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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바르가스요사

군대가 직접 매춘부를 고용한다면?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실제 집필 기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송병선 역/문학동네)는 태초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후에는 술술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상황 설정이 기발하고, 인물들의 대립 구조가 명확하고, 주인공의 운명이 비교적 예측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무튼 독자는 이렇게 쓰여진 소설을 재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페루 육군의 행정장교인 팔탈레온 판토하 대위는 아마존 밀림에서 근무하는 군인을 위한 '특별봉사대'를 조직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는다. 오지에 근무하느라 욕구불만에 시달린 병사들이 인근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는 사태가 잦아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군에서 은밀하게 순회 집창촌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쉽게 말해 '위안부'다. 근면성실하고,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높은 판토하는 이.. 더보기
독창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을 베낀다, <작가란 무엇인가2>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에 이어 도 출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알 수 없지만, 왠지 이 시리즈가 책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선 꽤 인기를 끈 것 같다. 이 책의 포맷을 거의 그대로 따서 한국 작가들을 다룬 책을 보았기 때문이다. 1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2편에서도 인상적인 몇 구절을 옮겨 적어본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독창적이지 않은 작가들은 과거나 현재의 다른 많은 이들을 모방하기 때문에 다재다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예술적으로 독창적이려면, 자기 자신을 베끼는 것 말고는 다른 게 없지요. 나보코프(1899~1977) 조이스 캐럴 오츠각각의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고, 독립적인 것입니다. 어떤 책이 그 작가의 첫 번째든, 열 번째든, 오십 번째든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비평에 대해) 저처럼 많은 책.. 더보기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2000)를 읽다. 옮긴이 송병선의 해설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 문학에는 '독재자 소설'의 전통이 있다고 한다. 독재자 소설은 1844년 작품인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대체 그 동네엔 독재자가 얼마나 많았기에 독재자 소설이란 장르까지 탄생했을까 황당하다. 그러므로 나도 를 읽고 한국에 독재자 소설이 왜 많지 않은지 궁금해졌다. 한국의 현대사는 줄곧 독재자의 집권기였는데도 말이다. 독재자가 집권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많았지만, 독재자 개인을 다룬 소설은 본 적이 없다. 박정희에 대한 이런저런 책이 많이 나왔지만, 대부분 논픽션이었다. 독재자는 소설 따위로 다루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였을까. 그러나 그 어떤 논픽션이 같은 픽션보다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을까. 가 다루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