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떤 하루 3주에 한 번 일요일 근무를 하고, 그 주는 금요일 휴무를 한다. 오늘이 그날이었다. 이렇게 3주에 한 번 있는 금요일은 아침에 아이가 유치원에 갔다가 올 때까지 온전히 나의 시간이다. 가끔 영화를 보고, 남는 시간엔 분리수거, 빨래, 청소 같은 집안일을 한다. 밀린 외고를 쓸 때도 있었고. 그런데 오늘은 마침 아이 유치원에서 1년에 한 번인 학부모 참관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참관이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이럴 때 의무를 느낀다. 난 2시까지 유치원에 가야했다. 오전엔 왕십리 아이맥스관에서 를 봤다. 무려 1만8000원. 여느 영화 두 편 값이다. 그나마 왕십리 아이맥스관은 인기가 좋아서 어제 예매했음해도 자리가 좋지 않았다. 영화는 내 예상만큼 감정을 움직이진 않았다. 그러나 감정은 움직이.. 더보기 넌 좋아하니, 난 아니란다,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는 군대에서 읽었다. 지금은 절판된 민음사 판본도 아닌, 출판사와 역자가 기억나지 않는 야리꾸리한 판본이었다. 읽긴 읽었는데 뭘 읽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다가 검열 시간에 간부에게 책을 빼앗겼다. 표지에는 "예술인가 포르노인가" 운운하는 글귀가 쓰여져 있었던 것 같다. 문학동네 판본을 입수한 김에 를 다시 읽었다.(여기에도 "에로티시즘 혹은 포르노그래피"라고 써있다!) 음...그러고 보니 난 를 읽은게 아니었다. 예전의 그런 번역으로는 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거다. 원문을 알 수는 없지만, 거의 매 페이지마다 번역자의 노고가 뚝뚝 묻어난다. 아마 예전에 읽은 그 번역은 문학동네 판본에 비하면 구글 번역기 수준이었을 것이다. 이런 소설을 읽을만한 한글로 바꾸어준 역자에게 감사한다. .. 더보기 한국에서 술먹고 노는 장면을 제일 잘찍는 감독, <북촌방향>의 홍상수 15년전엔 모더니스트 영화청년 같았는데, 지금은 도사같은 풍모의 홍상수 감독 인터뷰. 이런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어느덧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선 느낌이다. 의 카페 소설이 그런 공간. 실제로 문화계 한량들의 놀이터라지. 요즘 내 노트북 컴퓨터의 바탕화면으로 깔려 있는 스틸. 한국의 영화감독중 의뭉스럽기로 따지면 홍상수(51)만한 인물이 또 있을까. 술에 취한 채 쉽게 찍힌 듯한 어느 장면이 사실 50번의 테이크 끝에 얻어낸 것임을,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지만 사실 그들이 받는 출연료는 거의 없음을, 굵고 뭉툭한 목소리로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 속에 사실 인생에 대한 반짝이는 성찰이 숨어있음을, 아는 사람만 안다. 9월 8일 개봉하는 은 그의 열두번째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