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말+<달빛 길어올리기> 리뷰 임권택 감독의 '말'은 정말 독특했다. 알다시피 그는 어눌하고 느리고 게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말을 구사한다. 말에는 마침표가 없어서 말을 끊지 않는 한 다 듣는데 오래 걸린다. 방송 인터뷰를 하기엔 부적당하고, 신문에서 쓰려면 문어로 각색해야 한다. 이번에 쓴 기자간담회 기사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길고 느리고 종횡하는 말들이 결국 끝까지 들으면 일이관지하는 맥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말들 사이에 정연한 논리가 서 있고, 전후맥락이 고려돼 있으며, 유머도 잠복해 있다. 동서양 지혜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와 공자를 글을 남기지 않았다. 그들은 제자들을 말로 가르쳤고, 이후의 제자들이 이 말을 불완전한 글로 옮겼다. 어쩌면 임권택 감독의 말은 그런 스승을 닮았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불륜 비.. 더보기 이전 1 ··· 559 560 561 562 563 564 565 ··· 6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