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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11월, 제주.

11월 24, 25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의 이런저런 관광지들에 갔다. 첫 날은 주최측이 제시한 코스대로, 둘째 날은 주최측의 제시안 또는 자유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난 자유 여행을 택해 오전엔 11월 초 열었다는 사라오름, 오후엔 한라수목원에 다녀왔다. 그 사이엔 (해당 점포 바리스타의 말에 따르면) 제주 3대 드립 커피 집 중 하나라는 '신비의 사랑'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산굼부리의 억새밭이다. 날씨가 을씨년스러웠다. 이날부터 서울도 추웠다고 한다. 바람이 많이 불어 억새가 쉬지 않게 쉬쉬 소리를 냈다.





절물휴양림의 풍경. 춥지 않은 날 다시 와서 천천히 거닐고 싶은 곳이다. 5시간동안 걷는 코스도 있었다. 중간에 화장실도 없이. 폐목을 깎아 만든 조각상이 있다. 하늘엔 난데없는 까마귀떼가 날았다. 서울의 까치나 비둘기처럼, 이곳에는 까마귀가 많았다.




사라오름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뒷동산을 닮은 여느 오름을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칠뻔했다.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성판악 코스를 5.6km 정도 오른 뒤 분기점에서 다시 20분을 올라야 한다. 이날도 몹시 추웠다. 추위와 산을 싫어하는 내가 왜 이 추운 산을 헤맬까 회의와 번민을 하면서 산을 올랐다. 날 맞아준 것은 눈꽃이었다. 운이 좋았다. 나보다 2시간 정도 뒤에 도착한 사람은 그 사이 사라진 눈꽃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폐목엔 이끼가 끼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운을 내 한라수목원에 갔다. 대나무 사진은 인공조명이 아니다. 해질녘에 가서 셔터를 누르니 저런 빛이 나왔다. 저물녘의 숲은,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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