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는 명품백, 서대문형무소는 엽기테마파크, <서울건축만담>
건축가 최준석, 차현호씨는 소설가 김연수, 김중혁씨의 릴레이 에세이를 모델로 삼아 '건축 만담'을 구상했다고 한다. 건축가들이 자신들의 책을 '건축책'이라고 취급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재미있는 만담 같은 책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실제 책으로만 보면 한국 건축가들은 모두 철학자 같다) 기사는 둘을 인터뷰한 후 책 내용과 섞어서 구성했다. 책은 꽤 술술 읽힌다. 이 남자들, 치맥(치킨과 맥주)만 15년째다. 1999년 1월 한 대형설계사무소 면접장에서 만난 이후 한 달에 1~2번은 치맥을 먹었다. 만나면 건축 이야기, 사는 이야기, 시시껄렁한 농담을 했고, 티격태격 다투기도 했다. 그 사이 한 명은 자신의 사무소를 차렸고, 한 명은 대형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각자 몇 권의 건축책을 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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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 <휴먼 스테인>과 <화장>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을 어렵게 읽은 김에 현대 미국 작가의 소설을 좀 더 읽고 싶어졌다. 책꽂이를 살피니 필립 로스의 두 권짜리 책이 있었다. . 난 보지 못했지만, 앤서니 홉킨스와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로 알려진 작품이다. 읽어보니 은 영화 제작자들이 탐낼만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인습을 넘는 사랑, 그에 대한 질투, 살인, 오해 받는 남자, 인종 갈등, 가족간 불화 등. 이 소설의 통속적인 고갱이만 뽑아내니 이렇다. 허나 영화가 소설을 얼마나 담아냈는지는 좀 궁금하다. (솔직히 회의적이다) 앤서니 홉킨스는 의심의 여지 없이 좋은 배우다. 70대에 접어들어서도 젊은이같은 활력을 보이며, 자신의 주장에 굽힘이 없고, 오만한데다 독선적인 동시 지적이며, 세상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혹은 우연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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