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왜 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죽어가는 짐승> 오랜만에 필립 로스의 소설을 읽었다. 2001년작 (The Dying Animal)이다. 옛 글을 정리하다가 벤 킹슬리, 페넬로페 크루즈가 나온 (2008)의 원작이 이 소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고 마침 수중에 책이 있어 집어들었다. (확실히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 소설을 읽으면 좋지 않다. 책을 읽다가 자꾸 킹슬리, 크루즈가 떠오른다) 200쪽이 안되는 중편 분량의 소설이고, 사건이란 것도 얼마 벌어지지 않지만(노년의 문학교수 데이비드와 젊은 여제자 콘수엘라가 사랑하다가 헤어지고, 몇 년 뒤 콘수엘라는 유방암에 걸려 나타난다), 로스의 많은 소설들이 그렇듯 감정의 흐름이 폭포처럼 급격하다. 먼저 호색적인, 세간의 도덕 기준에 무심한 한 남자 이야기를 한다. 아래의 인용문을 보면 데이비드란 남자의 생.. 더보기 이전 1 ··· 149 150 151 152 153 154 155 ··· 6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