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관한 세 편의 책-<몸으로 역사를 읽다>, <통증연대기>, <중세 몸의 역사>
▲몸으로 역사를 읽다 한국서양사학회 엮음 | 푸른역사 | 404쪽 | 1만8500원 당신의 몸은 당신만의 것인가. 그렇지 않다. 당신의 몸을 두고 한 사회의 문화, 경제 조건, 종교 권위, 정치 권력이 쟁투하고 있다. 당신의 다이어트 전략, 당신의 학교와 직장 내 몸가짐, 심지어 당신의 성적 취향까지. 당신이 자연에서 물려받은 본성만으로 구성한 것은 없다. 몸을 이 같은 ‘사회적 구성물’로 바라보는 현대의 학자들은 미셸 푸코의 논의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물론 마르크스와 엥겔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등 학자는 물론 천재적인 예술가 찰리 채플린까지 이 같은 관점을 진작 견지했다. 하지만 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식, 권력, 주체의 작용을 푸코처럼 진득하고 다양하게 이야기한 사람은 없었다. 1975년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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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광, 독재자, 사업가, 슈퍼스타. 가디언의 스티브 잡스 오비추어리.
가끔 하는 취미인 가디언의 오비추어리 번역. 난 스티브 잡스에 대해 다소 시큰둥했는데, 다들 하도 이야기를 하기에 가디언의 오비추어리를 찾아봤다. 좀 늦긴 했지만, 스티브 잡스 전기 출간일에는 맞췄다고 억지로 생각해본다. "당신은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컴퓨터 관련 용어는 얼렁뚱땅 넘어갔음. 비교하려면 원문으로) 솔직히 잘생겼다. 빌 게이츠는 너드 분위기가 풍기는데, 잡스는 유쾌한 사기꾼 분위기를 낸다. 56세의 나이에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성공적인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전세계 소비자 가전 시정에 전례없는 파장을 일으켰다. 10여년 전, 그는 파산 직전의 애플을 인수한 뒤 800억 달러의 자산 가치를 갖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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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는 어디인가-잭 런던과 코맥 맥카시의 경우
코맥 맥카시(위)와 잭 런던 한반도란 땅덩이는 여기 봐도 사람, 저기 봐도 사람이라 어디 개척하겠다고 나설 데도 없지만, 그래서 한때 확인할 길 없는 '만주 벌판' 운운하는 농담이 나왔겠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한국과 조건이 달라, 인구가 늘어나 동부 연안이 좁아지자 금이 묻혀있다고 소문난 서부로 달려가는 모험가, 건달, 사기꾼, 부랑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서부엔 샌 프란시스코니, 로스 앤젤레스니, 샌 디에고니 하는 도시들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19세기엔 거의 아무 것도 없었다. 그때의 모험 혹은 한탕의 정신은 1세기쯤 지난 뒤 낭만화됐고, 발빠른 영화인들은 서부의 '신화'를 영화로 만들어 장르로 정착시키기도 했고, 아마 소설에도 비슷한 장르가 있는 것 같다. 잭 런던이 태어난 187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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