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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가장 귀족적이면서 천한 집단의 탄생 <킹스맨> (스포일러 재중)요즘엔 머리가 터지고 팔 다리가 잘리는 영화는 잘 보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지만, 는 예외로 해야겠다. 초반부부터 대여섯 명을 순식간에 죽이거나 사람을 세로로 해 반으로 써는 장면이 나오더니, 종반부엔 소수 종파의 대량 학살극이 나오고 급기야 세계 권력자들의 머리가 집단으로 터져나가는 장면까지 나온다. 머리 터지는 장면은 마치 불꽃놀이처럼 그려진다. 심지어 화이트 하우스의 주인의 머리도 터진다. (한 인터뷰에서 매튜 본 감독은 그것이 버락 오바마를 특정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 일반에 대한 조롱이라고 강변했다.) 은 전통적 스파이 영화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나이든 재단사가 맞춰준 멋진 수트를 입고, 전통적이면서 아름다운 구두를 신고, 위스키나 칵테일들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줄 알고, .. 더보기
그 남자가 일하는 법, <모스트 원티드 맨> **스포일러 있음. 안톤 코르빈 감독의은 스파이 소설의 명장 존 르 카레(1931~)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83세의 르 카레는 올해에도 신작을 발표했다. 소설 은 2008년인데, 냉전 시대부터 스파이 소설을 써온 존 르 카레가 나날이 변하는 현대의 외교, 정치 상황에 대해 여전히 예리한 안목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장군이 체첸의 미성년 여성을 성폭행해 태어난 청년 이사 카르포프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여러 곳을 떠돌며 신산한 삶을 살아온 그는 심성이 곱고 이슬람교에 대한 신심이 강하다. 독일 함부르크로 밀항해 온 카르포프는 한 소규모 은행을 찾아가려는 중이다. 그곳에는 아버지가 부정하게 모은 거액의 돈이 예치돼 있다. 카르포프가 돈의 쓰임새를 두고 갈등하는 사이, 독일의 온건한 정보요원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