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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배우를 말한다

<김종욱 찾기>, 공유 인터뷰

만나서 얘기해보니 공유는 괜찮았다. (요즘 만난 배우는 다 괜찮은 것 같다) 대화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정연하게 말했다. <김종욱 찾기>는.....뮤지컬은 보지 않았지만 영화보다 나을 것 같다. 영화의 만듦새보다는 배우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현재로선 언론 반응보다는 관객 반응이 좋다고 한다. 임수정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공유(31)는 ‘남자’다.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복근과 184㎝의 훤칠한 키는 금세 눈에 띈다. 로맨스 연기를 할 때는 여전히 “오글거린다”는 배우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할 생각이 없다. 동년배 남자 배우들이 하나같이 액션이나 스릴러로 달려가 치고 받고 싸울 때, 공유는 여성 취향의 로맨틱 코미디를 택했다. 멀리 내다보고 조급해하지 않기. 그는 영리한 배우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으로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직후 입대한 뒤, 전역해 처음 택한 작품이 영화 <김종욱 찾기>다.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원작으로 삼았으며, 원작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장유정이 영화 감독에도 도전했다.

공유는 이 영화에서 얼떨결에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낸 어리보기한 남자 한기준 역을 맡았다. 그는 사무소의 첫 손님 서지우(임수정)의 아련한 첫사랑인 ‘김종욱’을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빈다. 그 사이 한기준과 서지우 사이에는 감정의 전류가 흐른다.

“장르를 정해놓은 뒤 선택하고 싶지는 않아요. 1~2년 배우하고 말 것도 아닌데…. 어릴 때는 마초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은 적도 있어요. 이젠 그런 역이 진부하게 느껴져요. 중요한 건 영화지 캐릭터가 아니니까. 그런 연기를 하면 ‘끝’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연기에 끝이 어딨어요. 로맨틱 코미디같이 평이해 보이는 역할이 더 어려워요.”

한기준과 서지우는 서지우의 첫 사랑인 김종욱들을 찾아나서는데, 이런 사람도 만난다.

공유는 이 영화에서 1인 2역을 한다. 현실의 한기준과 서지우의 회상 속 첫사랑 김종욱이다. 2:8 가르마를 탄 한기준이 좀생원에 가깝다면, 인도 여행 중 만난 김종욱은 머리 뒤에 항상 후광이 비치는 연인이다. 공유는 “제 팬이시라면 이 영화에서 제 두 가지 모습을 다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정과 공유는 오랜 친구다. 항간에선 열애설까지 나돈 적이 있다. 장 감독은 “두 사람이 친구다 보니 로맨틱한 장면을 찍을 때 설렘이 생기지 않아 좀 고생을 했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제가 낯간지러운 장면을 찍는데 힘들어하고 머뭇거려요. 마치 어린애들이 멋쩍으면 장난치는 것처럼요. 제가 리드를 잘했어야 하는데….”

두 배우는 드라마 <학교4>(2001)로 함께 데뷔한 뒤 이번에 처음 다시 만났다. 두 배우는 그 사이 충무로와 여의도의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공유는 “(아무리 친해도) 공사는 다르다. 촬영 초반에는 서로 관찰하기도 하고, 선의의 경쟁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설렁거리다가 ‘아싸 걸렸다’ 하는 식인데, 임수정은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배우였다. 너무 치열해서 무서운 부분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다가 정분 나는건 예상된 일.

공유로서는 <커피 프린스 1호점>에 이어 연속해서 여성 연출자와 작업했다. 그는 “여배우는 남자 감독의 뮤즈 아닌가. 감독은 배우를 사랑해야 한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감독의 시선이 느껴졌다는 얘기다. 아울러 여성 연출자 특유의 섬세함도 설명했다.

별다른 의식 없이 찍었는데, 관객 대상 시사회에서 여성 관객의 탄성이 나온 장면이 있었다. 남성은 무심하지만 여성은 각별히 반응하는 코드를 연출자가 정확히 짚어냈다는 설명이었다.

영화만 치면 <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이은 두번째 주연작이다. 그는 첫 주연작에 대해서는 “좀 아쉽다. 개인의 주관보다는 함께 일하는 분들의 조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 피와 살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다면 <김종욱 찾기>는 그의 진정한 첫 주연작이 되는 셈이다.

그는 “예전에는 내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상업예술하는 입장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믿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손해는 안 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간 무산소 운동에 목을 맸다. 덕분에 군살 하나 없는 몸을 갖게 됐지만, 운동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2~3일만 운동을 쉬어도 “근육이 다 빠지는 것 같아 미칠” 정도였다. 얼마전부터 그는 무산소 운동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간간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운동에 대한 생각처럼, 공유는 지금보다 더 유연한 배우가 될 것 같다.

왕년에 기타를 잠깐 친 실력으로 보건데, 임수정은 평소에도 기타를 칠줄 아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