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 최다니엘

직접 만나본 최다니엘(24)은 좀 특이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이지적인 의사,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숙맥 펀드매니저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싱글싱글 잘 웃다가도 양보하지 않을 기세로 주장을 내세우는가 하면, 남들은 사용하지 않을 어휘를 거침없이 대화 사이에 넣었다. 대답이 사방으로 돌아다니는 통에, 준비한 질문은 거의 소용이 없었다.

안경은 어느새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실제로 눈이 나쁜지 묻자 알 없는 안경테에 손을 넣어 빙글빙글 돌렸다. “연기할 때는 안경이 오히려 방해가 돼요. 하지만 대중의 입맛이 그걸(안경) 좋아한다면…”하며 웃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얼굴을 알린 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여성팬의 시선을 일시에 끌어모았다. 유명세를 느끼는지 물었다. “대중이 절 알아주면서 좋은 건 단 하나, 절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고 쓰임새가 확장됐다는 것뿐이에요. 그외의 것은 다 나빠요. 날 물들게 한다거나, 사람이 아니게 한다거나….”‘사람이 아니게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는 “사람과 사람은 동등하다고 생각하는데, 색안경을 낀 뒤 날 발길질하거나 내게 고개를 숙이거나 한다. (유명세로 얻은) 편의는 좋지만, 위험요소가 많다”고 알듯 말듯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는 남들이 뭐라 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내 잣대가 있다. 그것 때문에 욕 먹을 때도 있고 오해받을 때도 있다. 그래도 설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배우와 배역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겠지만, 그의 여성팬들은 ‘실제 최다니엘’이 여전히 궁금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나도 나 자신이 어떤지 모르겠다. 배역 맡으면 그 배역으로 살아가야 하고…. 실제 내 모습이 어느 역에 가까운지 알 수 없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지니까”라고 말하며 정체를 누설하지 않았다.

갑자기 얼굴을 알린 듯하지만, 오랜 무명생활을 거쳤다. 집이 가난하고 공부에도 흥미가 없어 무얼 할까 고민하던 고등학교 2학년 때, ‘스타로 만들어드립니다’라는 전단지를 들고 연기학원을 찾아갔다. 물론 수강료를 받고 연기 연습을 시켜주는 곳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학원에 ‘합격’했고 곧 스타가 될 줄 알았다고 했다. 갈수록 꿈의 크기가 줄어들고 현실의 벽은 높아졌다. “몇 년이 지났는데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러다가 편의점 알바하고 군대갔다가 제대하고 술에 절어서 대통령 욕하다가 길에서 객사할 것 같았다”고 생각했다. CF, 드라마, 영화의 수많은 오디션에 ‘100 단위’로 응했다. 물론 대부분 떨어졌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표민수 PD, 노희경 작가가 은인이었다. 검증 안된 신인 최다니엘에게 주요 배역을 맡겼으니.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상업영화의 첫 주연급 배역이다. 구혜선과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 <더 뮤지컬>에선 천재 작곡가로 등장한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를 볼 날이 많아질 것 같다.







사랑을 맺어주는 연애조작단의 ‘달콤한 로맨스’. <시라노; 연애조작단> 리뷰

여름 내내 한국 극장가에 난무했던 복수, 피, 칼질, 비명에 지친 관객에게 이 영화를 권한다. 오랜만에 나온 수작 로맨틱 코미디다.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배후조종해 사랑을 이뤄주는 ‘시라노 에이전시’란 회사가 있다. 가난한 연극 배우 4명이 모여 생계를 이어보려다가 주업으로 삼은 일이다.

잘나가는 펀드매니저 상용(최다니엘)이 이 회사의 문을 두드린다. 교회에서 우연히 만난 희중(이민정)과의 사랑을 이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하지만 회사 대표 병훈(엄태웅)은 상용의 일을 맡기를 주저한다. 병훈은 민영(박신혜)을 비롯한 직원들의 성화에 못이겨 상용을 돕지만, 어쩐지 일이 틀어지기를 바라는 태도다.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 등으로 남다른 멜로와 코미디 감각을 보였던 김현석 감독이 16년 전 쓴 시나리오 초고에 바탕했다. 외모에 자신이 없어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다른 이의 연애 편지를 대필하는 남자를 그린 프랑스 희곡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멜로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는 통상 여성 관객을 위한 장르로 여겨지지만,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남녀가 각기 다른 이유로 좋아할 요소를 가진 영화다. 이야기를 짜는 능력, 화면 구성의 재치, 배역의 배분 등 여러 면에서 좋은 균형감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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