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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어제는 한 방울 정액, 오늘은 시신 '메멘토 모리' 영국의 고전 학자 피터 존스의 '메멘토 모리'(교유서가)를 읽다.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로마인의 지혜'라는 부제가 붙었다. '지혜'에 방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초반부엔 노화와 죽음에 대한 로마의 사회학적, 통계적 사실이 먼저 제시된다. 그도 그럴 것이 고대 로마에서 사람이 태어나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현대보다 훨씬 낮았다. 10만명이 동시에 태어난다고 가정하면, 다섯 살에는 5만명만 살아있다. 마흔 살까지 사는 사람은 3만명, 예순을 넘기는 사람은 1만3000명, 일흔살까지 사는 사람은 5500명 정도다. 전체 인구의 50%가 20세 이하로 추정된다. 그러니 고대 로마에서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은 생물학적 축복, 사회적 행운이었다. 가부장 사회였던 로마에서는 아버지인 가장이 가.. 더보기
로마의 휴일2 이날은 혼자 로마 시내를 돌아다녔다. 티볼리 같은 외곽지로 나가볼 생각도 했으나, 겨울이라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시내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경우 로마 시내에서의 첫 행선지는 대개 콜로세오(라틴어로는 콜로세움, 현재 이탈리아어 표기는 콜로세오)가 될 것이다. 위로부터 콜로세오, 코스탄티노 개선문, 그 이후 포로 로마노의 고대 건물들, 코스탄티노 개선문은 기독교를 공인한 황제인 콘스탄티노스가 정적을 물리치고 황제 자리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나폴레옹이 이 문에 반해 프랑스로 뜯어가려 했으나 기술적인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대신 파리에 유사한 형태의 개선문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로마식의 개선문은 세계 도처에 '개선문'이라 이름붙은 문들의 원형이 됐다. 심지어 평양에도 좀 더 모.. 더보기
로마의 휴일1 5박6일 출장 기간 중 4일이 휴일. 말그대로 로마에서 보낸 휴일. 기가 막힌 일정에 투덜대며 떠난 길이었지만 막상 가보니 볼거리가 많았다. 일정 중 짬을 내 로마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하루는 가이드를 따라 바티칸 투어, 다음날은 홀로 로마 시내를 돌아다녔다. 위로부터 바티칸 박물관 안뜰, 멀리 보이는 성베드로 성당의 돔, 이름 모를 대형 고대 조각상. 바티칸 시민은 교황과 전세계 추기경으로 구성됐다. 그러므로 한국의 추기경은 한국과 바티칸의 이중국적이다. 출산율은 이론적으로 0%. 이번 로마행의 최대 수확인 라오콘 군상. 라오콘은 트로이 사제였다. 그리스인들이 목마를 놓고 사라지자, 트로이인들은 전쟁이 끝났다고 기뻐하며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놓으려 했다. 라오콘은 목마를 의심했고, 그 안에 그리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