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교통약자의 경우
닥쳐보지 않으면 몰라서 인간은 아둔하다. 전세를 살아본 적이 없으니 전세값 오른다는 아우성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소 돼지를 먹기만 했지 동물의 입장이란건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덮어놓고 생매장하고 보는거다. 권력 없는 인간이 역지사지 못해도 가끔 민페를 주는 마당에, 다른 사람, 동물, 식물 생각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인간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으니 살기가 힘겹다. 예전에 장애인들끼리의 좌담회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이동권 이야기를 하다가 지하철 동대문운동장 역이 화제로 올랐다. 난 그 역에서 5호선, 2호선, 4호선 등을 갈아타면서도 환승 구간이 좀 길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장애인 입장에서는 그 역에서 환승하는데 30분이 걸린다는 얘기였다. 깜짝 놀랐고, 이후로 그 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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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카프카 이전의 카프카
창비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세계문학전집 시장에 뛰어들면서 특이하게도 단편선집을 내고 있다. 이런저런 연유로 미국 문학사의 유명 단편들을 엮은 를 구입했다. 는 으로 유명한 허먼 멜빌의 작품이고, 그외 너새니얼 호손, 에드거 엘런 포우,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 등의 작품이 있다. 샬롯 퍼킨스 길먼, 찰스 W. 체스넛, 스티븐 크레인, 셔우드 앤더슨은 이 작품집을 통해 처음 알게된 이름들이다. (옮긴이는 헤밍웨이를 넣지 못해 "우울"하다고 썼다)엮고 옮긴이의 해설을 읽어보면 느낄 수 있는데, 선정 기준은 딱 영문과 교수의 그것이다. 현대 한국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작품들이라기보다는, 미국문학사에서 의미를 가질만한 작품을 골라 묶었다. 불만이 있다는 건 아니다. 를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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