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도자를 원하십니까.


지난 대선 때 각자 다른 후보의 이름에 기표했듯이, 원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시민마다 다를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도 사람인지라, 시민 개개인이 꿈꿔온 완벽한 이상형의 지도자는 될 수 없겠죠. 그러므로 민주주의 사회의 지도자는 각기 다른 국민의 바람을 최대한 넓게 수용할 배포와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전 세계로 시선을 넓힌다 해도 이런 지도자는 흔치 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이 소수의 위대한 지도자에 속합니다. 4일 개봉하는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는 만델라의 집권 초반기를 그립니다.
배우 모건 프리먼은 만델라에 관한 영화를 오랫동안 구상했는데, 그의 삶 전체를 영화로 옮기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결국 그는 남아공 대표팀의 1995년 럭비 월드컵 우승과 이를 뒷받침한 만델라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했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만델라가 교도소에서 풀려나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자, 그때까지 권력을 잡고 있던 백인들은 냉소합니다. “테러리스트가 대통령이 되다니, 우리나라도 망했군.”
취임 첫날, 만델라는 어수선한 집무실에 도착합니다. 짐을 꾸려 떠날 준비를 하는 백인 직원들을 모은 뒤 만델라는 말합니다. “떠나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피부색, 언어, 이전 정부와 일했던 경력 때문에 떠나려 한다면 남아주십시오. 저는 여러분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백인들은 여전히 회의합니다. 흑인들 역시 한때 자신들을 죽이려 했던 백인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현실에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만델라는 백인 중심의 럭비팀을 적극 지원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럭비팀의 월드컵 우승은 만델라에게 ‘정치적 영감’입니다.


3S(스포츠, 섹스, 스크린)의 하나인 스포츠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책략이라고 삐딱한 시선을 보낼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영화 속 만델라도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결과 중심입니다.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만델라는 사회 통합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뻔하지만 확실한 수단을 쓰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책략을 추동하는 것은 만델라라는 인물의 리더십과 인격입니다.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인 럭비팀 주장 피나르는 만델라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자신을 27년간 가둔 자들을 용서할 수 있죠.” 만델라는 말합니다. “용서는 영혼을 해방시키고 공포를 없애주지. 그래서 가장 강력한 무기일세.”


탁월한 리더십도, 닮고 싶은 인격도 없는 인물이 지도자라면, 아무리 기묘한 책략도 소용이 없을 겁니다. 우린 기꺼이 따르고 싶은 지도자를 가진 적이 있습니까. 당신은 우리의 지도자 중 누구를 떠올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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