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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

디캐(카)프리오의 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전후는 디캐(카)프리오 덕분에 이런저런 쓸 거리가 많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유례 없이 정치·사회 이슈가 넘쳤다. 남녀 주·조연상 후보에 흑인 배우가 전무하다는 사실에서 촉발된 논란은 흑인 사회자의 아시아인 비하 농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수상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성소수자, 성추행, 인종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럼에도 올해 아카데미의 주인공을 한 명 꼽는다면 역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라 해야겠다. 디캐프리오는 22년의 기다림, 4번의 수상 실패 끝에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사실 아카데미의 역사를 살피면 디캐프리오보다 더 고생한 이들도 많다. 알 파치노는 8번의 후보 지명 끝에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피터 오툴은 남우주연상 후보로만 8번 올랐으.. 더보기
대자연 속 생존 실험 보고서, <레버넌트> ***스포일러 있음. '영화적인 영화' 혹은 '시네마틱한 경험'이란 무엇인가. 이론가들은 이를 두고 몇 시간을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감각적으로 '큰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영화인가'라고 자문한다. 얼마전 본 이 그랬다. 눈덮인 벌판을 달리는 마차가 나오는 첫 장면부터 "더 큰 스크린에서 볼 걸" 하고 후회했다. 은 절반 이상이 넓지 않은 실내에서 펼쳐지는 영화지만, 그래도 이를 담는 스크린이 커야 볼 맛이 난다. 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 영화는 대부분 실외 촬영이다. 백인에 의해 개발되기 이전의 북미 서부 지역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힘없는 인간 몇 명이 피비린내 나는 생존 투쟁을 벌인다. 자연에는 자비심이 없다. 그 속에 내쳐진 인간의 힘겨운 투쟁을 강조하기 위해 카메라가 자주 쓰는 테크닉은 급격한 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