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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저 에버트의 마지막 일기

2013년 4월 2일 게재된 로버 에버트(1942~2013)의 마지막 글. 일부 축약해 급번역. 

원문은 여기(http://blogs.suntimes.com/ebert/2013/04/a_leave_of_presense.html)



미국의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



감사합니다. 46년전이었던 1967년 4월 3일, 저는 시카고 선 타임스의 영화 평론가가 됐습니다. 여러분 중 몇몇은 제 리뷰와 칼럼을 읽었을테고 제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을테죠. 어떤 분들은 제 텔레비전 쇼, 책, 웹사이트, 영화제, 에버트 클럽 뉴스레터를 보기도 했을테고요. 어떤 방식으로든 여러분은 저를 찾아주셨고, 평론가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독자가 돼주셨습니다. 기쁘고 감사합니다. 


평균적으로 저는 1년에 200편 이상의 리뷰를 썼습니다. 이 리뷰들은 200개 이상의 다른 신문에 함께 실렸습니다. 지난해 저는 제 경력에서 가장 많은 글을 썼습니다. 306편의 영화 리뷰, 1주에 2번 이상의 블로그 포스팅과 이런 저런 기사들이었습니다. 이제 좀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a leave of presence'('휴가'라는 뜻의 a leave of absence의 패러디인듯)를 쓰고 있습니다. 


대체 'a leave of presence'가 무슨 말인가요. 그건 제가 아무데도 가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전 선별된 리뷰를 쓸 것이며, 나머지는 제가 좋아하는 재능있는 필자들에게 맡기려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저는 항상 꿈꾸던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제가 쓰고 싶은 영화에 대해서만 쓰는 것이죠. (...)


물론 약간의 변화도 있을 겁니다. 제 'leave of presence'의 이유는 사실 건강입니다. 제가 걷기 힘들게 만든 "고통스러운 골절"의 이유는 암으로 밝혀졌습니다. 전 방사성 치료를 받고 있기에 예전처럼 많은 영화를 보러갈 수가 없습니다. 저는 고맙게도 스튜디오가 보내준 스크리너를 봐야 합니다. 제 동료 리처드 로퍼와 다른 평론가들이 신문, 웹사이트에 계속 리뷰를 올릴 겁니다. 우리의 작업은 계속됩니다. 


제 인생의 이 시점에 이르러,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것 외에도 저는 육체적인 도전과 한계에 대해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암이 재발해 병원에서 많은 날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싫습니다. 좋지 않은 날에는 병이 초래하는 연약함에 대해 쓸지도 모릅니다. 좋은 날에는 영화를 보는 기쁨에 넘쳐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위대한 영화>에 쓸만한 고전 영화 리뷰를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 책은 3권이 나왔고, 이제 4권을 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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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저는 제 기사가 나온 지면을 모아왔고, 그것을 잘 접어 파일로 정리했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1985년에 찍었습니다. 이 사진은 제 오랜 친구 앤드류 앤 맥밀의 존 맥밀과 도나 마틴이 출간해준 제 첫 영화책의 표지로 사용됐습니다. 오늘날에는 테크놀로지의 발전 덕분에 좀 더 광범위한 독자층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여러가지 도전의 와중에도 온라인 사이트를 새로 연다는 사실은 로저에버트닷컴과 에버트디지털이 저와 제 아내 차즈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여러분들이 사이트에 오셔서 저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전 거기 있을 겁니다.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관에서 뵙겠습니다.  





덧)로저 에버트의 별세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애도 성명


미셸과 저는 로저 에버트의 타계 소식에 슬픔을 느낍니다. 한 세대의 미국인, 특히 시카고 사람들에게 로저는 영화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가 좋지 않았을 때 그는 정직했습니다. 영화가 좋았을 때 그는 그 영화의 독특한 힘을 포착한 뒤 우리를 마술같은 어딘가로 데려가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심지어 암과 싸우고 있을 때조차, 로저는 자신의 열정과 관점을 세상과 나눌 정도로 유연했습니다. 로저 없는 세상에서 영화는 예전 같지 않을 것입니다. 차즈와 다른 에버트 가족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