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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이슈

우석훈, "2017 대선은 우리 시대의 마지막 전쟁"



2017 대선을 "우리 시대의 마지막 전쟁"으로 보지 않지만, 우석훈의 신작은 역시 술술 읽힌다. <잡놈들 전성시대>는 전반부엔 개인적 감상, 타령이 많아 보여 읽기가 좀 힘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재미가 있었다. 특히 제1야당의 자중지란 대목이 그랬다.(싸움구경, 불구경은 원래 재밌는 법) "정당이 튼튼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동의한다. 



경제학자 우석훈(47)은 지난해 10월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치연구원 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3년 이후 10여년만의 출근이다.


두 아들을 돌보던 ‘전업 아빠’는 출근하면서 10~20대 자신의 무의식을 지배했던 ‘형가의 노래’를 떠올렸다. 형가는 진시황 암살을 시도하다 실패해 그 자리에서 죽은 자객이다. “바람은 스산한데 역수물은 차구나 /장부가 길을 떠나면 돌아오지 않으리.”


형가처럼 목숨을 바치겠다는 건 아니다.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의 심정은 그렇게 비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고 있었다. 인사 문제,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건이 있었지만, 그의 인기는 요지부동이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14.5%였다. 박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이던 시절까지 치면 선거에서 25연패 중이었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보수는 영구집권할 지도 모른다. 침몰하는 배에 올라타려는 그를 말리는 지인들도 많았다.



경제학자 우석훈/ 이상훈 선임기자


우석훈은 신간 <잡놈들 전성시대>(새로운현재), <성숙 자본주의>(레디앙)를 한꺼번에 펴냈다. 전자는 민주정치연구원에 재직하면서 느낀 점을 자유롭게 쓴 정치 에세이고, 후자는 자신의 전공인 경제학 서적이다. <잡놈들…>은 현재 한국 정치판, 특히 제1 야당의 허술한 시스템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를 고쳐나가기 위한 노력을 그렸다. 선거 때만 되면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은 온통 ‘인물’이지만, 우석훈은 ‘정당’의 문제를 제기한다. 박 대통령이 천막 당사 시절에 혁신시킨 새누리당의 구조는 탄탄하다. 당직자는 중립성을 지킬 수 있게 보장돼 있어 누가 대표가 되든 시간이 흐르면 전문가로 성장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마다 줄을 서는 구조다. 선거 때마다 편이 갈리고 사람이 바뀌니 조직이 허술하다. 오랜 패배는 그들을 좌절과 가난으로 몰아넣었고, 부업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정도다. 야구로 치면 출마자는 야구선수, 당은 프런트다. 프런트가 약한 팀은 한 두 명의 스타 선수에만 의존하기에, 몇 게임은 이길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진다.


게다가 새정치연합에는 경제전문가가 부족하다. 공공기관, 기업 싱크탱크와의 연계도 약하다. 우석훈은 문재인, 김한길, 안철수, 박지원 등 ‘무서운 당 대표급 인사들’을 모아 경제공부를 하기로 했다. 하나씩 설득해 경제공부모임에 참여시켰다. 지난달 열린 전당대회 2주 전까지 4강을 진행했고, 다음주부터 강의를 재개할 에정이다.






우석훈은 2017년 대선을 ‘우리 시대의 마지막 전쟁’이라고 부른다. 부자와 빈자가 완전히 갈리는 단절형 경제로 가느냐, 아니냐의 기로가 그때 결정된다고 본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람 준비는 늦어도 되지만, 정권을 받아 통치할 준비는 지금 해도 이르지 않다”며 “선거 캠페인이 중요한게 아니라, 잘 통치할 수 있다는 것을 평소에 유권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길 확률이 있을까. 우석훈은 “다섯달 전에는 이길 확률이 0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0은 아니다. 당 지지율도 2배 올랐다”고 전했다. 책 마지막 장에서 우석훈은 노골적으로 당원 모집에 나선다. 새정치연합의 많은 문제는 당비를 내고 의결권을 가진 권리당원이 너무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석훈은 “우리 인생을 바꾸기 위해 한 달에 1000원(당비)이 없다는 건 너무 한 것 아니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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