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상에. 다음달 18일 자정부터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프리챌에 들어가 보았다. 그 사이트에 들어가본 지가 어언 7~8년은 된 것 같다. 내가 가입한 클럽 몇 개와 마스터로 있는 클럽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한 때 활동하는 영화 관련 웹진 모임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금은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와의 2인 클럽이었다. 


여자친구가 교환학생을 떠나기 직후 시작해 글은 약 1년 8개월 가량, 사진은 2년 10개월 가량 올라온 터였다. 정말 세상에. 이 클럽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이국으로 간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심정, 진로에 대한 고민, 생활의 감상들이 이래저래 적혀 있었다.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생각도 있었고, 언제 이런 생각을 했었나 하는 것도 있었다. 하나마나한 소리도 있었고, 신선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복사해 쟁여두었다. 두어 해 전의 경험 같은데 그곳에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란 일도 있었다. 짤막한 이야기도 있고, "할 일이 없었군"하는 생각이 나게 만드는 긴 글도 있었다. 지금 와서 보면 "별 쓸데없는 걱정을..."하고 여겨지는 고민도 있었고, 지금도 진지하게 생각할만한 화두도 있었다. 가장 사랑스러운 순간의 모습을 찍고 그 감정을 적어내려간 것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때 나와 여자친구는 정말 젊고 또 사랑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때 30을 앞두고 있던 나는, "이제 정말 봄날은 갔다"라고 적고 있었다. 살면서 존재가 조금씩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혹 속에 저장해 놓은 지방을 소모하는 낙타처럼 "존재가 사위워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때와 지금, 나의 존재는 어떤가. 풍성해졌나, 얄팍해졌나. 


10년 전의 내가 나타나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