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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배우를 말한다

배우가 하면 한다. <페이스메이커>의 김명민 /강윤중 기자 ‘메소드 연기’란 극중 인물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연기 방법을 말한다. 한국의 수많은 배우들이 메소드 연기를 추종하지만, 김명민(39)만큼 이 방법론을 철저하게, 심지어 고지식하게 적용하는 배우도 드물 듯하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에서 김명민은 한물간 마라톤 선수 주만호로 등장한다. 친구가 운영하는 치킨집에서 배달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다시 한번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다. 주만호의 쓰임새는 젊은 금메달 유망주를 위한 ‘페이스메이커’.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하는 젊은 선수를 위해 30㎞ 지점까지 안정적으로 속도감 있게 뛴 뒤 스스로 물러나는 일이다. 평생 자신을 위해선 뛰어본 적이 없는 주만호는 다시 한번 페이스메이커가 되기로 한다. 그러나 가족, 대표팀 동료의 시선은 탐탁.. 더보기
이민정이라 쓰고 대세라고 읽는다.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은 하고 싶은 의도를 명확히 말하고,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방법을 아는 인터뷰이였다. /사진 이석우 기자 이민정(29)은 요즘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보며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버스 옆구리에 자신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찍힌 포스터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2012년 만날 첫 한국영화인 (1월5일 개봉)는 이민정의 첫 타이틀롤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이민정은 왕년의 아이돌 그룹 출신 라디오 DJ 신진아로 등장한다. 이제는 알아보는 이 많지 않은 연예인이지만, 자존심만은 전성기 못지않다. 청취율이 저조해 폐지 위기에 몰린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에 새 PD 이재혁(이정진)이 투입된다. 신진아와 이재혁은 티격태격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다. 그 와중에 청취자의 애절한 사연과 노..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큰 상실. 니콜 키드먼과 <래빗홀> 니콜 키드먼(44)은 아름답지만 따분한 금발 미녀처럼 보인 적이 있습니다. 지금 그는 우리를 대신해 영혼의 심연으로 모험을 떠나는 예술가입니다. 최근 개봉한 은 키드먼이 주연을 맡고 제작까지 겸한 작품입니다. 키드먼은 원작 연극을 본 뒤 영화화를 결심했고, 상대 남우 아론 에크하트, 감독 존 카메론 미첼을 끌어들여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영화는 6세 아이를 잃은 지 8개월이 된 부부를 그리고 있습니다. 일터에 나가고 가끔 웃지만, 부부는 여전히 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내 베카는 집안에 남아있는 아이의 흔적을 하나 둘씩 지우지만, 남편 하위는 그런 흔적으로라도 아이를 간직하고 싶어합니다. 베카는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소년과 우연히 재회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고, 하위는 아이 잃.. 더보기
메릴 스트립의 마거릿 대처, <철의 여인> 배우들이 유명한 실존 인물을 코스프레하는데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편인데, 가끔 예외가 있다. 메릴 스트립의 마거릿 대처 연기도 그렇다. 앤서니 홉킨스의 닉슨 연기에 비견될 수 있을까. 에 자극받은 미국인들이 로널드 레이건에 대한 영화를 만들 것인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연기한 은 어떤 인물이 될 것인가. 궁금하다. 아래는 관련 보도자료. The Iron Lady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 ‘마가렛 대처’로 돌아온 메릴 스트립! 타임지 선정 ‘2011 올해의 영화배우’! 제76회 뉴욕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에 이어, 제68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올라 강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11년간 최장기 재임기록을 남긴 ‘마가렛 대처.. 더보기
유아인, 장근석, 송중기, 충무로 남우의 세대 교체. 우연일수도 있겠지만, 최근 젊은 남자 배우 3명을 잇달아 인터뷰했다. 이런 일은 여기자가 했으면 더욱 좋아했을 것 같긴 하지만. 시간순대로 유아인, 장근석, 송중기였는데, 앞의 두 명은 영어로 치면 offbeat했고(한국어로 적합한 표현이 있긴 하지만, 여기 쓰긴 힘들다), 송중기는 normal했다. 이들이 한국영화 남우의 인력풀을 넓히면 좋겠다. 펫처럼 웃고 있는 장근석/권호욱 선임기자 한국영화에 새로운 얼굴과 감성의 남자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이들은 자신의 본격적인 첫 주연작을 내놓거나,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한국영화 남우의 풀을 넓히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남우는 송강호, 김윤석, 설경구 등 40대 연기파였다. 이들은 연극 무대에서 연마된 연.. 더보기
미쳐주세요. 니콜라스 케이지 난 '니콜라스'라고 썼지만, 회사의 표기 원칙상 '니컬러스'로 바뀌어 나옴. 미친 감독과 배우도 있어야지, 다들 제정신이면 무슨 재민겨. 다만 내 옆에만 없으면 됨. '허리 아픈 남자' 연기에 일획을 그은 니컬러스 케이지의 구부정한 자세. 니컬러스 케이지(47)는 추락할 때 멋있고 정상에 있을 때 못났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가 더욱 더 깊은 곳으로 추락하도록 부추겨야 합니다. 지난주 개봉한 에서 케이지는 오랜만에 제대로 추락했습니다. 미국 뉴올리언스의 형사 맥도나(케이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와중에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사람을 구하다가 큰 부상을 입습니다. 이후 맥도나는 가까스로 경찰직에 복귀하지만, 허리 통증이 심해 마약에 의지하는 신세가 됩니다. 맥도나는 압류하는 마약마다 자기 주머니에 넣고, .. 더보기
사랑은 공짜입니다. <티끌모아 로맨스>와 송중기 인터뷰 '사랑은 공짜'라는 이 영화의 메시지가 정말 사랑스럽다. 비록 20대의 나는 그런 공짜를 별로 누린 적이 없는 것 같지만. 나도 저런 셔츠 있는데. /김기남 기자 텔레비전 사극에서 만났던 부잣집 도련님, 품위 있는 왕은 잊어도 좋겠다. 영화 (감독 김정환)에서 송중기(26)는 돈은 없지만 하고 싶은 건 많은 백수 천지웅으로 등장한다. 그래도 노력이나 하면 좋을텐데, 지웅은 미래를 위한 설계는커녕 현재를 위한 대책도 없다. 용돈 떨어지면 집에 손 벌리고 집세 밀리면 집주인에게 사정하는 처지지만, 그래도 20대로서의 신체적 욕구는 여전히 왕성하다. 구질구질한 묘사의 정점은 지웅이 바지 속에 손을 넣고 벅벅 긁어대는 장면.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리허설을 하던 송중기가 이 동작을 시연하자 감독이 실전에서도 그대.. 더보기
김혜나, 박희본, 김꽃비. <돼지의 왕>의 여배우들+<돼지의 왕> 리뷰 의상 쇼핑몰 본투본 대표 박희본씨, 뮤지컬 배우 김혜나씨, 일본과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는 월드스타 김꽃비씨(왼쪽부터) /강윤중 기자 애니메이션에서 여자 성우가 소년 목소리를 맡는 일이 드물지는 않다. 그러나 세 여배우가 돼지같이 굴욕적이고 개처럼 폭력적인 남자 중학생의 목소리를 연기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애니메이션 에서 목소리 연기한 배우 김혜나(31), 박희본(28), 김꽃비(25)를 만났다. 김혜나는 악바리 같은 성격으로 교실 내의 혁명을 주도하는 김철, 박희본은 중산층의 나약한 황경민, 김꽃비는 가난하고 과묵한 정종석 역을 맡았다. 연상호 감독은 변성기 전의 중학생 목소리 연기를 애초부터 전문 성우가 아닌 여배우에게 맡길 생각을 하고, 이들에게 대본을 보냈다고 한다. “대본을 받고 재미있게 읽었는.. 더보기
레드카펫은 구리다. <완득이>의 유아인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유아인. 체지방이 거의 없어서 한 달만 운동해도 몸이 만들어진다는 유아인. 안녕, 난 유아인이라고 해/김기남 기자 (1997)의 정우성이 두 손을 놓고 오토바이를 탔을 때, (2004)의 강동원이 우산 뒤로 감춰졌던 얼굴을 내보였을 때, (2004)의 권상우가 쌍절곤을 돌렸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청춘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이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동안 뜸했다. 연기파 중진 배우가 한국영화를 풍요롭게 했지만 스크린을 반짝이게 하면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 청춘스타는 없었다. 유아인(25)이 새로운 청춘스타가 될 수 있을까. 20일 개봉하는 (감독 이한)를 보면 그럴 수 있을 듯하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청소년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유아인은 고교생 도완득 역을 맡.. 더보기
바다 같은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바르셀로나 뒷골목을 고독한 표정으로 걷는 바르뎀. 아디다스 추리닝 색깔 좋다. 하비에르 바르뎀(42)은 바다 같은 배우입니다. 세상의 온갖 강이 바다로 흘러들 듯, 사람들의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등의 감정이 바르뎀에게로 흘러듭니다. 13일 개봉한 로 바르뎀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의 섬뜩한 악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합니다. 조울증을 앓은 아내와 헤어진 뒤 홀로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욱스발(바르뎀). 그는 중국, 세네갈 등지에서 온 불법 이주 노동자의 일자리를 알선하고, 경찰에게 뇌물을 줘 단속을 무마해주는 브로커입니다. 그는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능력도 있어 가끔 영매로 일하기도 합니다. 몸이 좋지 않아 .. 더보기
영리한 전도연 의 완성도에 대해선 이견이 있겠지만, 전도연이 영리하고 좋은 배우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어깨에 저런 뽕을 넣은 옷을 3년 뒤 보면 어떤 느낌일까. 코디는 3년 뒤에도 전도연과 같이 일하고 있을까. 전도연(38)은 신작 에서 예쁘게 나오기로 작정을 했다. 그는 만나는 남자마다 유혹해 돈을 빌린 뒤 사라지는 '미모의 사기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 도시의 피아노 선생이었던 , 부잣집 가사도우미였던 와는 완전히 다른 역이다. 전도연을 최근 만났다. -말라 보인다. "체중 변동이 없는 편인데, 최근에 1kg~1.5kg 빠졌다. 얼굴 살이 빠지니 더욱 말라 보인다." -은 전작들에 비해 대중적인 영화다. "그랬으면 좋겠다.(웃음) 300만 무조건 넘으면 좋겠다. 물론 작품을 선택하는데 흥행을 염두에 두진 않는.. 더보기
낙천적인 톰 아저씨, <로맨틱 크라운> 톰 행크스도 늙었다. 벌써 50대 중반이다. 하긴 우린 뭐 아닌가. 해군 시절 취사병 경력을 살려 동네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하는 톰 행크스. 톰 행크스(55)는 미국식 낙천주의의 화신입니다. 파산하거나 사람이 죽거나 나라가 망해도 톰 행크스가 있는 한 영화는 해피엔딩입니다. 그가 (1996)에 이어 두번째로 연출한 영화 (원제 래리 크라운)이 18일 개봉합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주연도 겸했습니다. 대형 마트의 직원 래리 크라운은 근무시간중 상사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습니다. 성실하고 유쾌한 태도로 ‘이달의 직원’으로만 여덟번 선정된 크라운이었기에, 단지 고졸이라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내에게 이혼당한 상태인 그는 세간살이를 내다파는 동시, 학력.. 더보기
인생은 짧다-켄 정 인터뷰 외국 배우를 인터뷰해보면, 어쩔 수 없는 '클래스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다. 켄 정도 그런 느낌이었다. 그는 의 감초 조연 정도지만, 그의 말은 조리있고 풍부했다. 영어로 이루어지 인터뷰였지만, 한국어 인터뷰보다도 알아듣기 쉬웠다.  시리즈는 ‘미친’ 코미디다. 결혼식을 앞두고 연 ‘총각 파티’에서 인사불성이 된 세 남자들이 정신을 차린 뒤 간밤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미국의 술취한 남자들이 벌일 수 있는 황당한 행동들이 상상을 뛰어 넘어 재현된다. 2009년 1편이 개봉해 제작비의 10배 가까운 3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2편 역시 인기를 끌었다. 켄 정(한국명 정강조·42)은 로 유명세를 얻은 한국계 배우다. 이 영화에 그는 트렁크 안에 갇혀 있다가 갑.. 더보기
하지원 찬가 이건 뭐 '하지원 찬가' 수준이다. 난 그가 나오는 영화를 대단히 좋아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하지원은 좋은 배우이자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한다. 의 하지원. 고생이 많았음. 하지원(33)은 액션 배우입니다. 이렇게 부를 여배우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데 대해 한국 감독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합니다. 그가 주연한 가 이번주 개봉합니다. 이 영화는 망망대해 위 석유시추선에서 벌어지는 대원들과 정체불명 괴수의 싸움을 그립니다. 대원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하지원은 총을 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살아남습니다. 종반부 20여분은 하지원과 괴물 단 둘을 위한 무대와 다름 없습니다. 총제작비만 130억원대가 투입된 3D 블록버스터의 종반부를 홀로 책임질 한국 여배우로는 하지원 이외에는 떠오르는 이가 .. 더보기
<퀵>과 <고지전> 사이-고창석 삼청동 어느 카페에서 만난 고창석/김정근 기자 여름 성수기를 노린 대작 과 이 동시에 개봉한 20일, 얄궃은 운명을 탓한 한 남자가 있었다.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한 배우 고창석(40)이다. 고창석은 의도치 않았다고 하지만, 올해 그의 출연작 목록을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지난해 말 개봉해 올초까지 상영한 에서 시작해 , 를 거쳐 과 을 지나 촬영을 마친 과 촬영중인 와 까지, 잘 나가도 이렇게 잘 나갈까 싶다. 한국영화 감독들이 앞다퉈 찾는 배우가 된 이유에 대해 고창석은 ‘시기’와 ‘운’을 이야기했다. “관객이 제 얼굴을 알아보면서 아직 식상해 하지는 않는 시기 아닐까요. 얼굴이 친근하게 생겼다는 플러스 요인도 있겠고요.” 허나 아무리 때가 좋아도 능력, 특색 없는 배우가 인기 있을 리가 없다. 장.. 더보기
윤계상은 풍산개 지난주 개봉한 는 주말 동안 23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한다. 다만 이같은 저예산에는 배우, 특히 스태프들의 '희생'이 있었고, 가능하면 이러한 희생을 담보로 영화를 찍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의 주연 윤계상/강윤중 기자 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배달부. 영화 내내 한 마디 대사도 없이 표정과 몸짓으로만 표현한다. god 시절의 눈웃음치는 ‘장난꾸러기’, 의 ‘훈남’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화 속 윤계상의 모습 중 가장 남성미 강한 배역이다. 6㎏을 감량하며 만들어낸 근육질 몸매는 여성 관객을 위한 ‘팬서비스’다. 그는 “god 시절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 때문인지 남성적 .. 더보기
아빠가 되려는 소년, 조니 뎁 는 인어떼 장면이 볼만하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조니 뎁은 꿈꾸는 떠돌이 소년이었습니다. 이제 그는 가정을 지키는 아버지가 되려고 합니다. 뎁이 주연한 가 19일 개봉합니다. 의 네번째 편인 이 영화는 지금까지 한국에서만 총 1천160만 관객을 모은 인기 시리즈입니다. 뎁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해적선장 잭 스패로우 역할을 맡았습니다. 스패로우 선장은 할리우드가 낳은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군에 속할 겁니다. 명색이 해적인데 그리 사악해보이진 않고, 엄청난 위기를 몰고 다니지만 얼렁뚱땅 헤쳐나갑니다. 바람둥이 같은데 애인은 없고, 비겁하지만 때론 터무니없이 용감합니다. 무엇보다 스패로우, 나아가 해적을 규정하는 특징은 정착하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보물을 찾아 망망대해를 떠돌고, 어쩌다 뭍에 닿아도 싸구려.. 더보기
불량식품 같은 남자, 스티븐 시걸 난 스티븐 시걸을 별로 좋아한 적이 없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왠지 정이 들었다. 행복한 남자, 스티븐 시걸. 60 노인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스티븐 시걸은 불량식품입니다. 싸고 맛있지만 건강에 나쁩니다. 그러나 불량식품은 그 맛입니다.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에 대해 덜 알려진 사실이 있습니다. 시걸은 일본에서 합기도를 배워 일어를 유창하게 하고,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로서 여러 장의 음반을 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에너지 드링크를 내는 사업가이며, 독실한 불교도입니다. 그는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연출과 주연을 겸한 에서는 ‘환경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원주민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는 다국적 기업에 맞서 싸웁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팬들이 시걸을 바라보는 이미지는 한때.. 더보기
<수상한 고객들>, 류승범 김문석 기자 영화 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너스레를 잘 떨고 크게 웃고 때로 공격적일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 만난 류승범은 목소리가 침착했고 뜻을 천천히 설명했으며 때로 예민해 보였다. 형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 에 얼떨결에 출연한 것이 벌써 11년 전이다. “내가 영화배우될지 누가 알았겠나”라고 말하는 그는 어느 새 상업영화의 단독 주인공이 됐다. 신작 에서 류승범은 ‘보험왕’을 꿈꾸는 배병우 역을 맡았다. 높은 실적을 인정받아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되기 직전인 그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함부로 가입 받았던 2년전 고객들이 마음에 걸린다. 삶의 벼랑끝에 서있던 그들이 집단으로 자살이라도 한다면 병우의 경력에도 금이 간다. 병우는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삶에 의욕을 갖도록 감언이설을 푼다. “지금도 사라지.. 더보기
가부장의 권위, 로버트 드니로 회사 교열을 거치면서 '드니로'가 '데니로'로 바뀌어 나왔다. 그러나 이 블로그에서는 '드니로'를 고집하겠다. 사실 난 벤 스틸러가 더 좋다. 로버트 드니로는 가부장이었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있지 않을 때조차 그는 가부장의 권위를 보였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한국 남우들에게 좋아하는 배우를 물으면 절반 정도는 로버트 드니로를 꼽았습니다. , , , 등의 대표작에서 드니로는 갱, 베트남 참전용사, 권투선수 같이 남성적이고 강인한 역을 능란하게 소화했습니다. 한국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이 있다면 미국엔 장인과 사위의 갈등이 있습니다. 시리즈는 장인·사위 갈등을 소재로 하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31일 개봉하는 3편은 그레그(벤 스틸러)가 잭(드니로)의 사위가 된 지 10년째 되는 해에 벌어집니.. 더보기
위노나 라이더의 잔인한 열연 <블랙 스완> 딱히 위노나 라이더의 팬이었던 건 아니지만, 대런 아르노프스키는 그녀에게 에서 잔인한 배역을 맡겼다. 또 모르지. 라이더가 오히려 지금 같은 위치에서의 삶을 즐기고 있을지도. 의 위노나 라이더. 나탈리 포트먼을 앞에 두고 일장 훈계를 하고 있다. 위노나 라이더는 1990년대 할리우드의 ‘요정’이었습니다. 이제 불혹이 된 요정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이번주 개봉작 에서 그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포스터에는 이름조차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은 라이더가 아니라 그보다 10살 어린 나탈리 포트먼의 영화기 때문입니다. 니나(포트먼)는 뉴욕 발레단의 전도유망한 발레리나입니다. 예술감독(뱅상 카셀)은 새 시즌의 오프닝 작품으로 를 올리면서, 발레단의 간판스타였던 베스(라이더)를 하차시키고 .. 더보기
탕웨이 인터뷰+<만추> 리뷰 아, 탕웨이. 는 탕웨이의 얼굴에서 시작해 탕웨이의 얼굴로 끝난다. 의 매력은 우연도 아니고 리안의 마술도 아니었다. 인터뷰는 7~8개 언론이 공동으로 50분 가량 진행됐다. 이런저런 질문에 이런저런 답변이 나왔는데, 기사를 쓰는 입장에서는 어떤 답변을 리드로 써도 좋을 듯한 좋은 말들이 나왔다. 인터뷰를 한 뒤로 탕웨이가 더 좋아졌다. 인터뷰 전문과 리뷰. 사진 이석우 기자 -한국의 고전영화 리메이크에 중국 여배우가 나왔다. "감정이란 것에는 국경이 없다. 언어라는 것도 감정에 비하면 힘이 없다. 한국 영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한국영화는 처음 출연했는데, 계기나 믿음이 있나. "좋은 시나리오, 좋은 감독, 좋은 상대 배역이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 믿음이 확인됐다. 난 현장에서 유일한 중국.. 더보기
<조선명탕점: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한지민 인터뷰 한지민은 얼굴이 작고 어깨폭이 좁고 키도 작은 여자 사람이었다. 난 아래 사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보단 조금 새침하게 있는 위의 사진이 좋다. 환한 사진은 화장품 포스터 같아서. 그리고 이 영화는 김탁환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원작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한다. 사진 이석우 기자 한지민은 생각과 다르게 장난스러웠다. 준비한 질문지를 홱 채간 뒤 한참을 읽어보고 웃으며 돌려줬다. 단아한 쪽진머리를 한 조선시대 여자는 분명 아니었다. 설을 앞두고 개봉하는 영화 에서 한지민은 정조 시대 거대 상단을 이끄는 한 객주 역을 맡았다. 한 객주는 왕의 명을 받아 관료들의 비리를 파헤치는 탐정(김명민)과 그의 조수 서필(오달수) 앞에 사건의 비밀을 간직한 채 나타난다. 한지민은 등장부터 기존의 조신하고 똑.. 더보기
영화 <글러브>리뷰+유선 인터뷰 아래 사진 설명 중, 엘티 트윈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근거해 작성한 대목이 있었음을 사과드립니다. 해당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정재영은 에서 엘지 트윈스 소속 선수다. 설날 극장가 성수기를 앞두고 개봉하는 는 많은 부분에서 예상가능한 영화다. 강우석과 오랜 시간 함께한 배우, 스태프가 모여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짐작하는 만큼의 눈물과 웃음이 있고, 화면은 평균적인 한국 관객이 소화하기 좋을 정도로 구성됐다. 에서 예상을 벗어난 것은 다소 긴 상영시간(144분)뿐이다. 그러나 강우석의 예상가능한 영화들은 언제나 시장에서 통했다. 는 서너 번 크게 울리고, 여러 번 작게 웃긴다. 뻔한 대사, 뻔한 이야기, 뻔한 상황이 이어지는데 아무튼 눈물이 난다. 충주 성심학교의 .. 더보기
앤 해서웨이의 해피 엔딩, <러브 앤 드럭스> 는 1990년대 후반 미국 경제 활황기 혹은 거품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의 모습이 아주 가관이다. 신입 영업사원 연수회는 거대한 쇼같다. 이들이 의사에게 접근하려고 온갖 노력을 하는 것도 흥미롭다. 아마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결말이 좀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다. 제이크 질렌홀도 매력 있고. . 얘네들, 줄곧 이러고 논다. 앤 해서웨이는 차세대 미국의 연인입니다. 1990년대 미국의 연인이었던 줄리아 로버츠에게는 입 크기에서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의 주연작 가 13일 개봉합니다. 상대역은 에서 함께 연기한 적이 있는 제이크 질렌홀입니다. 90년대 말 미국이 배경이며 질렌홀은 대형 제약회사 영업사원, 해서웨이는 파킨슨병 초기.. 더보기
귀신 보는 남자. 차태현. 차태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할 말 다하는 남자였다. 자신의 출연작에 대한 아쉬움과 단점도 솔직히 말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사색이 될 일이지만,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쌩큐~ 차태현은 언제나 웃었다. 30대 중반에 졸지에 할아버지라 불렸어도(과속 스캔들) 일단 웃었다. 에서 차태현은 운다. 영화가 시작하면 수면제 몇 움큼을 집어 삼킨다. 수면제 자살에 실패하자 이번엔 강으로 뛰어든다. 지금까지 차태현이 맡은 역할 중 가장 어둡다. 이후 4명의 귀신이 한꺼번에 차태현을 찾아와 소원을 들어달라고 생떼다. 이들을 보내지 못하면 죽지도 못한다. 차태현은 이들에게 빙의돼 차례로 소원을 들어준다. 는 포스터만 보면 요절복통 코미디일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엔 의외로 웃음기가 적다. 오히려 종반부에 생각도 못한 줄거리.. 더보기
<김종욱 찾기>, 공유 인터뷰 만나서 얘기해보니 공유는 괜찮았다. (요즘 만난 배우는 다 괜찮은 것 같다) 대화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정연하게 말했다. 는.....뮤지컬은 보지 않았지만 영화보다 나을 것 같다. 영화의 만듦새보다는 배우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현재로선 언론 반응보다는 관객 반응이 좋다고 한다. 임수정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공유(31)는 ‘남자’다.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복근과 184㎝의 훤칠한 키는 금세 눈에 띈다. 로맨스 연기를 할 때는 여전히 “오글거린다”는 배우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할 생각이 없다. 동년배 남자 배우들이 하나같이 액션이나 스릴러로 달려가 치고 받고 싸울 때, 공유는 여성 취향의 로맨틱 코미디를 택했다. 멀리 내다보고 조급해하지 않기. 그는 영리한.. 더보기
처음부터 끝까지 스타. 장동건 장동건은, 좋은 사람 같았다. 아마도. 스타이면서 좋은 사람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비난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영화 고르는 취향이 좀 독특한 것 같기는 하지만. 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난 그 영화가 좋았다. 한국 관객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미국 관객이 좋아할 가능성이 조금은 더 클 것 같다. 한국의 영화배우들 중에서 장동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스타인 사람이 또 있을까.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도 없고, 이렇다 할 시련을 겪은 것 같지도 않다. 최근엔 아름다운 배우자와 아이까지 얻었으니, 장동건은 왕조 없는 나라에서 왕자 이야기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험담이 들릴 법도 한데, 장동건은 예외다. 에서 상대역을 맡은 케이트 보스워스.. 더보기
평범하기에더 정이 가는 남자 더스틴 호프만은 무력한 남자입니다. 그는 젊어서 무력했고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무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무력하기에, 스크린 속 호프만의 모습에 연민을 느낍니다. 영화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의 더스틴 호프만. (경향신문 자료사진) 올해로 73세인 호프만이 주연을 맡은 가 28일 개봉합니다. 극중 호프만의 처지는 처량하기 그지없습니다. 뉴욕에 사는 광고음악 작곡가인 그는 런던에서 열리는 외동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딸은 신부 에스코트를 새아버지에게 맡기고 싶어합니다. 뉴욕의 회사에서는 ‘이제 그만 쉬라’며 퇴사를 종용합니다. 돌아갈 곳도, 남을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그는 역시 삶의 무게에 짓눌린 여자를 만납니다. 호프만의 상대역은 영국 배우 에마 톰슨.. 더보기
수애 ‘첫사랑 이미지’ 버리고 악역 해보세요 (난 수애가 한국에서 가장 멋있게 악한 여자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자는 손예진이다.) ---- 수애는 좀 더 못되게 굴어야 합니다. ‘추억 속 첫사랑의 그녀’ 노릇일랑은 잊어버려 주세요. 지난주 개봉한 이 주말 동안 전국 35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수애로서는 2004년 으로 데뷔한 이래 처음 차지해본 박스오피스 1위라고 합니다. 고전적이고 단아한 외모 때문에 잠시 잊곤 하지만 수애는 동년배 여배우와 비교해서도 연기력이 빼어난 편입니다. 그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삶의 목표에 근접하는 역할을 곧잘 해냈습니다. 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이드 노릇을 하는 탈북자, 에서는 말 한마디 없이 베트남전으로 향한 남편을 찾아나서는 아내, 에서는 외세·시아버지·남편 사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