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가 뒤늦게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임재범은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공연 중 나치 군복 상의와 모자를 착용하고 나왔다. 임재범은 나치식 거수경레를 한 뒤 “하일 프리덤”, “히틀러 이즈 데드” 라고 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미학적 비평의 대상”이라며 “온갖 충격에 익숙한 대중을 ‘미적으로’ 도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작곡가 김형석은 다시 “아무 계산없이 그 무대에 어울리는 소재를 가지고 퍼포먼스를 한 것 뿐”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되받았다. 소속사는 “카리스마 있는 록 무대를 꾸미기 위한 일종의 연출”이라며 “록의 정신이 자유를 갈구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나치즘에 대한 반어적 퍼포먼스였다”고 29일 해명했다.


사정은 다르지만 나치와 관련한 논란은 나치즘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서구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지난달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칸의 총아였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히틀러를 이해한다”는 식의 ‘이상한 농담’을 했다가 퇴출되기도 했다. 


물론 가수는 노래 잘하는 것, 영화감독은 영화 잘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1980년대를 주름잡은 로커였던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재발견돼 사랑받고 있고, 라스 폰 트리에 역시 영화팬들을 사로잡는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윤리와 도덕은 작품 다음이다. 그러나 모든 예술가는 한 사회의 구성원, 나아가 지구 위에서 숨쉬는 사람이라는 점 역시 분명하다. 예술가의 언행에는 많은 자유가 허용되지만, 그 자유는 인류의 행복에 제약을 받는다.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예술가의 퍼포먼스는 ‘아무 계산 없’을 수가 없다. 임재범은 나치 장교 복장이 사실은 꽤 멋있게 디자인됐다는 것 말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한 뒤 퍼포먼스를 했을까. 임재범은 역시 나치 복장을 입고 나치즘을 조롱하고 풍자했다는 핑크 플로이드만큼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갖고 있을까. 사려 깊지 않은 ‘나치 퍼포먼스’는 나치즘을 비판하거나 미적인 흥미를 유발하지도 못한 채, 그저 뜬금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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