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은, 좋은 사람 같았다. 아마도.
스타이면서 좋은 사람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비난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영화 고르는 취향이 좀 독특한 것 같기는 하지만. <워리어스 웨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난 그 영화가 좋았다. 한국 관객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미국 관객이 좋아할 가능성이 조금은 더 클 것 같다.
한국의 영화배우들 중에서 장동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스타인 사람이 또 있을까.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도 없고, 이렇다 할 시련을 겪은 것 같지도 않다. 최근엔 아름다운 배우자와 아이까지 얻었으니, 장동건은 왕조 없는 나라에서 왕자 이야기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험담이 들릴 법도 한데, 장동건은 예외다. <워리어스 웨이>에서 상대역을 맡은 케이트 보스워스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슈퍼스타도 있다. 하지만 장동건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배우, 스태프, 지역 주민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워리어스 웨이>의 언론시사회 다음날인 23일 주연 장동건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보스워스의 칭찬은 빈말이 아니었다.
“한창 풋풋하고 보기 좋았던 20대에는 그걸 이용하는 게 싫었어요. ‘얼굴 믿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중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걸 보여주고 싶은 치기도 있었던 것 같고….”
<워리어스 웨이>에서 그는 최고 실력을 가진 과묵한 무사다. 한창 찍고 있는 강제규 감독의 신작 <마이 웨이>에선 2차 대전 당시의 군인이다. 각자 사막과 진흙탕에서 구르는 역할이다. 그는 “다음번엔 도시의 집에서 출퇴근하며 양복 입고 찍는 영화 좀 하고 싶다”며 웃었다.
장동건에게 <워리어스 웨이>는 첸카이거 감독의 <무극>에 이어 두번째 해외 합작 영화다. 그는 “경험을 믿는다. <무극> 때보다 훨씬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훨씬 큰 시장을 갖고 있는 영화인들이라 하더라도 현장에서의 임무는 똑같더라”고 전했다. 어디서나 배우는 “카메라 돌아가는 순간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란 설명이다.
<워리어스 웨이>엔 장동건과 보스워스의 키스신이 나온다. 청룽, 리롄제, 정지훈, 이병헌 등이 할리우드 영화에 나온 적이 있지만, 이들은 한 번도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다. 미국 영화 속 동아시아 남자란 무술을 잘하거나 돈이 많거나 웃겼다.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낄 상대는 아니었다.
“(키스신을) 찍을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동양 남자 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겠죠. 이번엔 키스신이었으니까 다음번엔 베드신도 찍고…(웃음).”
이 영화에는 컴퓨터 그래픽(CG)이 많다. 많은 장면에서 배우들은 특수효과를 입히기 위해 텅 빈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했다. 장동건은 <워리어스 웨이>의 프로듀서인 배리 오스본이 들려준 이야기를 전했다. 역시 CG가 많았던 <킹콩> 촬영 당시, 주연 여우 나오미 와츠는 허공을 향해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어 울음까지 터뜨렸다고 한다. 그러자 감독 피터 잭슨은 “이게 앞으로 배우들이 나아갈 길이다.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장동건은 “현장 상황에 따라 연기 톤이 달라지는데, CG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연기를 잘못한 셈이 된다. 그래서 위험하다”고 털어놨다.
장동건은 지난달 초 고소영과의 사이에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워리어스 웨이>의 홍보일정과 <마이 웨이> 촬영이 겹치는 바람에 “중요한 시기에 같이 못 있어줘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생아 복지를 위한 부부의 기부도 화제가 됐다. 그는 “본의 아니게 영향력을 부여받았다면 그 영향력을 좋은 쪽으로 활용하고 싶다”며 “색안경 낀 시선도 있고 칭찬도 받지만,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험담이 들릴 법도 한데, 장동건은 예외다. <워리어스 웨이>에서 상대역을 맡은 케이트 보스워스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슈퍼스타도 있다. 하지만 장동건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배우, 스태프, 지역 주민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워리어스 웨이>의 언론시사회 다음날인 23일 주연 장동건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보스워스의 칭찬은 빈말이 아니었다.
“한창 풋풋하고 보기 좋았던 20대에는 그걸 이용하는 게 싫었어요. ‘얼굴 믿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중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걸 보여주고 싶은 치기도 있었던 것 같고….”
<워리어스 웨이>에서 그는 최고 실력을 가진 과묵한 무사다. 한창 찍고 있는 강제규 감독의 신작 <마이 웨이>에선 2차 대전 당시의 군인이다. 각자 사막과 진흙탕에서 구르는 역할이다. 그는 “다음번엔 도시의 집에서 출퇴근하며 양복 입고 찍는 영화 좀 하고 싶다”며 웃었다.
장동건에게 <워리어스 웨이>는 첸카이거 감독의 <무극>에 이어 두번째 해외 합작 영화다. 그는 “경험을 믿는다. <무극> 때보다 훨씬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훨씬 큰 시장을 갖고 있는 영화인들이라 하더라도 현장에서의 임무는 똑같더라”고 전했다. 어디서나 배우는 “카메라 돌아가는 순간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란 설명이다.
<워리어스 웨이>엔 장동건과 보스워스의 키스신이 나온다. 청룽, 리롄제, 정지훈, 이병헌 등이 할리우드 영화에 나온 적이 있지만, 이들은 한 번도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다. 미국 영화 속 동아시아 남자란 무술을 잘하거나 돈이 많거나 웃겼다.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낄 상대는 아니었다.
“(키스신을) 찍을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동양 남자 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겠죠. 이번엔 키스신이었으니까 다음번엔 베드신도 찍고…(웃음).”
이 영화에는 컴퓨터 그래픽(CG)이 많다. 많은 장면에서 배우들은 특수효과를 입히기 위해 텅 빈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했다. 장동건은 <워리어스 웨이>의 프로듀서인 배리 오스본이 들려준 이야기를 전했다. 역시 CG가 많았던 <킹콩> 촬영 당시, 주연 여우 나오미 와츠는 허공을 향해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어 울음까지 터뜨렸다고 한다. 그러자 감독 피터 잭슨은 “이게 앞으로 배우들이 나아갈 길이다.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장동건은 “현장 상황에 따라 연기 톤이 달라지는데, CG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연기를 잘못한 셈이 된다. 그래서 위험하다”고 털어놨다.
장동건은 지난달 초 고소영과의 사이에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워리어스 웨이>의 홍보일정과 <마이 웨이> 촬영이 겹치는 바람에 “중요한 시기에 같이 못 있어줘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생아 복지를 위한 부부의 기부도 화제가 됐다. 그는 “본의 아니게 영향력을 부여받았다면 그 영향력을 좋은 쪽으로 활용하고 싶다”며 “색안경 낀 시선도 있고 칭찬도 받지만,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리어스 웨이> 리뷰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잔인하던 전사(장동건)는 적을 모두 베어 죽이지만, 적의 살아남은 유일한 혈육인 아기를 본 뒤 마음이 흔들려 칼을 내려놓는다.
전사는 아기와 함께 미국 서부풍의 외딴 마을에 은둔한다. 이 마을엔 가족 모두를 악당인 대령(대니 휴스턴) 일당에게 잃고 복수를 꿈꾸는 아가씨 린(케이트 보스워스), 과거를 감춘 주정뱅이 론(제프리 러쉬) 등이 살고 있다.
전사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평화롭게 지내지만, 대령 일당은 다시 마을을 위협한다. 아울러 전사 역시 자신이 속해있던 암살단의 추격을 받는다.
서부극의 무대를 배경으로 동양 암살자와 서부 총잡이들이 뒤엉킨다. 사물놀이와 웨스턴 음악이 함께 들린다. 마을 사람들은 서커스 광대 의상을 입고 최후의 결투에 나선다.
서부극의 무대를 배경으로 동양 암살자와 서부 총잡이들이 뒤엉킨다. 사물놀이와 웨스턴 음악이 함께 들린다. 마을 사람들은 서커스 광대 의상을 입고 최후의 결투에 나선다.
어떤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동아시아 남성과 백인 여성의 키스신도 있다. 이렇듯 <워리어스 웨이>는 의도적인 잡탕 영화다.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에서 <쉐인> <7인의 사무라이> <와호장룡> <스바키 산주로> 등의 영향을 읽어내기 어렵지 않을 듯하다.
미국 자본 중심으로 5000만달러(약 56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한국에서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겠지만, 미국에서는 중소 규모 영화다. 따라서 규모가 큰 미국 시장을 노리기 위해선 아예 B급 영화 정서로 가는 편이 낫다. <워리어스 웨이>는 영리한 길을 택했다.
이 영화는 타고난 악동이 아니라 악동인 척하는 모범생의 작품이다. 대신 B급 영화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관객을 당황시킬 각오도 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점철된 영상이다. 서부극 배경이긴 하지만, 그곳이 미국의 19세기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감독의 의도겠지만, 이 의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도 있을 것 같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교수인 이승무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12월2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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