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유아인. 체지방이 거의 없어서 한 달만 운동해도 몸이 만들어진다는 유아인.

안녕, 난 유아인이라고 해/김기남 기자



<비트>(1997)의 정우성이 두 손을 놓고 오토바이를 탔을 때, <늑대의 유혹>(2004)의 강동원이 우산 뒤로 감춰졌던 얼굴을 내보였을 때,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권상우가 쌍절곤을 돌렸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청춘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이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동안 뜸했다. 연기파 중진 배우가 한국영화를 풍요롭게 했지만 스크린을 반짝이게 하면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 청춘스타는 없었다.


유아인(25)이 새로운 청춘스타가 될 수 있을까. 20일 개봉하는 <완득이>(감독 이한)를 보면 그럴 수 있을 듯하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청소년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유아인은 고교생 도완득 역을 맡았다. 필리핀 출신 어머니는 가출하고 장애인인 아버지는 시골 장터에서 춤을 추며 생계를 잇는다.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완득이는 괴짜 담임 동주(김윤석)와 티격태격하다가 조금씩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딘다.


한국 상업영화에서 다루길 꺼려했던 이주민, 장애인, 변두리 빈자들의 삶이 <완득이>에 담겼다. 그럼에도 상업영화로서의 재미를 잃지 않은 건 유아인, 김윤석을 비롯한 배우들의 공이 크다. 유아인은 <완득이>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완득이>를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가치 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며 “좋은 걸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엔 거짓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유아인이 <완득이>에선 평범한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유아인은 “옷을 못 입는 것처럼 보이려는 최선의 스타일링이었다”고 설명했다. 달동네의 가난한 고교생이 입을 법한 외투를 골랐고 가방은 찾다 못해 스태프가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어 가져다 썼다. 교복 바지통도 넓으면 ‘힙합’처럼 보일까봐, 좁으면 ‘노는 아이’처럼 보일까봐 최대한의 ‘노멀 핏’을 선택했다. <완득이>는 “ ‘진짜 같아’가 아니라 ‘가짜 같지 않아’라는 느낌이 중요한 영화”였다는 것이다.


<완득이>는 유아인의 출연작 중 개봉 규모가 가장 큰 영화다. 유아인은 “무섭다”고 말했다.


“뒤에만 있다가 앞으로 나오니 이 일을 어쩌나 싶었어요. 부담을 떨칠 수 있을 때까지 주문을 외웠어요. 미팅, 오디션, 리딩할 때 계속 떨었고 첫 촬영 하는 순간까지 긴장했어요.”


영화 <완득이>의 한 장면.

<완득이>의 일반 시사회장에서는 3분에 한 번씩 웃음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유아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야외 상영을 했을 때도 “콘서트를 보듯 관객이 동시에 웃고 탄성을 질렀다”고 전했다. 유아인은 “제 필모그래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공보다는 실패에 대한 준비가 훨씬 잘 돼 있다”며 “막상 흥행이 되면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우라고 불리기 시작한 지 8년. 유아인은 “배우가 너무너무 좋다. 끝없이 각성하게 해주고 엉덩이 때려 발전하게 해주는 삶”이라고 했다.


“배우를 하기 전에는 배우가 되면 거들먹거리면서 살 줄 알았어요. 막상 배우가 되고 보니 웬만큼 염치가 없지 않고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거들먹거리는 게 얼마나 촌스러워요. 배우는 촌스러우면 안되잖아요.”


솔직함을 넘어 가끔 직설적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하는 유아인은 인터뷰 직전 참석한 부산영화제의 ‘레드 카펫’ 행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선배들이 아무도 말씀 안하시니 내가 하겠다. 레드 카펫은 구리다. 권위 있는 영화제에 가는 것이 아니라 패션쇼의 런웨이를 걷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제대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멜로다. 그는 “영화에선 매번 ‘애들 뽀뽀’나 했다. 제 인생에서 멜로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영화에서 멜로를 한 적이 없다. 멜로만큼 사람을 요동치게 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멜로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해보고 싶은 멜로 상대 배우는 26년 연상의 이미숙이다. 



안녕하세요. 전 유아인이에요/ 김기남 기자