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물론 아주 오래 전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에서 따왔다. 그러고 보면 무라카미는 제목을 참 잘 짓는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제목만 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인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나는 빵가게에 자주 간다. 이틀에 한 번은 간다. 아침에 빵을 먹기 때문이다. 물론 습격 같은 걸 한 적은 없고, 조용히 들러서 빵을 고른 뒤 값을 치르고 나온다. 


아무튼 그렇게 자주 빵가게에 다니다보니,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빵을 사야할지 결정하는 것은 나의 하루에서 중요한 일이 되었다. 카페 베네보다 많을지도 모르는 ㅍ사 빵을 매일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난 ㅍ사의 빵은 식빵을 빼고는 거의 사지 않는다. 다만 이태원 블루스퀘어에 뮤지컬을 보러갔다가 근처에 있는 ㅍ빵가게 본사의 최상급 매장에는 가본 적이 있다. 듣기로는 그곳에서는 빵을 고급스럽게 만들어 내놓은 뒤 반응이 좋으면 대중화해 전국의 ㅍ빵가게에 내놓는다고 한다. 역시 명성답게 그곳의 빵은 맛있었다. 


영화 담당이었을 때 극장을 오가느라 외근이 잦을 때는 그날 어느 극장에서 언제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 들를 수 있는 빵가게를 구상하곤 했다. 서대문역을 거치면 경찰청 뒤쪽으로 있는 ㅇㄱㅇ빵집에 갔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작은 빵집인 이곳은 일본식으로 잘 조미된 빵이 특기다. 오코노미야키 빵, 레몬빵, 단호박 빵 등을 팔았다. 나는 잘 사지 않았지만, 쿠키의 종류도 상당히 많았다. 이런 종류의 빵은 나른한 오후에 먹으면 기분이 금세 좋아지게 하지만, 아침에 먹기엔 맛이 조금 요란스럽다. 그래서 매우 자주 들렀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끔 별미삼아 먹으면 맛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가니 가게는 남아있되 빵은 더이상 팔지 않는다고 했다. 슬펐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으나, 맛있게 보임.


종로쪽에는 ㅇㅂㅃ이 있다. 한때 서울시경 부근에도 지점이 있었으나 언젠가 사라졌다. 파이와 크로아상 종류가 괜찮다. 이곳 빵 역시 대체로 달착지근해서, 식사보다는 간식으로 적당하다. 디민 그 단맛이 일본풍의 아니라 서양풍이다. 이런 빵을 먹으면서 커피에 설탕까지 넣는다면, 입이 쩍쩍 달라붙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종로까지 동선을 넓힐 일이 적어 오랫동안 가보지 않았다. 


한때 광화문역 부근 대로변에 있다가 잠시 사라진 뒤 다시 조금 골목 안으로 들어가 생긴 ㄴㅁㅇㅂㄷ은 내가 요즘 제일 자주 가는 빵가게다. 아무래도 위치상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 들르기 좋다. 이곳은 겉이 딱딱하고 속이 부드럽게 발효된 빵을 주특기로 한다. 내가 자주 사는 빵은 초콜렛 트위스트, 치즈스틱, 스콘, 머핀, 잡곡빵 종류다. 이곳 케이크도 사본 적이 있는데, 맛이 괜찮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에 넣을 수 있는 소스 등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시청 지하철역이라 해야하나, 플라자호텔 지하라 해야하나, 아무튼 그곳에는 ㅇㄹㅋㅈㄹ가 있다. 이곳은 푸거스 종류가 인기 있다. 나도 푸거스를 종류 별로 한참 사먹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질려서 더 이상은 사지 않는다. 치아바타와 파이 종류가 상당히 많다. 서울에 지점을 낸 지 1년이 되었다며 그 기념으로 내놓은 '빵드세울'은 빵 안에 화이트 초콜릿 조각을 박아놓았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언젠가 우연히 어느 달 1일에 들른 적이 있는데 바케트 데이라면서 1000원에 팔길래 냉큼 사왔다. 바케트는 보통 썰어서 바로 먹지 않으면 딱딱해져서 먹기 힘든데, 이 바케트는 하루 이틀 뒤에 먹어도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광화문, 시청 부근에서 빵을 사는데 실패했다면 집 근처의 ㅁㅇㅊㄷ에 간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이곳은 나가사키 카스테라, 애플 파이, 그리고 최근 나오기 시작한 치즈 치아바타가 맛있다. 대체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애플 파이에는 속이 꽉곽 들어차있고, 카스테라 역시 부드럽고도 달지 않다. 여기 빵만 먹으면 잘 모를 수 있지만, 이 카스테라를 먹다가 다른 곳, 예를 들어 ㅍ의 카스테라를 먹으면 그 퍽퍽함에 놀랄 수가 있다. 


회사 부근 산책길에 최근 발견한 빵집이 있다. 축구회관 바로 앞의 ㅃㄲㅃㄹ다. 사실 이곳이 빵가게임을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가게가 2층에 위치한데다가, 1층의 유리창에는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글로 빵가게임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들어가본 뒤에는 더욱 깜짝 놀랐다. 금발의 백인 여성이 종업원으로 빵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에는 다른 백인 남성과 아이들까지 와 있는 것으로 봐선 아마 서양 어느 곳에서 온 친구나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곳 같았다. 이곳에서 주는 빵봉투에 광화문 부근의 카페 이름이 적혀 있기에, 그곳에 가서 물어보니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다. 빵 종류는 광화문의 ㅍㅌㅅㄹㅂ 카페가 조금 더 많았다. 오늘 아침은 이곳에서 산 살라미 크로아상을 먹고 나왔다. 그러나 ㅃㄲㅃㄹ는 서양인이 일하는 곳답게, 문을 여는 시간이 매우 짧다. 낮에 가면 닫혀있기도 하고, 오후 6시가 넘으면 또 닫혀있을 때도 있다. 그 도도한 장사 방식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