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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유혹하는 세상,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 동화 (파랑새)를 읽었다. 피노키오는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인형' 이야기 정도로 기억되지만, 사실 의 전체적인 정서는 매우 비정하다. 축약되지 않은 판본을 아이에게 읽어준다면 어른이 먼저 당황할지도 모른다. (하긴 많은 옛 동화들이 그렇다. 예를 들어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는 저주를 받아 춤을 멈출 수 없자, 발목을 잘라낸다. 옛 동화에는 이런 고어 신이 비일비재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는 를 비튼 영화인데, 덕분에 스필버그의 영화 중 가장 음울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갖게 됐다. 의 교훈을 요약하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자'다. 이는 고래의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알려주길 원하는 교훈이지만, 좀 비판적으로 생각해볼만하다. 부모라고 다 좋은 부모인가. 오만과 독선과 아집과 편견에.. 더보기
왜 책을 읽는가, <책읽는 사람들> 책읽는 사람들알베르토 망구엘 지음·강주헌 옮김/교보문고/464쪽/1만7800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는 처지긴 하지만, 대체 왜 책을 읽는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명확한 답을 하지 못했다. 어린 시절에는 오히려 확실한 답이 있었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읽으라고 하니까! 알베르토 망구엘은 이 분야의 확실한 ‘어른’이다. 그래서 책읽기의 즐거움과 위안에 대한 39편의 에세이를 모은 (원제 A Reader on Reading)을 통해 그 답을 구해봐도 좋겠다. 194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그는 20살에 독재 정권 치하의 조국을 떠나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지에서 살아왔다. 편집자이자 작가로 활동해온 망구엘이지만, 그를 부르는 가장 좋은 호칭은 ‘독서가’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