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행 지난 감정-무적자 음식이나 옷에만 유행이 있는 건 아니다. 어떤 감정이나 태도는 유행을 탄다. 한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구애는 예전이면 열정이었겠지만 요즘은 스토킹이다. 는 홍콩영화 (1986)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검은 선글라스를 낀 채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며 쌍권총을 쐈던 저우룬파(周潤發)를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물론 이 모습이 깊게 각인된 건 영화 속 남자들의 우정, 의리가 당대 관객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탈북자 출신 김혁(주진모)과 이영춘(송승헌)은 무기 밀매로 부를 쌓고 있다. 김혁은 어머니와 동생 철(김강우)을 북에 남겨두고 떠나온 데 대한 죄책감이 있다. 철은 어머니를 수용소에 끌려가서 죽게 만든 형에 대한 복수심을 갖고 탈북해 남한까지 들어온다. 부하 조직원 정태민(조한선)의 배신.. 더보기 부산영상위원회 떠나는 박광수 위원장 운영위원장서 물러난 박광수 감독 최근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박광수 감독에 대한 지역 언론의 반응은 그의 동상이라도 세워주겠다는 기세다. 부산영상위의 기틀을 잡고 물러나는 그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등 사회성 짙은 리얼리즘 영화로 각광받던 박 감독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으로 영화행정에 발을 내디딘 뒤 99년 부산영상위 출범과 함께 초대 위원장이 됐다. 부산영상위의 주요기능은 촬영지원 및 영화산업 육성이다. 부산영상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269편의 한국 장편영화가 부산에서 촬영됐다. 매년 한국영화의 40%가 부산에서 촬영되는 셈이다. 한국영화에 유독 부산 사람이 많이 나오거나 부산이 촬영 배경으로 등장하는 일이 잦다고 느낀다면, 그건 부산영상위의 활약 덕이다. 이.. 더보기 김태희가 '옆집 여자'가 된다면 김태희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본인과 소속사, 심지어 대중들도 그가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 네. 말도 안된다는 원성이 여기까지 들립니다. 김태희는 성형외과 의사들의 밥줄을 끊을 외모를 지녔습니다. 함부로 그 얼굴에 손을 댔다가는 조물주와 인간 모두에게 비난을 받을겁니다. 게다가 그는 한국 최고 대학의 졸업장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역시 평범합니다. 전 김태희의 외모나 학벌, 이미지가 아닌 그 ‘사람’을 말하고 있습니다. 김태희에게는 통상 배우가 가져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가지 품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열정, 야심, 질투, 이기심 등입니다. 배우란 어느 모임에서라도 시선을 독차지하지 않으면 못견뎌하는 족속이지만, 김태희는 구석에 조용히 있다가 자리를 떠도 아무 불만이 없는.. 더보기 영화 ‘그랑프리’ 김태희 김태희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본인과 소속사, 심지어 대중들도 그가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네. 말도 안된다는 원성이 여기까지 들립니다. 김태희는 성형외과 의사들의 밥줄을 끊을 외모를 지녔습니다. 함부로 그 얼굴에 손을 댔다가는 조물주와 인간 모두에게 비난을 받을 겁니다. 게다가 그는 한국 최고 대학의 졸업장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역시 평범합니다. 전 김태희의 외모나 학벌, 이미지가 아닌 그 ‘사람’을 말하고 있습니다. 김태희에게는 통상 배우가 가져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 가지 품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열정, 야심, 질투, 이기심 등입니다. 배우란 어느 모임에서라도 시선을 독차지하지 않으면 못 견뎌하는 족속이지만, 김태희는 구석에 조용히 있다가 자.. 더보기 사랑하게 되면 ‘사랑’에만 몰두하세요 사랑하고 계십니까. 그것이 사랑인 줄 어떻게 압니까. 2일 개봉하는 는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섞은 영화입니다. 코미디언이자 가수인 샬린 이와 배우 마이클 세라의 연애 과정은 픽션이고, 샬린 이가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 나눈 인터뷰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샬린 이는 사랑에 대해 물으면서 스스로 사랑에 빠집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샬린 이는 사랑을 믿지 않는 냉소주의자로 시작합니다. 지금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그것이 사랑인 줄 어떻게 확신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다가 마이클 세라와 만나 가벼운 데이트를 즐기다가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서로에게 장난을 치고 호의적인 말을 나누고 함께 밥을 먹고 가벼운 키스를 합니다. 난관은 두 배우가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시작됩니다. 마이클 세라는 개인의 감정과 .. 더보기 <테이킹 우드스탁> 이번 여름에도 여러개의 음악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음악 페스티벌엔 왜 가는 걸까요. 1969년 8월15일부터 3일간 미국 뉴욕주 베델 평원에서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 무대에 오르고, 50만명의 히피 관객이 모인 이 축제는 공연 수준, 관객의 태도, 묘한 시대 분위기가 어울려 이후 모든 음악 축제의 이데아가 됐습니다. 29일 개봉하는 리안 감독의 은 이 페스티벌의 기획자였던 엘리엇 타이버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엘리엇은 화가를 꿈꾸는 젊은이지만, 부모님이 경영하는 시골 모텔이 파산 직전이라는 소식에 안절부절못합니다. 이웃 동네에서 열리기로 했던 록 페스티벌이 주민의 반대로 취소되자, 엘리엇은 페스티벌을 유치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기로.. 더보기 하라 세스코 한 번 태어나 살기도 고통스러운 세상, 일본의 여배우 하라 세스코는 세 번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녀를 이른 은퇴로 내몬 것은 탄생과 부활에 따른 고통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라는 일본과 독일 파시스트들의 친선 대사로 처음 태어납니다. 독일의 영화 감독 아놀드 팽크는 당시 신인급이던 하라 세스코를 주연으로 발탁해 일본·독일 합작 영화 (1937)에 출연시킵니다. 나치의 선전장관 괴벨스가 격찬한 이 영화를 통해 하라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전쟁 시기의 그녀는 주로 군인, 경관의 딸을 연기했습니다. 패기만만했던 젊은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는 1945년 봄 하라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의 연출을 계획했습니다. 잔다르크 이야기의 일본판인 이 영화가 전쟁 막바지 일본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받.. 더보기 <영도다리>, <레퓨지> 이 험하고 슬픈 세상에 새 생명을 내놓아야 합니까. 임신과 출산은 낭만, 감격보다는 당황, 고통의 연속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신보다는 짐승에 가까워집니다. 고상한 음악을 들으며 깔끔한 거실에서 살아가던 부모는 아기의 울음과 똥과 토사물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이 똥을 피하는 건 거기에 몸을 해치는 병균이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아기의 똥기저귀를 갈면서 진화의 유구한 법칙을 거스르고 있는 셈입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전수일 감독의 와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는 뜻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 그 이후의 선택을 그린 영화입니다. 의 주인공인 19세 소녀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했으며, 출산 직후 아이를 입양기관에 넘깁.. 더보기 원본 없는 패러디에 만족하십니까 해 아래 새 것은 없습니까. 패러디는 오리지널을 넘어설 수 있습니까. 애니메이션 창작의 근본 태도는 패러디였습니다. 늪지대의 녹색 괴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는 점부터가 왕자, 공주 중심이었던 기존 동화의 구도를 뒤집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아름다운 공주가 저주를 받아 괴물로 변했다는 얘기는 같았지만, 이 공주는 왕자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를 구원하려 노력했습니다. 빨간 모자, 백설 공주, 개구리 왕자 등도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와는 다른 성격으로 등장했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은 동화뿐 아니라 20세기 대중문화의 최대 유산인 영화도 패러디했습니다. 등 젊은 관객이 금세 눈치챌 수 있는 영화의 장면이 슈렉과 그 친구들에 의해 다시 연출됐습니다. 는 네번째이자 마지막 시리즈입니다. 가정을 꾸린 슈렉과 피.. 더보기 영화 <엽문2> 전쯔단 고수들은 하나 둘씩 강호를 등졌습니다. 누군가는 태평양을 건너 할리우드로 갔고, 누군가는 본토 베이징으로 갔습니다. 이제 전쯔단(甄子丹)은 홀로 남은 강호의 고수입니다. 는 리샤오룽의 스승으로 알려진 영춘권의 대가 엽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전편에서 일본군에 맞서다가 부상을 당한 엽문이 종전 이후 홍콩으로 건너와 겪는 일을 그렸습니다. 엽문은 홍콩의 여러 사범들의 텃세에 맞서 도장을 지켜내는 동시, 중국인을 무시하는 영국인 권투 챔피언과의 대결도 준비합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무술인 가족 출신인 전쯔단은 1980년대부터 배우와 무술지도를 겸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할리우드 영화 의 무술감독으로도 활약했습니다. 정작 그가 관객의 눈에 띄기 시작한 건 200.. 더보기 저 달이 차기 전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본 적이 있습니까. 지난 노동절 전 전주에 있었습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우울하고 슬프고 갑갑한 영화를 봤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들어본 적도 없으셨을 이 영화의 제목은 입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영화의 분위기는 서정적인 제목과는 사뭇 다릅니다. 지난해 수천명의 구사대와 경찰에 맞서 공장을 점거 투쟁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 77일간 싸우다가 결국 공장을 제발로 나왔습니다. 한밤중 공장 옥상에 올라 경계 근무를 서던 노동자가 하늘을 쳐다보며 말합니다. “저 달이 차기 전에 집에 갈 수 있으려나.” 제작진은 출입이 봉쇄된 공장에 잠입해 가족, 사회, 세계로부터 고립된 노동자들.. 더보기 <블라인드 사이드> 샌드라 불럭 샌드라 불럭(45)은 자신의 사랑을 이루는 대신, 아들의 성공을 바라는 ‘헬리콥터 맘’이 됐습니다. 15일 개봉하는 는 불럭에게 잊을 수 없는 영화가 될겁니다. 이 영화로 불럭은 생애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자마자 상을 탔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는 실화에 바탕합니다. 리앤(불럭)은 미국 남부의 상류층 주부입니다. 리앤은 자신의 두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덩치 큰 흑인학생 마이클이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리앤은 그를 자신의 집에 불러들여 숙식을 마련해 줍니다. 급기야 리앤은 마이클의 법적인 보호자가 되고, 그에게 미식축구를 권합니다. ‘블라인드 사이드’란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이 감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뜻합니다. 리앤은 경기의 규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마이클.. 더보기 <사요나라 이츠카> ‘생활’ 바깥에는 ‘삶’이 있습니까. 대부분 사람들의 생활은 반복됩니다. 그래서 이 지루한 생활의 굴레를 벗어나면 무언가 근사한 삶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1970년대 방콕을 배경으로 한 (안녕 언젠가)의 주인공 유타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잘생긴 외모, 좋은 매너를 갖춰 ‘호청년’(好靑年)이라 불리는 유타카는 방콕의 항공사 지점에 발령받아 정숙한 약혼녀를 잠시 떠납니다. 일에서도 승승장구하던 유타카는 최고급인 오리엔탈 호텔의 서머싯 몸 스위트에 장기 투숙 중인 매력적인 여성 도우코의 유혹을 받습니다. 둘은 거리낌없이 몸을 섞습니다. 그러나 회사 동료와 약혼녀가 둘의 관계를 눈치챕니다. 유타카와 도우코는 한때의 열정을 잊고 이별합니다. 그리고 세월은 25년 뒤로 흐릅니다. 한국의 감독(이재한)과 투자사(.. 더보기 <시리어스 맨>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 모퉁이를 돌았을 때 당신과 부딪치는 것은 대형 트럭일 수도, 일생의 연인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얼마나 확정적입니까. 코엔 형제 감독의 신작 의 주인공 래리는 진지하게 살아가려는데, 운명은 그를 장난스럽게 쥐고 흔듭니다. 이 남자가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물리학 교수라는 설정은 그의 처지를 더욱 우스꽝스럽게 만듭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아내는 래리의 친구와 바람이 났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자식들은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습니다. 덜 떨어져 보이는 래리의 동생은 형의 집에서 무위도식하며 얹혀 삽니다. 래리의 종신재직권을 심사하는 동료 교수들에겐 래리를 모함하는 편지가 날아듭니다. 낙제를 받은 한 한국 학생은 래리 몰래 뇌물을 두고간 뒤,.. 더보기 <사랑은 너무 복잡해> 메릴 스트리프 메릴 스트리프는 특별히 잘하는 역이 없는 배우입니다. 모든 역을 다 잘하기 때문이죠. 메릴 스트리프가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 작품의 질은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됩니다. 이번주에는 그가 출연한 가 개봉합니다. 스트리프는 재결합을 원하는 전 남편(알렉 볼드윈), 다정다감한 건축가 애덤(스티브 마틴) 사이에서 갈등하는 요리사 제인 역을 맡았습니다. 연적으로 등장한 볼드윈과 마틴은 며칠전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동으로 사회를 맡기도 했습니다. 스트리프는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작이었던 에서도 요리사 역을 맡아 객석에 앉아있었고요. (경향신문 자료사진) 에밀리 블런트, 앤 헤서웨이, 클레어 데인스, 페넬로페 크루즈. 스트리프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젊은 여배우의 명단입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스트리프.. 더보기 '인터내셔널' 은행은 악당입니까. 미국 영화는 끝없이 새로운 악당을 창조해왔습니다. 주인공에게 제압당할 상대역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냉전 시대엔 공산주의 스파이가 악당이었습니다. 때론 외계인이 까닭없이 미국만 골라 침략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냉전시대 핵전쟁에 대한 공포로 해석하는 평론가들이 있습니다. 한때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리스트, 때론 아프리카 군벌이 악당이었습니다. 21세기형 첩보물의 전범이 된 '본' 시리즈에 이르면, 적이 사라져 존립기반을 잃어버린 미국의 정보 기관 자체가 악당으로 떠오릅니다. 이번주 개봉작 의 악당은 다국적 은행입니다. 인터폴 형사 루이(클라이브 오웬)는 전세계 190개국에 손을 뻗친 다국적 은행 IBBC의 비리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IBBC의 실체에 접근하던 동료가 살해당하는 광경을 .. 더보기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어떤 지도자를 원하십니까. 지난 대선 때 각자 다른 후보의 이름에 기표했듯이, 원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시민마다 다를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도 사람인지라, 시민 개개인이 꿈꿔온 완벽한 이상형의 지도자는 될 수 없겠죠. 그러므로 민주주의 사회의 지도자는 각기 다른 국민의 바람을 최대한 넓게 수용할 배포와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전 세계로 시선을 넓힌다 해도 이런 지도자는 흔치 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이 소수의 위대한 지도자에 속합니다. 4일 개봉하는 는 만델라의 집권 초반기를 그립니다. 배우 모건 프리먼은 만델라에 관한 영화를 오랫동안 구상했는데, 그의 삶 전체를 영화로 옮기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결국 그는 남아공 대표팀의 1995년 .. 더보기 영화 <클로이> 줄리앤 무어 줄리앤 무어(49)는 위기의 중년 여성입니다. 남편과 아이가 바깥으로 나도는 사이, 그녀는 홀로 집에 머뭅니다. 직업이 있든 없든 그녀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러나 그녀는 섣불리 화내지 않습니다. 그녀의 차분함은 이중인격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선택은 늦지만 무겁습니다. 25일 개봉작 에서 무어는 다시 한 번 위기의 중년 여성이 됩니다. 캐서린(무어)은 능력있는 산부인과 의사, 남편 데이비드(리엄 니슨)는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음대 교수입니다. 캐서린은 남편을 위해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데, 남편은 그날따라 늦고 맙니다. 이후 캐서린은 남편을 의심하고, 급기야 남편을 시험하기 위해 아름다운 고급 콜걸 클로이(어맨다 사이프리드)를 부릅니다. 데이비드에게 접.. 더보기 ‘신화 없는 미국’의 콤플렉스가 보이나요 미국의 신화는 무엇입니까.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간 적이 있습니다. 이 도시는 처음 설계를 시작할 때부터 건물 한 채, 길 하나까지 의미를 가진 계획도시였습니다. 계단의 개수에까지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런 ‘강박적 의미부여’는 미국의 짧은 역사에 기인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의미를 가질 시간이 없었기에, 의미를 힘들게 만들어 낸 셈이지요. 11일 개봉하는 은 고대 그리스 복장을 하고 삼지창을 든 거인이 뉴욕에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 거인이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이라고 말합니다. 형제 사이인 포세이돈과 제우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제우스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자신의 번개를 누군가가 훔쳐갔다고 역정을 내면서 포.. 더보기 영화 <위핏> 드루 배리모어 드루 배리모어는 ‘돌아온 탕아’입니다. 이 탕아는 오늘의 행복을 만끽할 줄 알되, 어제의 고통도 잊지 않습니다. 한때 힘든 시절을 보냈던 ‘언니’는 이제 방황하는 ‘여동생’에게 연민과 연대의 시선을 보냅니다. 18일 개봉하는 (원제 Whip it)은 배리모어의 감독 데뷔작입니다. 할리우드의 정상급 여배우가 직접 메가폰을 잡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만, 10년 전부터 영화 제작에 뛰어들어 크고 작은 성공을 거뒀던 그가 연출에 욕심을 내는 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영화의 주인공은 10대 후반의 소녀 블리스. 블리스는 극성스러운 엄마의 손에 이끌려 지역의 청소년 미인대회에 참여하곤 하지만, 마음은 몸에 맞지 않는 드레스를 입은 듯 불편합니다. 어느날 블리스의 눈 앞에 신천지가 펼쳐집니다... 더보기 맨 온 와이어 당신은 얼마나 큰 꿈을 꾸고 있습니까. 프랑스 출신 곡예사 필리페 페티의 특기는 외줄타기였습니다. 페티는 20세 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두 첨탑 사이 외줄을 건넜고, 2년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철제 아치 다리인 호주 시드니의 하버 브리지 횡단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목표는 17세의 페티가 치과 대기실에서 신문을 뒤적였을 때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건설 중이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소년은 이 거대한 쌍둥이 빌딩을 그려놓고는 두 건물의 꼭대기 사이에 줄을 하나 그었습니다. 페티와 그의 친구들이 이 전대미문의 도전에 성공하는 이야기가 2월4일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에 담겨있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페티 일당이 ‘거사’에 성공한 것은 1.. 더보기 500일의 썸머 여자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까? 한다고 했는데, 정말 사랑했는데, 지난번 여자친구가 왜 날 차버렸는지 몰라, 오랫동안 울었고 그보다 오랫동안 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요. 그런 남자분이라면 이번주 개봉작 를 보고 다시 한번 손수건을 꺼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 톰 같은 이를 우연하게라도 만난다면, 절로 악수를 건네고 심지어 술이라도 한 잔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죠. (경향신문 자료사진) 톰은 같은 직장의 썸머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하지만 썸머는 사내 최고의 미녀라 톰에게는 언감생심입니다. 둘은 소수의 열광적 지지자를 거느린 영국 밴드 ‘더 스미스’를 좋아한다는 취향을 공통분모로 조심스레 접근합니다. 톰은 여전히 머뭇거리지만, 썸머는 먼저 과감히 입술을 포갭니다. 그렇게 둘은 연애를 시작합니다. 톰.. 더보기 절망의 끝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나요 아직도 2009년을 살고 계십니까. 코맥 매카시의 는 읽어나가기 힘든 소설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문장에 어려운 개념이나 비유도 없지만, 한 페이지 넘기는 것이 쇳덩이를 달고 발걸음을 떼는 기분이었습니다. 책장 사이엔 재가 뿌려져 있고, 표지 어딘가에서는 시신 썩는 냄새가 났습니다. 7일 개봉하는 영화 도 원작의 분위기를 닮았습니다. 비고 모텐슨(반지의 제왕)이나 샤를리즈 테론(몬스터) 같은 스타가 나온다거나, 대중에게 친숙한 매체인 영화로 옮겨졌다고 해서 한줄기 빛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2010년을 맞이하며 기분 좋게 볼 영화가 아니란 뜻이죠. (경향신문 자료사진) 모든 것이 불타버린 세계. 아버지와 아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슈퍼마켓용 카트에 물건을 싣고 남쪽으로 향합니다. 곳곳에는 물건을 빼앗으려.. 더보기 2009년, 이 영화 어땠습니까 당신에게 2009년은 무엇이었습니까. 해가 가기 전에 잠시 멈춰서서 무엇이든 ‘베스트 10’을 뽑아보시겠습니까. 12월31일과 1월1일은 같은 해가 뜨고 지는 날이겠지만, 사람의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심상은 전혀 다릅니다. 이 시점에서 나만의 ‘베스트 10’을 뽑는 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별의별 베스트 10을 다 뽑았더군요. 음반, 영화, 전시회, 소설 등에서부터 녹색 아이디어, 과학의 발견, 야한 농담, 반짝 스타, 어색한 순간 베스트 10 등을 선정했습니다. 이 영화지면에선 전통적·주관적으로 2009년의 영화 베스트 10을 뽑겠습니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를 5편씩 나눴습니다. 1. 그랜 토리노 (경향신문 자료사진) 올해 단 한 편의 영화를 뽑자면 대답은.. 더보기 ‘엘라의 계곡’ ‘일렉트릭 미스트’ 토미 리 존스 토미 리 존스(63)는 늙고 고지식한 경찰입니다. 논두렁처럼 깊게 팬 주름살은 이 늙은 경찰이 세상에 대해 짊어진 근심에 비례합니다. 공교롭게도 토미 리 존스가 주연한 영화 2편이 한 주 간격으로 잇달아 개봉했습니다. 지난주 개봉한 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나온 수많은 이라크전 영화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감성과 세계를 파악하는 이성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진지함 때문에 2007년작인 이 영화가 한국에선 가까스로 지각 개봉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에서 존스는 조국의 이상에 대한 신념, 군인으로서의 명예에 가득찬 전직 군 수사관 행크 역을 맡았습니다. 행크는 아들 마이크가 군인이 되길 바랐고, 아버지의 바람대로 마이크는 입대해 이라크전에 파병됐다가 귀국합니.. 더보기 가족을 사랑하는 ‘21세기 마초’ 제라드 버틀러(40)는 지금 가장 뜨거운 ‘마초’입니다. 멜 깁슨과 러셀 크로가 늙거나 뚱뚱해진 사이, 버틀러는 비릿한 수컷 냄새를 물씬 풍기며 스크린 한가운데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버틀러가 선배 마초들과 가장 다른 점은, 그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달 10일 개봉예정인 은 ‘가족사랑형 마초’로서의 버틀러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영화입니다.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던 클라이드(버틀러)는 난데없이 들이닥친 2명의 무장강도에게 아내와 딸을 잃습니다. 범인은 곧 붙잡히지만, 둘 모두에게 유죄 판결을 받게 할 자신이 없던 검사 닉(제이미 폭스)은 유리한 증언을 받는 대가로 한 명의 죄를 경감해줍니다. 분노한 클라이드는 모습을 감춥니다. 10년 뒤 다시 나타난 클라이드는 범인은 물.. 더보기 솔로이스트, 열정이 넘쳐 미치도록 빠진다면… 미치도록 열광해 본 적이 있습니까. 19일 개봉한 외화 (원제 The Soloist)는 미치도록 연주하다 정말 미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와 교감하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기삿거리를 찾아 헤매는 LA타임스의 기자 스티브(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혼잡한 도심에서 아름다운 현악기 소리를 듣습니다. 연주의 주인공은 정신이 온전치 않아 보이는 노숙자 다니엘(제이미 폭스). 스티브는 다니엘이 한때 줄리아드 음대에 다닐 정도로 촉망 받는 연주자였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그의 사연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에게 좋은 악기를 선물하고, 노숙자를 위한 쉼터로도 안내해 정상적인 삶의 궤도로 올려주려 합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너무 오래, 멀리 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의 조 라이트가 연출했습니다. 연주자로서의 밝.. 더보기 요즘 사랑 때문에 죽은 사람 있나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스스로에게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권총은 사랑하는 여인 샤로테의 남편에게서 빌렸죠. 샤로테는 베르테르가 자살을 결심한 것을 알면서도 남편의 권총을 손수 내주었습니다. 책의 인기와 함께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는 베르테르가 입었다는 노란 조끼가 유행했고, 베르테르처럼 자살을 결심한 젊은이도 늘었습니다. 하나 이 모든 건 낭만주의의 물결에 휩쓸렸던 200여년 전 유럽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연인이 사랑하고 이별하지만, 그 속도는 빠르고 상처는 가볍습니다. 이제 사랑의 상처는 하룻밤 눈물이나 소주 두어병, 혹은 미니홈피에서 상대방의 사진을 삭제하는 것으로 쉽게 치유됩니다. 그러므로 요즘 사랑 때문에 죽을 확률은 신종 플루 치사율 0.03%, 마른 하늘에 날.. 더보기 ‘잭슨왕국’의 영원한 왕 마이클 잭슨은 ‘팝의 왕’(King of Pop)이었습니다. 왕권을 넘어 신성을 획득한 그는 현대의 대중문화계에 신정일치의 왕국을 건설했습니다. 이제 왕은 서거했고, 왕국은 무너졌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와 같이 전능한 왕은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잭슨은 네번째 월드 투어 ‘디스 이즈 잇’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올해 6월25일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습니다. ‘디스 이즈 잇’ 투어는 7월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전세계를 돌며 50일간 예정돼 있었습니다. 28일 전세계에서 동시 개봉해 2주간 한정 상영되는 은 올 3~6월 진행된 리허설 장면과 콘서트용 영상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입니다. 리허설 무대의 잭슨은 ‘제대로 공연할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닐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몸.. 더보기 ‘9:나인’ 홀로 깨어있는 한밤중에 냉장고가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기계엔 마음도 영혼도 없습니다. 인간의 편리에 따라 만들어졌다가, 소용 없으면 그뿐입니다. 그러나 자꾸만 냉장고가 홀로 울고, 시계가 땀을 흘리며, 자동차가 하품을 하는 듯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애니메이션 은 2009년 9월9일 개봉했습니다. 영화 제목에 숫자 9가 들어가기 때문에 개봉 날짜를 이날로 맞춘 모양입니다. 신인 감독 쉐인 액커보다 먼저 눈에 띄는 이름은 공동 제작자인 팀 버튼(, )과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입니다. 일라이저 우드, 제니퍼 코넬리 등이 목소리 연기를 했습니다. 폐허뿐인 지구에 생명을 가진 무언가가 눈을 뜹니다. 외형은 기계 장치가 달린 봉제 인형처럼 보이고, 등에는 숫자 9가 적혀 있습니다. 그는 다른 숫..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