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은 말을 잘 했다. 표현이 유려하다거나 말이 많다기보다는, 자신이 생각한 바를 정확하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런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말을 넘어 그 속의 진심이 넘어다 보이는 경우가 있다. <참을 수 없는>에서도 추자현은 영리한 연기를 했다. 게다가 여배우로서의 중요한 능력, 즉 매력을 발산한다.
난 원래 그가 이전 작품(사생결단, 미인도, 실종)에서 보여준 것 같은 연기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한국에서 '열연'에 대한 칭찬은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난 그가 억지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서 열연했다고 믿게 됐다.
추자현이 앞으로 좋은 작품을 선택해 오랫동안 스크린에 섰으면 한다.
추자현은 자신의 5번째 영화 <참을 수 없는>에서 “깔깔대고 웃는 연기가 처음”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영화 속 추자현은 마약중독자거나 지독한 짝사랑을 하거나 연쇄살인마와 대결해야 했다.
<참을 수 없는>은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를 연출한 권칠인 감독의 신작이다. 전편과 유사하게 30대 언저리 여성의 삶, 사랑, 고민을 담는다.
이 영화에서 추자현은 하루 아침에 직장과 집을 잃고 신혼의 친구집에 얹혀살기 시작한 지흔 역을 맡았다. 겉으론 행복하지만 속으론 답답한 삶을 사는 친구 경린(한수연)이 ‘나쁜 남자’ 동주(김흥수)와 불륜에 빠진 사이, 지흔은 완벽하지만 재수없어 보이는 친구 남편 명원(정찬)과 교감을 나눈다.
깔끔하게 정돈된 명원·경린 부부의 집에 들어온 지흔은 천덕꾸러기다. 술이 덜 깬 모습으로 주전자째로 물을 들이켠다. 소설을 쓰겠다고 자판을 두들기지만 제대로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자칫 혀를 끌끌 차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지만, 추자현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에 지흔은 활기를 얻었다. 관객은 이 주책없고 한심하고 무능력한 인물을 심지어 사랑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추자현으로서는 첫 주연작이다.
“제가 못하겠으면 주인공을 줘도 안해요. 그런데 이제 추자현이 인생을 조금 알 것도 같고, 제가 지흔이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이를 숫자로 하나 더 먹어서가 아니라, 인생에 찌릿한 무엇이 있다는 걸 알겠어요.”
영화 속에서 추자현은 3분의 1 정도 술을 마시고, 3분의 1 정도 술에 취해 있다. 나머지 시간엔 담배를 피운다.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 여배우로서의 매력이 생생하다. 그러나 그는 “내가 예뻐 보여서 얻는 게 뭐냐”고 되물었다.
“인기가 아니라 연기를 얻고 싶어요. 여배우로서 예쁜 모습을 보여서 얻는 행복도 좋지만 캐릭터를 분석해서 표현하고 영화에 빠지는 것이 더 행복해요.”
추자현은 이 영화에서 술취해 넋두리하는 연기를 실감나게 한다. 권 감독은 추자현이 실제 술을 마시면 눈동자가 불그스름해지는 걸 알아채고는 연기를 하면서 눈동자 색깔까지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추자현은 그렇게까지 하진 못했지만 눈물이 나올 듯 말 듯 그렁그렁하는 모습은 표현했다며 흡족해했다.
<참을 수 없는>도 그랬지만 이전 작품에서도 추자현은 대역 없는 베드신을 선보였다. 그는 “베드신을 찍는데는 확신이 필요하다. 확신이 없는데 대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찍는 건 매우 위험하다. 확신만 있다면 베드신 연기는 다른 연기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사생결단>으로 영화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 추자현은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드라마 <카이스트>로 인기를 얻고, <명랑소녀 성공기>로 CF를 찍었지만, 당시의 자신을 배우로 볼 수 없다고까지 했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새 일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누군지조차 잃어버린 시절이었다. ‘무언가 다른 것’을 하고 싶긴 한데, 20대 초반의 여배우에게 진지하고 과감한 역을 맡길 연출자는 없었다.
“데뷔했다고 다 연기자는 아니잖아요. 영화를 하면서부터 저는 비로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따지면 제가 배우가 된지는 얼마 안되죠. 전엔 감독 눈치를 보면서 시키는 대로 했다면, 이제 같이 만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그는 일을 시작하면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는 타입이라고 했다. 현장에선 대본 보면서 분석하기에 바빠 거울 들여다볼 시간도 없다고 밝혔다. 성격이 소탈한 것 같지만, 일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힘을 쏟아부어 평소에는 집에 있는 성격이다.
추자현은 언젠가 “영화 보는 내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답이 안 나오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역할은 몸과 마음이 다 힘들지 않으냐’는 우문에는 “힘들다. 그런데 행복하다”는 현답을 내놨다.
<참을 수 없는>은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를 연출한 권칠인 감독의 신작이다. 전편과 유사하게 30대 언저리 여성의 삶, 사랑, 고민을 담는다.
이 영화에서 추자현은 하루 아침에 직장과 집을 잃고 신혼의 친구집에 얹혀살기 시작한 지흔 역을 맡았다. 겉으론 행복하지만 속으론 답답한 삶을 사는 친구 경린(한수연)이 ‘나쁜 남자’ 동주(김흥수)와 불륜에 빠진 사이, 지흔은 완벽하지만 재수없어 보이는 친구 남편 명원(정찬)과 교감을 나눈다.
깔끔하게 정돈된 명원·경린 부부의 집에 들어온 지흔은 천덕꾸러기다. 술이 덜 깬 모습으로 주전자째로 물을 들이켠다. 소설을 쓰겠다고 자판을 두들기지만 제대로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자칫 혀를 끌끌 차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지만, 추자현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에 지흔은 활기를 얻었다. 관객은 이 주책없고 한심하고 무능력한 인물을 심지어 사랑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추자현으로서는 첫 주연작이다.
“제가 못하겠으면 주인공을 줘도 안해요. 그런데 이제 추자현이 인생을 조금 알 것도 같고, 제가 지흔이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이를 숫자로 하나 더 먹어서가 아니라, 인생에 찌릿한 무엇이 있다는 걸 알겠어요.”
영화 속에서 추자현은 3분의 1 정도 술을 마시고, 3분의 1 정도 술에 취해 있다. 나머지 시간엔 담배를 피운다.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 여배우로서의 매력이 생생하다. 그러나 그는 “내가 예뻐 보여서 얻는 게 뭐냐”고 되물었다.
“인기가 아니라 연기를 얻고 싶어요. 여배우로서 예쁜 모습을 보여서 얻는 행복도 좋지만 캐릭터를 분석해서 표현하고 영화에 빠지는 것이 더 행복해요.”
추자현은 이 영화에서 술취해 넋두리하는 연기를 실감나게 한다. 권 감독은 추자현이 실제 술을 마시면 눈동자가 불그스름해지는 걸 알아채고는 연기를 하면서 눈동자 색깔까지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추자현은 그렇게까지 하진 못했지만 눈물이 나올 듯 말 듯 그렁그렁하는 모습은 표현했다며 흡족해했다.
<참을 수 없는>도 그랬지만 이전 작품에서도 추자현은 대역 없는 베드신을 선보였다. 그는 “베드신을 찍는데는 확신이 필요하다. 확신이 없는데 대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찍는 건 매우 위험하다. 확신만 있다면 베드신 연기는 다른 연기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사생결단>으로 영화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 추자현은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드라마 <카이스트>로 인기를 얻고, <명랑소녀 성공기>로 CF를 찍었지만, 당시의 자신을 배우로 볼 수 없다고까지 했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새 일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누군지조차 잃어버린 시절이었다. ‘무언가 다른 것’을 하고 싶긴 한데, 20대 초반의 여배우에게 진지하고 과감한 역을 맡길 연출자는 없었다.
“데뷔했다고 다 연기자는 아니잖아요. 영화를 하면서부터 저는 비로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따지면 제가 배우가 된지는 얼마 안되죠. 전엔 감독 눈치를 보면서 시키는 대로 했다면, 이제 같이 만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그는 일을 시작하면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는 타입이라고 했다. 현장에선 대본 보면서 분석하기에 바빠 거울 들여다볼 시간도 없다고 밝혔다. 성격이 소탈한 것 같지만, 일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힘을 쏟아부어 평소에는 집에 있는 성격이다.
추자현은 언젠가 “영화 보는 내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답이 안 나오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역할은 몸과 마음이 다 힘들지 않으냐’는 우문에는 “힘들다. 그런데 행복하다”는 현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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