114 안내원이 고객을 사랑하고, 펄펄 나는 저 꾀꼬리도 사랑한다. 온세상이 사랑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긴 한데, 이들은 대체 사랑을 어디서 배운 걸까. ‘사랑은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 사방에서 반박이 쏟아질 것 같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보듯이 사랑은 ‘타고나는 것’이며, 첫눈에 반해 연애를 시작한 연인이 그러하듯이 사랑은 ‘빠져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사랑을 가르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고, 사랑의 ‘멘토’도 본 적이 없다. 물론 언제나 ‘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인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신과 신자 사이 관계에 관한 것이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