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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자살 혹은 순교, <신과 인간> 애 수록된 글 빛을 저렇게 찍어보고 싶다. 1996년 3월 17일 새벽, 알제리 산골 티브히린의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이슬람무장단체 괴한들이 들이닥쳐 7명의 수사를 납치했다. 괴한들은 체포된 동료와 수사를 교환할 것을 요구했다. 5월 23일, 이슬람무장단체는 공식성명을 통해 이틀전 수사들을 죽였다고 발표했다. 알제리 정부는 31일 메데아의 한 길가에서 수사들의 수급을 발견했다.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프랑스의 배우, 감독인 자비에 보부아가 연출한 은 이 사건을 다룬다. 허나 보부아는 사건의 전말이나 책임 소재 규명, 종교적 근본주의자의 만행 고발,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 분석, 복잡한 국제 관계의 해설 같은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 이 묘사한 전후 상황을 믿는다면, 수사들은 자신의 목숨을.. 더보기
누가 진정 그리스도인인가, <당신들의 기독교> 당신들의 기독교김영민 지음/글항아리/144쪽/9000원 여기 10명의 기독교인, 정확하게 말하면 개신교인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으며 한때 교회에서 침식을 해결하는 일이 잦을 정도로 대학부 활동에도 열심이었던 철학자 김영민은 이 10명의 신도들을 통해 한국 개신교의 모습을 읽어낸다. 짐작이 가다시피 그다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10명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얼부 허구가 가미됐다고 한다. 여기서도 문제는 돈이다. 에수가 가난뱅이였다는 사실을 잊은 듯 혹은 모르는 듯, 오늘날 한국 교회에는 돈이 넘친다. 으리으리하게 지어올린 대형 교회가 다 돈 아닌가. 수십 년간 교회에 다닌 저자의 어머니는 잊을 만하면 말했다고 한다. “교회에서도 돈이 있어야 대접받아!” 이건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허나 .. 더보기
과학과 종교는 싸울 필요가 없다, <다윈의 경건한 생각> 다윈의 경건한 생각 코너 커닝햄 지음·배성민 옮김/새물결플러스/830쪽/3만6000원 리처드 도킨스가 2006년 을 출간하면서 일이 시끄러워졌다. 기세등등한 무신론자들은 먼지 쌓인 전통에 기대 가쁜 숨을 몰아쉬던 종교, 특히 기독교를 공격했다. 도킨스와 함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선봉에 섰다. 이 강경한 두 명의 무신론 전사들을 묶어 ‘히치킨스’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이전까지 서구 사회에서 종교는 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여기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미국을 공격했고, 미국은 ‘십자군’ 운운하며 이슬람에 반격했다. 종교가 이 세상에 화마를 다시 불러온 것이다. ‘히치킨스’가 작심하고 종교 비판에 나선 까닭이다. 종교계도 가만히 있지 .. 더보기
신이 많은 미국, 신이 없는 덴마크. <신 없는 사회> 신 없는 사회 필 주커먼 지음·김승욱 옮김/마음산책/368쪽/1만6000원 사회학자 필 주커먼이 고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의 동네 은행에서 목격한 광경이다. 한 손님이 은행 간부 직원의 책상 앞에서 갚기 힘든 빚에 대해 상담하고 있었다. 직원은 손님에게 조언했다. “채무 자료를 모두 모으세요. 신용카드 청구서, 대출금 청구서, 대출 서류, 연체 통지서…. 그것들을 봉투에 넣은 뒤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을 찾아가세요. 그분은 진정한 하나님의 종이시고, 빚을 없애주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계세요.” 직원은 매달 50달러씩 헌금을 내면 1년도 안돼 빚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게 해서 효과를 본 사람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은행 안의 누구도 이 ‘조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