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 화법에 대해
한 영화배우가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옛 출연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어.” 배우가 겸연쩍은 표정을 짓자, 동료 출연자들은 놀리듯 웃는다. 제작진은 그 영화의 자료 화면을 보여주며 ‘전설의 영화’라고 조롱한다. 혹자는 이런 말에서 ‘예능감’을 느낀다지만, 이런 행동은 차라리 ‘무례’다.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 웃음을 지었을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그 영화의 관계자들이 봤다면 인상을 펴지 못했을 듯하다. 영화는 대규모 공동작업의 결과다. 수십~수백 명의 주·조연, 단역 배우들이 출연하고 연출, 촬영, 조명, 편집, 음악 스태프도 그만큼 많다. 투자자, 기획자, 배급관계자, 극장주, 마케터들도 영화의 성공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한다. 그런데 딴 사람도 아니라 영화의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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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 왜 하나
전시 첫날 가서 봤는데 끝나갈 무렵 블로그에 올림. 아무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독립출판물을 전시하고 소장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전시실. 서가에는 여느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십진분류표가 붙어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분류방법이 특이함을 알 수 있다. 철학(100), 종교(200), 사회과학(300), 순수과학(400)의 익숙한 순서 대신, 예술(10), 문학(20), 사진(30), 디자인(40)으로 이어진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이 마련한 특별전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31일까지)을 위해 제작된 독립출판용 분류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제작된 국내 독립출판물 400여종, 600여권이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독립출판서점, 독립출판 페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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