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라는 이름의 망령 나는 망령에 사로잡혔다. 그 망령의 이름은 야구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베어스의 올해 야구가 끝났다. 플레이오프 5차전, 11회말 2사 만루 2-2에서 공을 던져야 하는 구원투수의 심경을 나는 감히 헤아리지 못한다. 보는 사람의 심장마저 쥐어뜯는 상황, 임태훈의 머리와 가슴엔 얼마나 많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쳤을까. 느리고 불규칙한 바운드의 땅볼을 향해 전력질주한 뒤 정확하게 잡아 송구해야 하는 유격수의 손에는 경련이 일어났을까. 난 그렇게 막중한 책임의 순간을 느껴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마감에 쫓기며 글을 쓰는 정도. 그런 것 아무렇지도 않다. 난 연장전 만루에서 공을 던져본 적이 없다. 그토록 크고 중대한 순간을 맞아본 적이 없다. 그 순간을 맞아 결국 이겨낸 적이 있는 사람을 난 마음으로 부러워하고 .. 더보기 이전 1 ··· 628 629 630 631 632 633 634 ··· 6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