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폭행, 식인, 남성 판타지가 넘친 한국 고전, <가족기담> 가족기담유광수 지음/웅진지식하우스/260쪽/1만4000원 어른이 된 뒤 다시 보면 안다. 어린 시절 눈을 빛내며 들었던 동화나 전설이 얼마나 잔혹한 이야기였는지. 우리가 그때 잔혹성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몇 가지로 추론할 수 있다. 우선 몇 가지 ‘심의 기구’의 존재다. 옛이야기를 어린이용으로 각색한 동화책 혹은 구전한 어른들은 원작 속 ‘적절치 않은’ 표현을 걸러내 아이에게 들려줬다. 예를 들어 “까마귀가 눈알을 파냈다”는 표현은 “벌을 받았다”로 바꾸었다. 또 아이는 아직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온전히 모른다. 이야기를 이야기로 소비할 뿐, 그것이 세상의 가혹함, 부조리, 울분에 가닿아있음을 알아내기 어렵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어딘가에 흥부 가족처럼 가난해 굶어죽는 사람이 있음을, 변학도처럼 권력..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